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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해부
로렌스 골드스톤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메디컬 드라마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과연, 무슨 이유일까? 메디컬 드라마는 삶과 죽음을 사이에 두고 환자의 경계선에서 의사와 사투를 벌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스릴감과 함께 메디컬이라는 의학에 대한 색다른 무언가가 궁금했기에 인기가 많았던 걸까? 전자나 후자나 둘 다 일지도 모른다. 메디컬 드라마는 일반인들이 접할 수 없는 수술 도구나 기계, 그리고 의학 용어들이 속출하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메디컬 드라마에 이어 접하게 된 것은 책이었다. 소설책이긴 하지만 메디컬 소설이기에 색다른 느낌이 들었고,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진 책이었다. 「죽음의 해부」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메디컬 소설임을 짐작하게 한다.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책에서 거론되고 있는 의사나 언급되고 있는 인물들은 모두 실존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의 이야기는 더욱 진실하게 혹은 실제처럼 느껴지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19세기에 의학에서 혹은 책에서 거론된 인물들은 모두 대단한 인물임을 알 수 있기도 하다. 메디컬이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어떤 병에 걸리거나, 어떠한 이유로 죽음이라는 것에 도달한 사람을 해부하며, 그들의 병명과 함께 장기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관찰하거나 기록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에프라임 캐롤’과 몇 명의 의대생들은 해부라는 것을 하려고 한둘씩 등장한다. 그리고 시체안치소에서 한 여인의 시체가 실려오게 된다. 그리고 일어나는 두 가지의 의문의 죽음을 풀려고 캐롤은 죽음의 비밀에 뛰어들게 된다.
이 책은 단지 메디컬 소설이라기보다는, 실존했던 인물을 언급하고, 그 시대의 의학 환경과 배경에 대해서 드러내고 있다. 지금은 어떤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소설의 시대 19세기에는 낙태를 하려고 열악한 환경에서 수술이 진행되었으며, 그리고 그 시대의 인식은 결혼하기 전 임신을 한 여성을 보는 시선 또한 곱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개방적이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술을 하기 위한 환경이 너무나 악조건이었다는 것이다. 그 시대의 수술실에는 지금과는 180도 틀린 수술실의 환경을 이 책에서 말해주고 있다.
책에서 해부하는 모습을 묘사하는 과정은 참으로 끔찍했다. 내가 겁이 많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섬뜩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메디컬 소설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메디컬을 다룬 소설은 많지만, 추리를 가미한 메디컬 소설이기에 기존에 있는 소설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전해준 소설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을 통해서 19세기 의학에 대해 대표 인물들을 만나 볼 수 있었고, 그 시대의 배경을 조금은 알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