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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10권 플랫폼 독서법 - 원하는 지식을 얻는 가장 빠른 방법
김병완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9월
평점 :
한때 관심 가지던 독서 주제가 있었다. 뇌의 구조를 다룬 책을 읽고 나서 뇌과학에 꽂혀, 뇌과학으로 검색해 나오는 책들은 모두 장바구니에 담았던 것. 구매 우선 순위에 있었다. 눈에 띄는 책이 생길 때마다 사서 책장에 꽂아두었다. 마치 뇌과학 전문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처럼 말이다. 뇌를 더 자세히 알면 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에 한번 사로잡히면 걷잡을 수 없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다. 그때 사둔 책들이 아직도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것 저것 다양한 책을 기웃거리다 결국 열정이 식어 버린 것.
얼마나 산만한 독서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지금 손대고 있는 책들을 보면, 《완전학습 바이블》, 《초집중》,《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천년의 수업》,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등. 아무런 맥락도 없다. 눈에 보이는 대로 읽고 놔둔다. 가끔 다른 책을 손에 들기도 한다. 독서를 위한 독서를 하는 중이다. 독서하고 있다는 위안 삼아 책을 이것저것 보고 있는 것 같다. 목적 없는 독서, 이유 없는 독서를 하고 있다. 생각 없는 독서를 한다. 독서 슬럼프가 온 것 같기도 하다. 누가 봐도 이런 독서가 도움이 될 리 없다.
왜 독서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해본 적이 없다. 그냥 독서는 좋은 거니까. 어떤 책이든 보면 되니까. 이게 책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는 이유였다. 그러다보니 내게 필요한 책인지 알 수 없는 책을 붙잡고 씨름하기도 했다. 독서했다에 의미를 두었지 책에서 무엇을 얻을까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제대로 된 독서는 내게 도움이 돼야 한다. 시간만 낭비해선 안 된다. 독서법을 다룬 책들을 그렇게 많이 읽고도 책 읽는 방법에 신경을 썼지, 독서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떤 책을 읽을 지에 대해선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가 분명히 명심해야 하는 것은 독서가 신성하다거나 상당히 특별한 행위라고 여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독서는 우리 자신을 성장시키고, 우리 삶을 더 윤택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활용해야 하는 도구다.(147쪽)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었던 때가 있었다. 내 책을 쓸 당시에는 내가 쓰는 원고에 필요한 책들만 집요하게 읽었다. 내게 필요한 내용들만 쏙쏙 뽑아 본 것이다. 그 외 다른 책은 거의 읽지 않았다. 원고를 쓰는 동안 완독하는 책이 눈에 띄게 줄었던 이유다. 꼭 필요한 책만 본 것이다. 그런 목적이 사라지자 다시 독서를 위한 독서로 돌아갔다. 눈에 띄는 책, 잘 나간다는 책들 위주로 무심히 읽었다. 읽어도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른 채. 매일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베스트셀러에도 많은 책들이 오르내리지만 그 모든 책을 다 읽을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이런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엄청난 양의 책들이 매일 매일 출간되는 시대, 어제와 오늘이 다른 양상으로 빠른 변화를 이어가는 시대에, 우리가 기존의 독서 방식을 고수하는 게 맞는 걸까? 마침 기존 독서법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독서법을 이야기하는 《한번에 10권 플랫폼 독서법》을 읽은 덕분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책이 나오자마자 독서 슬럼프를 극복하자는 절실한 마음으로 구입해 읽어낸 책이다. 결론은, 목적을 가진 독서를 해야 한다는 것. 무의미한 독서는 그만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플랫폼 독서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독서 유형은 지식 습득이 아니라, 지식 창조의 독서다. 그러려면 연결하고 구축하고 생성하는 크리에이티브 독서 혁명이 필요하다.(186쪽)
목적 없는 독서를 하면 주제도 맥락도 없는 독서를 하게 된다. 게다가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꾸역꾸역 왜 필요한지도 모르고 읽게 된다. 그런 독서가 전혀 무익하진 않겠지만 그보다 더 유익한 독서법이 있다면 굳이 그렇게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 책 덕분에 독서 슬럼프를 극복하는 길을 찾았다. 책을 쓸 때처럼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그 내용을 다룬 책을 여러 권 함께 읽는 것이다. 사서 쟁여둔 뇌과학 책들을 풀어놓을 시간이 된 것이다. 덕분에 여러 책의 내용과 지식을 연결하고 플랫폼을 구축하면 새로운 책을 쓸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을까?
플랫폼 구축을 위한 독서는 목적이 지식이 아니라 새로운 아디이어, 새로운 발명, 새로운 생각을 끊임없이 탄생시키는 것이다.(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