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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 - 속수무책 딸의 마지막 러브레터
송화진 지음, 정기훈 각본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본다. ‘가을이 오긴 왔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하늘을 우러러 올려다봤다. 하늘은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내 마음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요즘 가을이라서 영화나 책이나 마음을 찡하게 하는 소재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것을 볼 때면 또 한 번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영화 보는 것도 그리고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기에 이번 가을은 나에게 행복한 선물을 안겨주는 계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영화관에 가면 눈시울을 붉히면서 나오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아마도 슬픈 영화를 봤을 것이 분명하다. 그 영화는 《애자》라는 영화였다. ‘나도 꼭 봐야지.’라고 생각했던 영화. 나는 이 영화를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애자」라는 제목부터 궁금했고 책 표지에 엄마와 딸이 끌어안고 미소 짓는 모습은 나도 함께 미소짓게 만드는 표지였다. 이 이야기는 억척스러운 엄마 ‘최영희’여사와 딸 ‘애자(愛子)’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화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엄마와 딸이 겪는 일상적인 일들이었고 그 일상적인 일은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었고 지금의 순간을 소중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부산에서 ‘최영희 가축병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수의사라는 직업인 엄마. 그리고 작가가 꿈인 ‘애자’와 그녀의 오빠이지만 절음 발인 ‘민석’. 애자는 학교 다닐 때부터 유명했다. 이름 때문이기도 했지만, 아빠가 없다는 것과 자신의 이름을 놀리는 친구들에게 큰코다치게 해주겠다는 생각으로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그래서 엄마는 늘 학교에 불려다녀야 했다. 그래서 엄마에게 항상 미운털 박혀 있는 그녀였다. 그렇게 성장한 애자는 이제는 ‘짱’이라 불리는 자리까지 등극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애자의 친구들.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행복’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오라는 숙제로 그녀의 글 솜씨를 단번에 알아보신 ‘준원’ 선생님 때문에 ‘작가’라는 직업에 눈을 뜨게 된 ‘애자’였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스물아홉 살이 되었고 서울로 상경하여 혼자 살면서 작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지내던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져온다. 엄마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단숨에 부산까지 달려간다. 오른쪽 폐에 종괴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억척스러운 엄마의 몸에서 점점 자라고 있었다. 항상 엄마와 티격태격하며 살아왔던 ‘애자’였기에 엄마가 자신을 미워하는 줄만 알았다. 결국, 자신이 엄마를 돌보기로 하고 엄마와 함께 병원에서 생활하면서 엄마의 사랑을 알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티격태격하는 모녀의 모습을 보면서 더 마음이 아파져 왔는지도 모르겠다. 딸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 그리고 엄마의 사랑이 더없이 크고 소중함을 뒤늦게 알게 된 딸 ‘애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항상 곁에 있어줄 것 같고 늘 함께 있어줄 것 같은 ‘엄마’라는 존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었다. 누구나 태어나서 만남이 있다면 이별은 늘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 이별을 받아들이기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가족으로부터의 ‘이별’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지 않고 사는 경우가 더 많아서 더 마음이 아팠고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항상 있을 것 같고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엄마’라는 자리는 더없이 크고 깊은 자리임을 이 책을 비로소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항상 자식을 생각해주는 부모님의 마음도 말이다. 가을비처럼 마음에도 촉촉이 적셔주는 「애자」를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