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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
타리에이 베소스 지음, 정윤희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이를테면 몸이 불편하다던가 혹은 장애적인 요소가 있다면 나는 지금까지 잘 극복하고 견딜 수 있었을까?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 장애가 있는 상태로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개인적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무언가를 성취했거나 자신이 이루고자 한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눈물이 많아서 나도 모르게 책을 읽다 보면 눈물이 나기 때문이다. 마음이 아프다. 그런 이야기를 읽거나 볼 때면 말이다.
「마티스」라는 제목의 책을 만났다. ‘마티스’는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이름이었다. 서른일곱 나이에 세 살 많은 누나 ‘헤게’와 함께 사는 ‘마티스’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누나는 스웨터나 뜨개질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고 지적장애라는 것 때문에 일조차 할 수 없었던 ‘마티스’는 누나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그러던 어느 날 ‘멧도요새’라는 흔히 볼 수 없는 새가 자기 집의 지붕 위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큰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심지어 온종일 일하며 자는 누나까지 깨워가며 ‘멧도요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누나는 귀찮음을 느끼고 약속을 지키라고 한다. 누나와의 약속은 ‘마티스’가 내뱉은 말 때문이었다. 바로 일하러 간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과거 자신이 일했을 때 지적장애 때문에 일을 오래하지 못했기에 두려움이 있었다. 결국, 일을 찾아나서지만, 생각처럼 쉽지 만은 않았다. ‘마티스’는 ‘멧도요새’는 비행항로를 절대로 바꾸지 않는 새라고 알고 있었고 보기 드물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기에 그 새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지냈다. 그러던 중 새를 사냥하던 사냥꾼이 멧도요새를 죽인다. 그 충격에 ‘마티스’는 자신의 삶에서 한 줄기 빛을 잃은 것처럼 지내던 중 누나의 권유로 뱃사공 일을 하는데 노젓는 일이었다. 그리고 첫 손님으로 온 ‘예르겐’은 ‘마티스’의 집에서 함께 지내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게 된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가족처럼 따뜻한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처음부터 누나 ‘헤게’와 ‘마티스’의 대화를 읽고 평범한 대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생계유지를 위해 스웨터를 짜면서 생활하는 누나와 동생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티스’가 누나에게 하는 말들을 누나가 무관심하게 받아들이고 있었고 지적장애라는 이유로 자신을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부분이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손님으로 등장한 ‘예르겐’과의 누나 사이에 생기는 미묘한 감정으로 ‘마티스’가 불안해하는 것도 안타깝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