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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박물관 1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27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면 로맨스 즉 사랑에 대한 소재나 이야기는 항상 등장한다. ‘사랑’이 존재하기에 아픔도 겪고 행복함을 느끼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는 사랑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사랑을 봤을 때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책에서 생각나는 글이 있다. 사랑은 사랑을 많이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베풀 줄 안다는 글이었다. 그 당시 그 글을 그냥 흘려 버렸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자꾸만 머릿속에 맴돈다. 이처럼 사랑은 다양하게 변한다. 때론 깊이 생각해서 그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가끔 어려운 소설을 읽다 보면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작가가 바라보거나 느끼는 시점과 내가 그 이야기를 접했을 때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 작가가 아니므로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때로는 평범한 이야기를 특별한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 작가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작가 중에서 《오르한 파묵》의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작가이기도 하지만 아직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오르한 파묵》은 200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며 「내 이름은 빨강」이라는 작품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이번에 「순수 박물관」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사랑’에 대해서 철저하게 이기적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1975년 터키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였다. 단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자 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케말’이었다. 그는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회사에 다니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애인은 교양과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시벨’이라는 여자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앞에 먼 친척의 딸인 ‘퓌순’의 등장으로 세 사람은 엇갈리고 만다. ‘케말’은 ‘시벨’과 약혼을 한 상태이지만 ‘퓌순’에게도 사랑을 느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약혼녀 ‘시벨’은 괴로워하지만 참고 또 참지만 결국 그를 떠나고 만다. 약혼했음에도 항상 ‘퓌순’에 대한 사랑을 늘 마음에 담고 있었던 ‘케말’은 약혼을 할 때 사라져버린 ‘퓌순’을 찾으러 나선다. 과연 그의 광적인 사랑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이 궁금해서 읽은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오르한 파묵》의 작품이었고 한 번도 접하지 못했던 작가의 작품이었기에 기대감과 설렘으로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별했던 것은 책 제목처럼 주인공 ‘케말’이 박물관에 물건을 전시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자신이 광적으로 사랑한 ‘퓌순’에 관련된 물건을 전시한 박물관을 ‘순수 박물관’에 전시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그녀를 사랑한 그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참으로 이기적이고 지독한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소설 작품에 등장하는 박물관은 8월 말에 이스탄불에서 개관할 예정이라고 한다. 소설을 현실과 연결하는 연결고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떤 것들이 전시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마치 현실에서 소설 속의 모습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