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
마비쉬 룩사나 칸 지음, 이원 옮김 / 바오밥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지켜야 할 도리가 있고 사람으로서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행동은 구분돼 있다. 모든 사람은 똑같이 대접받을 권리는 있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을 수만은 없기에 그 대접 또한 달라지는 것 같다.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테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압력 같은 것들 말이다. 

 「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라는 책에서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수용소로 끌려와 그 안에서의 엄청난 고문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의 저자가 그들을 직접 만나 발로 뛰고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억울함을 기록한 수감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책을 통해서 ‘관타나모’ 수용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충격적이었다. 갑자기 그런 말이 떠오른다. ‘사람 밑에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라는 말은 사람이면 누구나 동등하고 평등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는 의미다. 과거 우리나라처럼 초가집이 있던 시절 하인이나 종으로 사람을 부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 수용소에서는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될 짓을 일삼고 있기에 이 책의 저자가 비밀에 감추어진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고 알려지게 된다. 수용소라고 해서 모두 나쁜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용소는 범죄나 죄를 지어서 가는 곳이다. 하지만, 인권까지 무시하면서 그들은 사람에서 해서는 안될 짓을 했다. 

 이 책을 쓴 저자 ‘마비쉬 룩사나 칸’은 원래 로스쿨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약혼자의 말에 관타나모 수용소를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억울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그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했다. 그녀를 처음 봤을 때 그 수용소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경계했었다. 사람을 못 미더워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의 ‘인권’이란 다른 나라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들 앞에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살고자 하는 의지도 없었고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조차 품고 있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그녀를 만났기에 경계의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자신들을 도와주겠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사람을 못 믿는 그들은 그녀를 믿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과 그녀 사이에 마음의 문이 열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는 그들은 자신의 아버지를 닮은 소아과 의사, 중풍 환자, 염소 치기 청년 등 억울하게 붙잡혀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는 그녀처럼 가족도 있었고 자식도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의 억울함을 그녀는 모두 기록했다. 그리고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아닌 수감번호로 불렸고 차라리 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고문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수감자들에게 고문한 미군 병사들의 가혹행위에 대한 이야기는 충격적이었고 똑같은 사람이면서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너무나 화가 나고 분노가 들끓게 하였다. 간혹 등장하는 수감자 가족사진과 그의 딸이나 아들이 보낸 편지 내용도 있었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 책을 많은 사람이 읽고 철저하게 숨겨진 이야기를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그들도 수감자 이전에 사람이고 우리와 똑같이 가족이 존재하고 있음을 그리고 그들이 당한 고통은 마음 깊숙이 전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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