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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 아픈 청춘과 여전히 청춘인 중년에게
한기봉 지음 / 디오네 / 2021년 6월
평점 :
문득 지난 날이 생각날 때가 있다. 마음이 적적해지거나 허함을 느낄 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에서 지난 날을 돌아봤을 때 그땐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나 그때의 행동에 대해서 지금은 이해하지 못했던 그런 지난 날이 있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전해 들었을 때 그것이 비록 정답은 아닐지언정 나도 모르게 공감하며 동감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오늘도 책을 접하면서 나의 지난 날을 조금씩 되짚어 보며 그때는 왜 그랬고 나도 지난 날을 떠올릴만한 추억 정도를 가지고 있고 아직도 기억하고 있음에 감사해 한다.
과거에는 몰랐지만 지금에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인간은 외롭고 쓸쓸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활발하게 다닐 20대 시절에는 몰랐던 느낌을 지금에서야 느낀다는 것이 조금 서글프기도 하지만 그 시절과는 사뭇 다른 무언가가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는 잔잔한 이야기를 묶어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저자는 기자 생활부터 시작했고 지금은 칼럼을 쓰고 있는데 그가 은퇴한 후에 끄적거린 글을 모아서 책으로 펴낸 것이다. 많고 많은 글 중에서 선택하기도 힘들지 않았을까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잠시나마 나의 지난 날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때는 몰랐던 지난 날을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감성을 자극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더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주제마다 등장하는 시와 마음속에 새겨 두고 싶은 문장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곱씹으며 책을 읽어 내려가기도 했다. 일상, 친구, 아내, 가족, 계절, 청춘 등 다양하게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잔잔하게 읽을 수 있었고 그 속에서 또 다른 공감을 느끼기도 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일기처럼 써 내려가는 것은 쉬울지 모르겠으나 일상을 독백처럼 써내려 가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세상에 많은 사람이 있듯이 많은 글 중에서 정작 공감되고 자신에게 와 닿는 이야기는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배우고 알아가기 위해 읽는 부분도 있지만 에세이를 접할 때면 나 자신도 위로 받고 싶기에 에세이 장르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책을 통해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월도 많이 흐르고 세상도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의 독백처럼 적혀 있는 일상을 읽으면서 무심코 흘려버린 시와 문장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누구나 비슷한 삶을 살고 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내 자신도 나이가 들어 지난 날에 대한 이야기를 독백처럼 담담하게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보게 되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