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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인디스토리 엮음 / 링거스그룹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 300만을 울렸던 감동적인 영화를 남들 다 볼 때 정작 나는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 아쉬움은 더 크게 남았던 터였다. 하지만, 고맙게도 그 아쉬움을 책으로 대신 달랠 수 있었다. 독립영화로 개봉한 「워낭소리」가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아마도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 이 책으로 대신 위로하라고 전하고 싶다.
이 영화는 너무나 유명해서 제목만 들어도 안다. 그만큼 눈물과 깊은 울림을 선사한 작품이기에 책으로 만나는 감동과 울림은 영화를 통해서 스크린으로 전해져오는 것과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난 영화를 보지 못했기에 책을 통한 감동과 울림만 고이 간직하고자 한다. 이 이야기는 할아버지와 소의 살아가는 인생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경북 봉화에서 할머니와 소와 함께 지내시는 ‘최원균’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면서 눈물을 쏟아내게 하였다. 할아버지는 소를 사람처럼 대하신다. 여물을 줄 때에도 직접 풀을 베어서 소에게 먹인다. 마치 자신의 자식처럼 말이다. 그런 할아버지와 늙은 소의 관계는 마치 아버지와 아들 같다. 그렇게 40년을 지내왔는데 어느 날 수의사가 소가 1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에 부정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받아들일 수 없으셨는지 아니면 믿을 수 없으셨나 보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 자식처럼 생각하고 4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지낸 소가 1년밖에 살 수 없다는 통보를 받으시는 그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할아버지와 소의 사랑과 우정을 질투하시는 할머니 역시 마음은 매한가지다. 할아버지에게는 그냥 소, 일하는 소가 아닌 자식처럼 여긴 소였고, 그 소가 하늘나라로 갔을 때 직접 땅에 묻으시는 모습은 마치 부모가 자식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안겨주었다. 대부분 소는 평생 일만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소가 많지만, 할아버지의 소는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온 시간과 세월은 자신이 소가 아닌 마치 자식인 양 소를 보살펴 주는 할아버지를 대신해 아들처럼 일을 거들어주며 함께한 세월은 두 주인공만 알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이든 동물이든 태어나면 죽기 마련이지만 이 책에서 소의 죽음은 마음을 크게 울렸다. 텍스트로 표현할 수 없는 할아버지의 표정, 소의 모습은 영화를 통해 깊은 울림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으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누군가를 떠나보낸 자리는 슬픔이 남는 법이니까. 그 대상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말이다. 이 작품은 두고두고 꺼내어 읽어도 그 감동과 울림은 똑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