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플랄라> - 안니 M. G. 슈미트

위플랄라
안니 M.G. 슈미트 지음, 아카보시 료에이 그림,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09년 5월

　어른이 되어 가면서 마음에 순수했던 감정은 점차 변질하거나, 빗물에 얼룩진 유리창처럼 세월이 흘러, 세상과 맞서다 보면 순수했던 마음은 자연히 사라지기 마련이다. 언제 그랬느냐는 것처럼. 그럼에도 ‘동화’는 늘 순수함을 지키며 그 자리를 묵묵하게 서 있다. 어른이 되어, 동화책은 멀리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때론 얼룩져 있는 마음을 깨끗이 씻어줄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모처럼 마음이 두근거렸다. 어릴 적 접했던 동화를 어른이 되어서 다시 접한다는 생각에 어떤 이야기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제목도 무척이나 특이했다. 「위플랄라」라는 제목이었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비록 우리나라의 동화는 아니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어내려 갔다. 

　제목 「위플랄라」가 의미하는 것은 작은 난쟁이를 말한다. 요술을 부릴 줄 알며, 고양이에게 쫓겨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이들은 ‘위플랄라’를 꼬마 도깨비라고 하였다. 하지만 ‘위플랄라’는 자신의 소개를 하였다. 위플랄라 가운데 하나이고, 자신의 이름은 위플랄라 라는 것이었다. 집에는 아빠인 ‘브롬 선생’, 딸인 ‘넬라 델라’, 아들인 ‘요하네스’, 고양이 ‘프리흐’ 그리고 처음에 등장하고 그 뒤로 전혀 언급이 없는 엄마가 살고 있었다. 위플랄라는 자신을 괴롭히는 고양이를 돌로 만들어버린다. 이것을 본 가족은 다시 원래대로 돌려 달라고 하지만, 위플랄라는 서툰 요술 때문에 자신의 나라에서 미움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옆집에 사는 시인도 돌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사건은 점점 커졌으며, 시인의 모습도 원래대로 돌려놓지 못했다. 어느 날, 외식을 하려고 호텔에서 음식을 먹고 나서 계산을 하려고 했지만, ‘브롬 선생’이 가진 돈보다 많은 금액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지배인은 이들을 가두고,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위플랄라는 또 한 번 요술을 부린다. 브롬 선생, 넬라 델라, 요하네스는 위플랄라처럼 난쟁이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난쟁이 모습의 생활을 하며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펼쳐진다. 

　오래전, 난쟁이가 정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 기억이 난다.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은 계속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위플랄라」를 읽게 되었다. 정말 오랜만의 동화 이야기를 읽었기에, 오래전 동화책을 읽으며 재미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꼬마 도깨비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일반 동화책에 비해서 두꺼운 편에 속했지만, 너무나 빨리 읽혔기에 꼭 한 번 읽어보고, 순수한 마음을 가졌던 그때의 감정을 다시 한 번 느껴보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