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사진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연애는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하고, 떨리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졌다. 지금도 연애 중인 이도 있을 것이고, 연애가 끝나 그 끝 자락을 놓지 못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연애가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연애에서 ‘첫사랑’에 대학 기억은 언제나 머릿속이나 마음 한 곳에 남아있을 것이다. 오래전,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첫 사랑이었던 것만큼 사랑에 대해서 많이 서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루한 일상을 두근거리게 하여줄 만한 사랑이야기의 무언가가 필요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원작도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리고 그 원작의 작가 ‘이치카와 다쿠지’는 사랑을 예쁘게 표현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어서 그의 작품 「연애사진」을 만나게 되었다. 이 작품 역시,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연애사진」도 영화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라는 제목으로 예전에 봤던 기억이 났다.
이야기는 ‘첫사랑’이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코토’는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몸에 가려움증 증상 때문에 항상 연고를 바르고 다녀야 했다. 그 연고의 냄새는 특유할뿐더러 독특한 냄새를 풍겼기에, 늘 친구와 혹은 주위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지내야 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4차선 도로를 건너려고 손을 들며 시도하는 한 소녀를 보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시즈루’다. 그녀는 마른 체격에 조그마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중에 ‘마코토’는 조그마한 모습을 한 ‘시즈루 ’가 자신과 같은 학교였고, 같은 학년임을 알게 된다. ‘마코토’는 같은 반 여학생 ‘미유키’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모든 남학생이 좋아하는 그녀를 그 역시,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날, 연고 냄새로 학교 식당 구석에서 늘 밥을 먹고 있던 ‘마코토’에게 ‘시즈루’가 다가와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마코토’는 사진 찍기를 좋아했기에, 교내에서 혼자 자신만의 춤을 추고 있던 ‘시즈루’를 카메라 셔터를 눌리며 찍었고, 그것을 그녀가 알게 되어 밥을 먹는 그를 그녀가 찾아온 것이다. 사진에 관심을 보이는 ‘시즈루’는 그에게 사진 찍는 법을 배우면서 그 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진다. 친구도 아닌, 그렇다고 연인도 아닌 사이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시즈루’가 고백을 한다. ‘마코토’는 당황했고 ‘시즈루’는 그가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음을 알면서도 고백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그를 위해 그가 좋아하는 그녀 ‘미유키’와 친해지게 된다. 이들의 서로 엉켜 있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화살표가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시즈루’가 ‘마코토’에게 고백하면서 했던 대사가 생각이 난다.
이 말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만큼 그녀는 ‘마코토’를 좋아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에 기억은 아련하게 떠오르기도 하고,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있었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잠시나마 하게 해 준 책이었다. 이들의 엇갈린 사랑에 대한 화살표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 마지막을 읽기까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리고 첫사랑의 이야기는 결국, 마침표를 찍게 된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첫사랑 이야기를 아련하게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로 전개되는 소설이었기에, 여운이 많이 남았다. 따스한 봄날, 이들의 사랑이야기로 두근거림을 안겨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