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브야드 북> - 닐 게이먼

그레이브야드 북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노블마인 / 2009년 6월

　판타지 소설은 즐거움과 재미를 동시에 안겨주기에 판타지의 세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비록 상상의 세계라서 가보지는 못할지언정 상상만으로도 즐겁기에 판타지 소설을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판타지와 추리 소설의 만남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처음에 판타지와 추리 소설로 어떤 이야기가 탄생할까? 라는 생각했었다. 

　음식에서 삼겹살과 김치의 궁합이 맞듯이 판타지와 추리 장르의 궁합은 어떤 이야기로 재탄생될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나게 된 작품은 《닐 게이먼》의 작품이기에 더욱 궁금하고 기대하고 있었던 터였다. 지금까지 《닐 게이먼》의 책을 읽었을 때 대부분 SF 장르를 읽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장르의 조합으로 찾아온 것이다. 

　「그레이브야드 북」이라는 제목이었다. 이 책은 성장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크게 봤을 때 성장소설이고 그 속에서 판타지와 추리의 즐거움을 나타내어주고 있다. ‘노바디 오언스’라는 유일하게 생존한 한 아기가 있다. 이 아기가 묘지에 오기 전까지 누군가가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것이다. 부모를 살해한 사람은 ‘잭’이라는 킬러였고 아기인 자신마저 죽이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갔지만, 아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래서 아기를 찾기 위해 헤매던 중 묘지로 향하게 되고 묘지에서 아기를 발견한다. 하지만, 유령들로 말미암아 실패로 끝난다. 아기를 도와준 유령들은 아기에게 교육도 시키고 무럭무럭 성장하게 된다. 

　그러던 중 ‘킬러’는 아기를 죽이기 위해 또 다시 추적을 하여 결국 아기를 찾아낸다. 그리고 아기와 킬러인 잭은 만나게 된다. 유령들로부터 교육과 함께 아기의 성장기를 재미있게 그린 작품이다. 한편으로는 섬뜩하지만, 판타지 요소가 있기에 나름 색다른 느낌을 강하게 안겨주었다. 판타지를 즐겨 있던 나로서는 유령이 아기를 키운다는 독특할 발상이 재미있게 다가왔고 역시 《닐 게이먼》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작품이었다. 

　부모의 보호로 커야 하는 아기가 묘지에 있는 유령의 도움으로 교육도 받고 그들의 손길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고 아기가 벌써 험난한 세상으로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유령이 도와주고 보살펴 주겠지만, 부모가 없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슬픈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는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묘지를 나아가고 세상을 향해 한 발을 내딛게 되는데 부모의 손에서 자라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았다. 《닐 게이먼》이 오랫동안 공들여서 펼쳐낸 그의 작품은 참으로 놀랍고 대단했다. 아마 작가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 이 책을 펼쳐든다면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