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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의 붐이 온다
H. 기타쿠스 지음 / 월간싱클레어 / 2009년 2월
평점 :
<H.기타쿠스>가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을 안겨주는 제목과 함께 책의 표지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내가 궁금해 하던 ‘H.기타쿠스’는 기타 그룹명이었다.
그룹명에 ‘기타’라는 단어가 눈길을 이끌었다. 왜냐면 나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특히나 내가 다루어보지 못한 악기에 관심아 많은 터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낀 것이지만, 이것은 바로! ‘CD(음악)’와 ‘책’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EP북이 아닌가. 라고 생각을 했었다. 여기서 ‘EP북’이 무엇인가. 라는 물음과 함께 궁금증을 던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간단하게 몇 자 적어보겠다.
‘EP북’은 싱글앨범과 정규앨범의 중간 형태인 EP와, 수록된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 결합된 색다른 형태의 작업물이다. 즉, EP와 더불어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나 소설, 사진, 손글씨 등을 고스란히 담아서 음악 듣는데 있어서 혹은 책을 읽는데에 있어서 두 가지의 즐거움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책의 표지에 적힌 문구 중 ‘기타의 붐이 온다’라는 글귀가 자꾸 눈에 밟혔다. 이유는 나도 기타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배우고 싶은 나의 소망은 간절하다. 그렇기에 더욱 더 소중하게 느껴진 EP북이었다.
내가 기타를 열망하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대학 시절이었다. 대학에서의 또 다른 묘미는 MT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기억으로는 늦 가을에서 초겨울 즈음이었을 때다. 학교에서 MT계획을 잡았고, 모두 들뜬 기분과 설레이는 마음으로 MT를 기대하고, 고대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MT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모닥불을 피워 놓고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분기위로 무르익어갔다. 그 때 내가 좋아했던 교수님께서 기타를 들고 나오시더니, 노래를 부르시면서 기타 연주까지 하시는 것이였다. 그 때 아마도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를 불러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 때의 기타 연주 소리가 지금 이 EP북을 통해서 새롭게 다가온 느낌이 들었다. 음악은 모두 7곡 이었고, 첫 곡부터 기타 연주가 내 귀를 사로 잡았다. 모든 곡들이 내 마음을 잔잔하게 전해져 왔다. 그리고 옛 생각들을 나게 해주는 느낌이 나는 곡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옛날에 LP판이 나왔던 시절에 들는 곡처럼 정겨운 느낌의 멜로디와 가사, 그리고 기타 연주까지 내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다섯 번째 곡이었던 ‘보다 사랑해’라는 곡에 참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다. 재미있는 가사가 나도 모르게 귓가에 맴돌게 만든다. 멜로디도 어렵지 않으면서 가사까지 재미있어서 더욱 더 맘에 드는 곡이었다.
연예인들의 이름이 일제히 거론되는 가사 만큼이나 내용 또한 사랑함을 강조하는 재미있으면서도 잔잔한 목소리가 더욱 더 귀를 즐겁게 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책에 담겨져 있는 김혜진 씨와 고대권 씨의 일기 형식의 혹은 자신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정겹게 담겨져 있어서 ‘H.기타쿠스’에 대한 남다른 느낌과 함께 또 다른 이야기들을 엿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게 있어서 옛 기억들과 그 때의 느낌들을 고스란히 전해주기도 했으며, ‘H.기타쿠스’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책이었다. 그리고 김혜진 씨와 고대권 씨의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마음 한 구석을 적셔주는 그들의 음악이 지루한 일상 생활을 하는데에 있어서 활력소를 주는 보물 같은 EP북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