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외에는 머독 미스터리 1
모린 제닝스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피시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과거나 현재나 항상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것은 파리 목숨보다 하찮게 여겨지는 사람 목숨이다. 세상이 변화하고 발전해도 절대로 바뀌지 않는 것은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다. 그 사건이 사소한 일이거나 혹은 생명을 앗아가는 살인사건일지도 모른다.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며 그 사건의 가운데에 자신이 있을지도 모른다. 현대 사회에서는 극심한 이기주의로 말미암아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불구경하듯이 보고만 있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더군다나 어떤 사건은 범인이 누구인지 가려내지 못하는 사건도 있다.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일어난 사건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역사적 배경으로 쓰인 책 중에서 단연 최고의 묘사가 아닐까 한다. 시대적 배경이나 분위기 그리고 그 시대의 이면을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 이외에는(머독 미스터리 1)」이라는 제목의 책은 표지에 이끌려서 책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역사 추리 소설이라는 점이 더 호기심이 생겼다. 이야기의 시작은 1895년 겨울, 캐나다 토론토를 배경으로 예상치도 못한 사건 하나가 일어난다. 한 소녀의 시체가 발가벗은 채로 얼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여인인 줄 알았던 시체는 소녀의 모습이었고 시체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수소문을 해야 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충격적이었던 것은 얼어 있는 시체가 아니었다. 시체의 옷이나 신발을 벗기고 있는 ‘앨리스’와 ‘에티’의 모습에 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윌리엄 머독’이었다. 이 형사가 《머독 미스터리 시리즈》의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주인공인 셈이다. ‘머독’ 형사는 우선 소녀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인물을 수소문하며 조사했고 주변인물들이 무언가를 숨긴다는 것을 직감으로 느끼게 된다. 소녀의 신원을 조사한 결과 캐나다 사람이었고 ‘테레즈 러포트’라는 이름과 ‘시릴 로즈 박사’의 집에서 하녀로 지냈음을 알 수 있었다. 소녀의 죽음 사인은 아편 중독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소녀만 죽은 것이 아니라 소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까지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 그 소녀는 임신한 지 6주가 되었다. 결국, 시체는 하나이지만 두 명이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소녀가 하녀로 있던 집에 있는 인물은 ‘로즈 부인’, ‘로즈 박사’, 아들인 ‘오언’, 하인, 마구간을 관리하는 ‘조’, 하인 부부에게 사건이 일어나던 날에 대해서 진술을 해달라고 한다. 그러던 중 또 하나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소녀의 옷을 벗기려 했던 ‘앨리스’의 시체가 발견된다. 첫 번째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도 전에 또다시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어 가게 된다. 

 이 작품의 배경이 1895년이라는 점에서 지금과는 많이 다른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살아가는 모습이나 주변 환경, 빈부의 격차, 계급으로 살아가는 사회, 보이지 않는 사회의 이면을 철저하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추리 소설이긴 하지만 역사의 표현이나 묘사, 배경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머독 미스터리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라서 ‘머독’ 형사에 대해서 많이 보여주지 않는다. 사건을 풀어가는데 빠른 전개보다는 시대적인 모습에 대한 반영으로 사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 시대의 살아가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있어서 사건의 진상 조사에 있어서는 조금 더디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오히려 이 작품의 흥미를 더 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에서는 머독의 활약을 기대하기보다는 이 사건의 배경이 되는 역사의 사회적 모습을 자세하게 반영하고 있었고 지금의 시대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욱이 계급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하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숨을 쉬고 있으니 마지못해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 시대의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라서 시대적인 배경과 역사에 중점을 두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어서 두 번째 시리즈에서 ‘머독’ 형사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소설만 있는 줄 알았던 이 작품은 텔레비전 드라마로 방영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도에 EBS에서 방영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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