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을 살다보면, 기쁘거나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생기는 반면, 슬프거나, 불행한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즉, 동전의 양면성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고, 희로애락(喜怒哀樂)처럼 우리의 인생에서 혹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심코 찾아오기도 한다. 

 어릴 적 우연히 교회를 갔다가 그것이 종교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 마음속에 기도라는 단어가 서서히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혹은 내가 감당하지 못한 일들이 생길 때마다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기도를 속삭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기도를 통해 마음의 안정과 평온함을 찾을 수 있었고,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살아가는데있어 믿음을 통해 요동치는 마음을 막연하게 다스리는주문 같은 느낌이 들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역시, 힘들거나 슬플 때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찾게 된다. 기도를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두막’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까?
내가 생각하는 오두막은 옛 영화에서 가끔 등장하는 초라하고 작은 집 같은 이미지가 연상이 된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을테지만 말이다. 

 <오두막>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은 수 많은 일들 가운데, 고통스럽고 잊고 싶은 기억들로 괴로워하는 자신을 치유해 주고, 자신과 관계되는 사람들과의 이해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아물어가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오두막은 주인공의 씻을 수 없는 아픔이 서려있고, 기억하기 싫은 잊고 싶어하는 장소이다. 

 주인공 ‘맥’은 행복한 가정 생활을 누리던 중 여름 방학이 끝날 즈음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그러던 중 ‘케이트’와 ‘조시’는 물 위의 카누를 타기 위해 호수로 향한다. 하지만 카누가 뒤집히면서 두 아이는 물 속으로 빠지게 되고,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맥은 호수로 뛰어든다. 결국 두 아이 모두 무사히 구했지만, 캠핑카 근처에서 색칠 공부를 하고 있던 막내 딸 ‘미시’가 보이지 않는 것을 알고, 놀란 마음에 캠핑카 주변을 샅샅이 찾고, 결국 경찰에 신고를 한다. 경찰들은 주위 탐문 수사를 시작하고, 그러던 중 누군가가 아이를 트럭에 싣고 가는 걸 봤다는 목격자가 나타났다. 미시는 유괴범에 의해서 유괴가 된 것이었다. 수사를 하던 중 유괴범은 아이들만 유괴하는 동일범으로 밝혀졌고, 유괴 되었던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맥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 도로변에서 유괴범의 트럭을 발견했고, 그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오두막만 있을 뿐이었다. 

 맥은 허름한 오두막으로 걸어 들어갔고, 거기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혈흔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일어나면 안되는일이 일어난 것을 짐작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돌아온다. 그렇게 시간은 4년이 흘러서 아내의 외출로 집에 혼자 있던 찰나, 집 앞 편지통에 우편물을 확인하기 위해 집을 나서고, 편지통에서 쪽지 하나를 발견한다. 오두막에서 만나자는 메시지였다. 더욱 더 의문이 가는건 ‘파파’가 보낸 쪽이였던 것이다. 파파는 아내가 하나님을 지칭하는 말이였다. 그런데 누가 그것을 알고 장난치는 건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용기를 내어 오두막으로 향한다. 그리고는 눈으로는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오두막에서 맥을 맞이하는 사람은 바로 하나님이였던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였지만, 현실이었고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이었다. 맥은 주말동안 하나님과 이야기를 했고, 그러한 이야기들이 진심으로 와 닿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슬픔과 괴로움 보다는 고마움과 소중함을 가지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며, 미움 보다는 용서를 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말은 유괴범을 용서하라는 의미도 내포된 것이였다. 맥은 기억하기도 싫은 오두막이라는 장소에서 한 통의 쪽지로 인해 끔찍한 그 곳을 다시 가야 했지만, 그 곳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고, 그들과 이야기하고 파파의 말씀처럼 유괴범을 용서하게 된다. 

 자신에게서 소중한 딸을 앗아 가버린 유괴범을 용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은 파파와의 대화와 그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마음의 변화가 생기고, 맥이 힘들 때, 괴로워하고 슬퍼할 때 찾았던 하나님은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하나님을 통해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오두막을 다시 찾아가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치유하고, 용서와 믿음 이라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을 보고, 정말 나였다면 저렇게 용서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상대방을 미워하는 것은 사랑이 없다면 그럴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죄는 미워하더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라.’라는 문장이 생각난다. 

 나 또한 세상을 살면서 하느님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살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하나님은 모든 이들을 지켜보고 계시고, 늘 곁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괴롭거나 힘들 때 혹은 슬프거나 괴로울 때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찾게 되는 하나님은 늘 내 주위에 계셨고, 늘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다고 해서 눈으로 볼려고 하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생각하게 되었다. 오두막이라는 끔찍한 장소에서 파파를 만나서 맥의 마음이 파파로 인해 승화되어진 진정한 사랑으로 인한 용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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