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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ㅣ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멀리서 어깨너머로 불구경하는 것처럼 이 이야기를 구경하기란 참 안타깝다. 두 팔과 두 발을 걷고 도와주고 싶어진다. 왜냐면 주인공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단지 매력뿐만이 아니라 착하기까지 하다. 요즘처럼 사는 게 만만치 않은 세상에서 억울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의 이야기와 그 뒤에 숨겨진 음모의 이야기로 사건은 재미있고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었고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임에도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작가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으로는 「사신 치바」, 「마왕」 등이 있지만, 아직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다. 더군다나 이번에 읽게 된 작품은 ‘2008년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작’이기도 했기에 더욱 기대되었다.
사건의 전개나 이야기의 구도가 재미있게 짜인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의 다른 작품도 눈길이 간다. 이번에 읽게 된 작품은 「골든 슬럼버」라는 제목의 책이었고 영화로도 개봉하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아직 영화보다는 원작인 책을 통해서 만나보고 싶었기에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이 작품의 주인공의 매력적이다. 표지의 모습을 보면 잘생긴데다 착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정의라는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이름은 ‘아오야기 마사하루’였다. 그는 센다이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택배회사라는 곳에 취직하게 된다. 그런 착한 그에게 어느 날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물론 본인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지만 조각난 퍼즐을 하나씩 짜맞추는 것처럼 사건은 하나둘씩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게 되고 뒤늦게 알게 된 주인공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된다. 그 일 중에서 ‘가네다 사다요시’라는 총리 암살범으로 지목당하게 되고 결국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렇게 총리 암살범으로 지목당하기 전에 자신에게 일어난 아이러니한 일들은 낯선 여자가 취미가 무엇인지 물어왔고 8년 만에 대학 동창이 만나자는 연락이 왔으며 누가 보냈는지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우편물이 계속 오게 되고 지하철에서는 치한으로 궁지에 몰리게 되는 사건으로 그의 인생은 점점 꼬여만 간다. 그런 와중에 자신의 인생에서 큰 사건이 하나 터진 것이 있다면 바로 ‘총리 암살범’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가 총리암살범으로 몰리게 되기까지에는 뒤에 숨어 있는 누군가로부터 언론이나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이고 이야기의 흐름은 현재의 사건, 언론이 보여주는 그의 사건, 그리고 20년 후의 이야기, 그리고 3개월 후의 사건으로 이야기 전개는 다른 관점과 시점으로 보여주게 된다. 이렇듯 이야기는 시간상으로 전개되지만, 사건이 일어나서 보여주는 관점이 다르기에 그 재미는 두 배를 안겨준다. 하지만, 이야기가 점점 고조를 이룰 때 이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 왜 이런 계획을 세우게 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마도 작가는 그것을 독자의 몫으로 생각하라고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야기의 전개나 흐름이나 구성이 잘 짜여 있어서 지루함보다는 누구의 음모와 배후인지 사건이 전개되는 동안 하나둘씩 조각난 퍼즐을 짜맞추는 재미를 보여주는 작품이었기에 영화로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작가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을 처음 접했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영화로 개봉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원작을 먼저 읽고 영화를 접하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원작을 택하게 되었다. 작품의 구성이나 잘 짜인 스토리의 흐름에 전혀 두껍지 않은 500페이지의 분량을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또한, 등장인물도 많아서 정신없이 기억하고 읽어내려가기에 바빴다. 이야기의 흐름을 보면 누군가가 자신의 뒤를 쫓는 긴장감을 안겨주기에 아마도 현대 사회에서 앞만 보고 쫓아가고 있는 우리 내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큰 오산이고 착각인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고 주인공을 통해서 자신을 암흑으로 몰아넣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싸우는 주인공의 모습은 안타깝기도 했다. 아마도 우리가 자신도 모르는 채 가지고 있는 습관이나 신뢰가 오히려 자신에게 가장 위험한 무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작품은 케네디 암살사건을 모티브로 그려진 작품이기에 오락소설의 즐거움과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