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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야 (양장)
전아리 지음, 안태영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좋아한다는 것은 때론 행복하면서 때론 아픔을 주는 동시다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만큼 아파하고 아픈 만큼 사랑하게 되는 것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의 연결고리처럼 이어져 있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사랑이나 좋아하는 감정을 반복하며 하루의 일상처럼 되풀이되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좋아해 본 적이 있는가? 혹은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은 수백 가지 아니, 수천 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단지 사람만의 기준으로 잘린 선으로 감정에 대한 이름을 붙여가며 자신의 마음이 느끼는 감정에 그에 맞는 이름을 붙인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좋아함과 사랑함의 중간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것을 단지 좋아한다거나 혹은 사랑한다는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이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한의 감정 표현이 아닐까 한다.
어릴 때 드라마나 혹은 가요 프로그램을 보면서 우상이라 생각하며 열광적으로 응원했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를 열광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그 사람의 팬이 되었던 과거의 모습을 회상하며 말이다. 우리는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사랑을 받았고 태어나서도 마찬가지였던 과거의 모습을 기억해 본다면 좋아한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감정은 하루의 일상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다. 단지 그 대상에 따라서 특별해지는 감정이 되는 것이다. 때로는 좋아하는 감정이 상대방에게 혹은 자신에게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한 가수의 팬이 되어서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과 자신도 모르는 체 잃어버린 ‘사랑스러운 나’를 찾아가는 특별한 책을 만났다. 「팬이야」라는 제목은 작가 《전아리》의 작품으로 연애와 성장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는 작품이다. 회사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김정운’은 스물아홉 살의 평범한 여성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고민이 있다면 언제까지 계약직으로 회사 생활을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용을 당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던 그녀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이 어디에 필요한 사람인지에 대한 생각 등 그녀를 괴롭히는 현실에 힘들어하던 중 ‘시리우스’라는 아이돌 그룹의 CD를 손에 넣게 되고 CD에 있는 일련번호로 이벤트에 당첨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결국, 그녀는 적지도 않은 나이 스물아홉 살에 아이돌 그룹인 ‘시리우스’의 열성팬이 되어 그들을 모든 스케줄을 따라다니며 공연이나 촬영장 등 그들이 가는 곳이라면 그녀도 함께 그 자리에 있었다.
적지도 않은 나이에 아이돌 그룹을 따라다니는 그녀의 모습을 주변에서는 고운 시선으로 볼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의 시선을 모두 무시한 체 아이돌 그룹을 따라다니며 자신이 평소에 만날 수 없는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자신보다 두 살 연하인 ‘우연’을 만나고 명문대 졸업생이지만 ‘시리우스’ 그룹의 안티인 ‘배우람’, 까칠하긴 하지만 나름 매력이 있는 PD인 ‘오형민’, ‘시리우스’의 팬인 ‘차주희’ 등을 만나면서 점점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주눅이 들면서 회사 생활을 하던 그녀의 모습이 지금은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변화된 그녀를 보면서 사랑과 팬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을 경험하게 되고 자신의 인생에서 행복함은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던 자신에게 행복을 선물해 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사회에서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변화되기 전의 그녀의 삶은 요즘의 사회 모습을 비추어주는 듯했다. 그리고 현실의 높은 벽에서 답답하고 자신의 직장이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대리만족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소설이었지만 소설 속에서 점점 자신감을 찾고 당당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요즘 시대에 필요한 모습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일상에서의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김정운’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누군가의 팬이 되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팬이 되어서 행복함을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와 성장의 두 가지를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야 비로소 작가 《전아리》 씨가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그리고 용기와 자신감으로 자신의 인생을 역전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