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호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2
외젠 다비 지음, 원윤수 옮김 / 민음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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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처음에 보고 “북호텔? 호텔에 책이 있는 건가?” 아니면 “호텔에 있는 책을 말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첫 장을 펼치기 전에 생각했던 것이고, 단지 추측이기 때문에 더욱더 이 책이 궁금해 질 수밖에 없었다. 

 ‘세계문학전집’이라는 크나큰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북호텔>은 이 책이 왜 ‘세계문학전집’인가를 알게 해준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을 덮을 때까지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자주 접하지 않는 장르이거니와 이 책으로 인해서 나에게 새로운 매력을 가져다 준 책이 아닐까. 생각 해 본다. 

 이 책은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들 혹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라고 생각을 해 본다. 번화가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아파트, 상가, 수 많은 임대 건물들을 우리는 길을 걷다보면 늘 보고 있으며, 그러한 건물은 눈을 뜨면 언제나 볼 수 있다. 한 때 시골처럼 따뜻했던 정과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 있는 시골 풍경을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그러한 모습조차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이웃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들릴 정도로 사회적 풍토가 메말라가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책이었다. 이제는 현대시대와 그러한 생활들을 하면서 점점 각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시골의 정을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북호텔은 북쪽에 있는 호텔을 말하는 것이었고, 이 호텔은 부부가 운영을 한다. 하지만, 호텔을 운영하기까지의 건물 매매와 더불어 계약을 하는 장면이 처음부터 펼쳐진다. 그리고 부부는 호텔 경영을 해 본적이 없으며, 처음 시작하는 경영이라서 걱정 반, 설레임 반으로 다가왔고, 마음을 다 잡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호텔 경영과 운영에 힘쓴다. 

 북호텔의 손님들은 여러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에게 있어서 이야기 보따리처럼 사연들을 제 각각 가지고 있다. 이들의 사연 또한 참으로 안타까움을 자아 냈으며, 그러한 사연들을 읽을 때마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혹은 인생에 있어서 이들처럼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행복한거구나.’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약, 주변에 누군가가 이러한 삶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온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북호텔은 화려한 장식과 호화스러운 멋진 호텔이 아니다. 아담하고 오래 된, 허름한 호텔인 것이다. 이 호텔에서 부부는 언제나 청소와 손님들을 맞이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지만, 손님들의 일정하지 않는 퇴근 시간과 출근 시간, 그리고 늦은 시간까지의 영업이 부부를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하기도 하였다. 호텔 손님들에게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과 그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힘든 하루를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이러한 일상 생활은 우리 내 가려진 어두운 면에서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그빌(Dogville)’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과 이 책의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영화 도그빌에서 보여주는 작은 마을에서 사람들과의 소박한 관계와 소소한 일상을 통한 그들의 정이 묻어나는 장면이 생각이 났다. 이 책도 도그빌에서 보여주는 마을 사람들처럼 북호텔이라는 공간에서 그들의 소소한 일상과 각자 가지고 있는 사연들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디를 가나, 어느 나라에를 가나 저소득층과 서민층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지역 발전을 위해 재개발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북호텔>역시 우리가 한번 더 생각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게끔 만드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개발로 인해 북호텔은 사라지고, 손님으로 있던 사람들은 모두 흩어지고 만다. 재개발이라는 악재 속에서 북호텔을 잃은 부부와 그들간의 관계에서 헤어짐과 이별이라는 흔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호텔’은 그들에게 있어서 휴식처였고,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작은 행복이라도 누릴 수 있었던 곳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묘사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내 주위에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흩어졌지만, 그들의 기억 속에, 마음속에 언제나 정이 넘치는 ‘북호텔’이라는 이름과 공간은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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