어느 젊은 광대 이야기 -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청춘스럽게
우근철 글.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가운데 어떤 목적이나 목표가 비슷한 사람은 많다. 이를테면 공부를 위해 유학길에 오르기도 하고 단지 관광한다는 의미로 여행길에 오르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여행을 떠나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두 발로 걸으며 그들의 문화나 살아가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을 직접 체험하기에 의사소통되지 않는 그곳에서 무계획의 여행은 많은 고충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여행을 많이 해본 사람들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턱대고 떠나는 사람에게 있어서 계획이 전혀 없는 여행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누구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한다. 일상에서의 탈출을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누군가는 나 자신을 찾아보기도 하고 내면의 자신을 들여다보기도 하며 우리나라와 또 다른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볼 때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여행길에 오르는 누군가에게는 터닝 포인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게 느껴지는 우리 내 인생을 되돌아 봤을 때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청춘’을 당신은 어떻게 보냈는지 묻고 싶어진다. 대부분 청춘이라 불리는 시기에는 대학을 다녔거나 취업을 해서 사회인이 되어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청춘을 경험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물론 일반적이고 보통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인생을 되돌아 봤을 때 책 한 권의 이야기가 나올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된다. 아마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면 책 여러 권은 나오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그가 부러워진다. 남들과 함께 접어든 ‘청춘’이라는 시기에 그는 주변에서 무모하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과감하게 여행길에 올랐다. 그 여행길의 순례를 책으로 고스란히 담아낸 그의 책은 「어느 젊은 광대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왜 자신을 ‘광대’라고 표현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무난하게 취업을 할 때 여행에 오른다. 하지만, 주변인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다들 그렇게 산다, 힘들어도 버티면 된다, 버티니까 되더라.’라는 말들뿐 자신이 여행을 결정하는데 긍정적인 반응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더욱 확고한 결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는 산티아고와 인도의 순례길을 오르게 된다. 여행을 계획하지 않고 무전여행으로 걷고 또 걸었고 여행 도중에 만난 인연, 그리고 그곳 사람들과 정겨운 마음 등 마치 시골의 이웃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겹게 대해주었다. 그가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는 산티아고에서였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태로 여행길에 오르게 된 것이 화근이었지만 ‘청춘’이라는 이름 앞에 당당하게 그는 ‘청춘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게 된 것이다. 팬터마임을 하면서 시선을 끌게 되었고 순례를 하던 도중에 이목을 끌게 된 것이었다. 자신의 얼굴에 밀가루처럼 새하얀 분장을 하고 입술에는 강렬한 빨간색으로 자신의 검게 탄 얼굴이 점점 광대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는 당당했고 즐거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렇게 공연을 성공으로 거두게 되고 사람들인 동전이나 지폐로 보답했다. 그렇게 첫 번째 난관을 극복했다. 그리고 산티아고를 거쳐 인도로 순례길을 오르게 된다. 40일간 세상의 끝을 걸어보고 싶었던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청춘스럽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한없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처럼 ‘광대’라는 단어와 책 표지 때문에 눈길이 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용이나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청춘’이라는 시간을 그는 자신을 위해 걸었고 그 값진 발걸음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무모하다는 말로 그가 여행길에 오르는 것에 대해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않았지만 정작 자신이 산티아고와 인도의 순례길에 오르면서 힘겹고 즐겁고 정겹게 지나온 그 시간은 자신의 청춘에 소중한 보물처럼 고이고이 간직해서 세월이 흘러 지난날을 되돌아 볼 때 나에게 ‘청춘’이라는 시절을 ‘청춘스럽게’ 보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나의 지난 청춘은 어떻게 보냈는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단지 순례길을 오른 것이 아닌 자신의 청춘을 위해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하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도 몰랐던 더 멋진 또 다른 자신을 찾아서 돌아온 모습을 보니 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찾기 위해 떠나보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