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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강에 비가 오고 난 뒷날에는 물이 배로 불어나기 마련이다. 이처럼 물이 불어나듯 점점 커지는 것이 ‘소문’이다. 옛말에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 혹은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인즉슨 말조심과 함께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지 말라. 라는 것을 의미다.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거쳐 가는 말들은 점점 불어나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소문’은 다양하다. 좋은 소문, 나쁜 소문, 괴소문 등 각양각색의 소문들이 나돌고 있기에 ‘소문’은 때론 선과 악으로 포장되어 다가온다.
‘소문’의 진실은 말과 말이 더해져 말 속에 가려져 진실은 온데간데없이 거짓들로 포장되어 돌고 돈다. 이처럼 ‘소문’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소문’의 무서움을 절대적으로 보여주고 있기에 더욱 공감되고 말에 대한 조심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소문’의 시작과 첫 소문으로부터 이야기는 전개된다. 괴소문은 “여자의 두 발목을 자르는 레인코트를 입은 레인맨은 뮈리엘을 뿌리면 레인맨이 노리지 않는대.”라는 소문으로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여학생들 사이에서 번져가는 소문이다. 이 소문의 실체는 향수 회사에서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 만든 소문이다. 그 소문으로 향수는 불티나게 팔린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소문이 현실로 나타난다. 소문의 주인공인 ‘레인맨’이 나타나고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레인맨’으로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고, 형사 ‘고구레’와 경찰은 범인을 찾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러다 한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그리고 사건의 초점은 ‘소문’으로 수사하기 시작하며 사건의 실마리와 함께 마지막의 반전은 뒤통수를 때리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반전과 함께 소름끼치는 느낌까지 전해주는 책이었다. 책의 마지막을 덮고 표지를 보니 더 섬뜩하게 전해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초반부는 광고를 위한 ‘소문’을 만들어 내지만, 그 소문은 이내 현실로 다가온다. 현실에서 다시 한 번 실감을 준다는 소문으로 말미암아 이 책은 ‘소문’의 두려움과 공포를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었다. 「소문」의 제목처럼 소문에 대한 두려움과 소문을 만들어내기 위한 그들의 마케팅 전략은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은 격이었다. 학교 다닐 적 혹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돌고 돈다는 소문만 듣더라도 여러 사람 죽일만한 소문들이 많다. 그리고 그 소문은 점점 걷잡을 수 없이 부풀려져 돌도 돈다. 단순히 소설이라고 생각하지만, 책을 덮으면 절대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기에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말과 입으로 전해져 오는 공포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