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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국선랑 을지소 2 - 밤하늘에 빛나는 일곱 개의 별
정지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판타지의 소설은 대부분 외국 소설을 바탕으로 접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판타지도 있지만, 외국에 떨어지지 않는 내용이 가득한 작품들도 많다. 하지만, 외국 소설의 판타지가 대부분 흥행하고 원작이 영화화되는 것을 자주 봐왔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판타지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나 역시 판타지를 즐겨 읽고, 좋아한다. 그래서 판타지 소설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존의 판타지와 다른 이 있다면, 역사판타지 소설이라는 점이다. 즉,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판타지의 요소를 가미하여 역사 판타지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안타깝거나 힘든 시기가 많다. 그렇기에 오히려 그러한 역사를 배경으로 장황한 판타지를 보여주기에 기대를 하며 읽어 내려갔는지도 모르겠다. 판타지로 조금이나마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덮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고 아픈 역사만을 가진 나라는 아니다.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들도 많다. 책의 제목처럼 「고구려 국선랑 을지소」는 고구려 역사를 바탕으로 이야기는 전개됨을 짐작할 수 있었다.
국선랑이라 함은, 고구려의 최고 무사교육기관인 국선학당에서 선대로 내려온 사명을 가지고 국선랑이 된다. 고구려의 수장으로 활약했던 ‘을지문덕’ 장군은 영양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를 ’영류왕’이 당의 화친 제의를 받아들이자 을지문덕은 관직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되었다. 을지문덕에게는 손자가 있었다. 손자는 ‘을지소’라 불리었으며, 국선학당에 들어가지만, 무술 훈련은 겁이 많기에 싫어한다. 그리고 국선학당에 있는 소년소녀들은 어떠한 목적으로 국선학당에 들어왔다. 을지소의 친구인 ‘양만춘’은 을지소를 돕고자 하며, 을지소 역시 가족, 친구들을 위해 국선랑이 된다.
을지소를 중심으로 서돌궐 추장의 아들인 ‘흑무’, 귀족가문인 관나부 출신인 ‘우레미강’은 칠성우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그리고 연개소문의 딸인 ‘연이련’, 연기춘의 아들인 ‘연일우’와 그의 동생 ‘연일복’ 노예 출신인 ‘나부’ 등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점점 흥미로워진다. 이들은 국선학당에서 배움을 마치게 되고 이들의 정치적으로 대립한 갈등이 있지만, 이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일곱 개의 관문을 거치면서 고구려를 위해 한 걸음씩 내딛으며 나아가지만, 이들 앞에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게 되고 그럴 때마다 을지소는 그 위기를 잘 모면하고 이야기는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역사의 배경에 판타지 요소를 가미하여 색다른 판타지를 만난 기분이 든다. 역사 이야기는 나에게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잦았다. 정치적인 혼란기와 그와 대립하는 여러 요소와 얽혀 있어 엉켜 있는 실처럼 풀기 어려운 것이 역사가 아닐까? 라는 생각하곤 했었다. 하지만, 판타지와 역사가 이루어낸 그들의 도전기와 모험으로 재미있고 그 시대의 배경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역사는 승리의 기록이라는 글귀를 봤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역사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역경과 고난이 뒤따르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모처럼 역사 속의 이야기와 함께 판타지 장르의 또 다른 느낌을 안겨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