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이트
신진우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소설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혹은 어떤 생각으로 작품에 대한 전개나 상황으로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나 가려져 있는 부분을 보여주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려운 필체나 문장으로 그려낸 작품은 다소 어려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사회에서 권력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이면을 보여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작품을 읽을 때면 그나마 소설이지만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을 볼 때면 마음 한구석에 답답했던 것이 풀리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인간의 본성은 숨겨져 있으면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주변만 둘러보아도 극한의 상황이나 낭떠러지 끝에 몰려 있는 극한의 상황에 처해있을 때 인간의 본성 즉, 주변 사람들의 본성이 어떤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나 자신도 모르는 숨겨진 본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이 발전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면 도심 속의 닭장이라는 공간에 사는 우리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즉, 아파트라는 닭장에서 갇혀서 생활하는 셈이다. 그런 아파트에서 상상할 수 없는 어떤 일이 벌어진다면 어떤 느낌과 생각이 들까. 「게이트(gate)」라는 책은 표지가 묘하면서도 예쁜 매력적인 표지로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다. 개인적으로 핑크색을 좋아해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읽게 된 「게이트(gate)」는 아파트 10층에서 일어난 일을 그려내고 있는 오컬트 스릴러 소설이었다. ‘오컬트(occult)’는 ‘신비스러운' 혹은 ‘초자연적인'이라는 의미를 말한다. 6월의 어느 여름날 밤 사건은 일어난다. ‘유선영’은 술에 취한 상태로 택시에 오르고 자신의 아파트 현관 앞에 다다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을 눌리고 올라가는 도중에 끼익 거리는 잡음이 그날따라 심하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술에 취해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잡음 소리는 점점 커지고 귀가 찢어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소리였다. 그렇게 도착한 10층 복도를 바라보니 안개가 자욱했다. 그녀는 자신의 집으로 가기 위해 복도를 향해 걸었고 현관문의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리는 순간 엄청난 광경과 함께 돌풍을 일으키며 유선영을 잡아먹는 듯했다. 수유동 B 아파트 1010호 문 앞에 남아 있는 것은 그녀의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가락 열 마디뿐이었다. 다음날 경비가 순찰하던 중 참혹한 현장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고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장인완’ 반장과 ‘박영균’ 형사가 이 사건을 맡았고 아파트 10층에 사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민호’, ‘김수정’, ‘김용식’, ‘윤재준’, ‘박춘국’의 등장으로 현실인지 상상인지 자신의 눈조차 믿을 수 없는 현상이 10층에서 일어난다. 그 낯선 곳 10층에서는 자신들 말고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또한, 그들 앞에 나타나는 그 무엇은 그들 중 한 명씩 죽음으로 내몰고 그들은 10층을 탈출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이동하며 도망을 다니지만 결국 도착한 장소는 여전히 10층이라는 사실에 점점 지쳐만 가고 미궁으로 점점 빠져들어 가고 있는 10명의 모습은 인간의 숨겨진 본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 책을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방법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과 좌절을 할지도 모르겠다. 마치 비포장도로의 길이 끊겨서 길 끝에 매달려 있는 듯한 인간의 내면이나 본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흐름은 긴장감과 함께 때론 잔인하기도 한 표현으로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오랜만에 나도 모르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은 ‘전연식’ 작가의 단편 《10층에서 내린 사람들》을 재창작 하였다고 한다. 오랜만에 새로운 상상력으로 스릴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작가 《신진우》 씨의 첫 작품이기도 하지만 벌써 두 번째 작품이 기다려지고 10층의 ‘그놈’으로 인해 더욱 긴장감과 짜릿함을 안겨주었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