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의 마음을 훔치는 리더들
랍 거피.가레스 존스 지음, 김정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조직 내 소통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대부분 공감은 하면서도 풀기힘든 숙제로 오랜 기간 안고 있는 풀어야 할 과제다. 최근에도 직원 상호간에 단순히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팀 내 사소한 불화가 있어 내가 직접 중재에 나선 적이 있다. 중재를 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누구나 타인에 대해 단점을 말하거나 불만을 전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때론 과감한 의사소통을 통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불만을 안고 혼자들 꿍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게 쌓이고 쌓이면 결국 서로 간의 벽만 두터워질 뿐인데도 말이다. 

 어쩌다 팀원들 간 불만이 생기면 서로 마음 맞는 직원들끼리 쑥덕일 뿐 정작 피드백이 필요한 사람에게 얘기를 해주지 않다가 그 사실을 나중에 알게된 당사자가 황당해하는 경우가 더러있다. 이런 분위기를 쇄신해 보자는 차원에서 직원 상호간 장단점을 지적 해주자는 제안을 했었고 일단 팀장인 나에 대한 의견들을 모아 본 적이 있다. 무기명이라 평소 직접 말하지 못했던 나에 대한 불만들을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를 했는데 직원들 의견을 취합해 보니 기대이상의 의견들이 나왔다. 어떤 경우는 아주 신랄한 비판을 해서 글을 읽는 동안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바람에 애써 진정시켜가며 읽던 것도 있었다.

 불과 3년 전 쯤인 것으로 기억이 된다. 회의 석상에서 직원들의 의견에 대해 내 기분이 어땠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겠다고 결심했는지를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고 더 분발하는 팀장이 되겠다고 약속을 했다. 물론 장점도 많이들 지적해 줘서 기분이 좋았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선명하게 기억나는 건 못한다고 지적받은 것 뿐이다. 그 설문 내용을 한동안 가방에 넣어 다니며 계속해서 자극을 받고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그 중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것 중 하나가 '리더십 부족' 이었고 리더십에 관한한 단기간에 뭔가 성과를 보여주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팀장이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팀장으로서의 자질을 문제삼은 것이기 때문에 당시에 가슴이 콩닥콩닥 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 그 때부터 평소보다 더 치열하게 리더십을 배우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책제목에 '리더십','팀장'이 들어간 책이 눈에 보이면 일단 읽고 보자는 식이었으니 말이다. 읽은 책에 비례해서 리더십이 길러지는 것이었다면 아마 나는 지금 회사에서 제일 인정받는 팀장이 되어 승승장구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팀 역시 역량있는 팀장 덕분에 회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되고 팀원들은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함께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한껏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일단 리더십을 기르려고 하면 자신이 어떤 리더가 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이고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리더십에 관한 책들을 읽고 거기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다보면 책을 읽을 때마다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경영자들이나 역사적인 리더들의 리더십을 다룬 책들을 읽고서 그들이 발휘한 탁월한 리더십을 내가 벤치마킹할 수있는 것인지 그리고 실제 어떤 효과가 있을 것인지를 판단하려면 자기자신과 조직에 대한 분석을 기초로 한 명확한 기준을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다. 효과적인 리더십이란 어떤 것인가를 명확히 정의하지 못한다면 자신만의 리더십 스타일을 정의하는 것 역시 힘들기 때문이다. 평소 리더십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천하는 리더들은 주위에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그래서 이 책 《팔로워의 마음을 훔치는 리더들》은 일반적인 리더십의 특징은 없다는 관점으로 시작한다. 어느 한 리더에게 유효하다고 해서 특정한 리더십이 다른 리더에게도 유효하리란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란 것이다. 효과적인 리더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은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해야 하며 자신의 개인적인 리더십자산을 찾아내 그것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은 '왜 내가 리드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다. 리더십은 나 자신에게서 시작되기 때문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인식하지 못하면 진정한 리더로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팔로워의 마음을 훔치는 리더'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은 리더의 진정성과 관계를 무척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인간적인 관계가 소원해지고 각박해지는 조직에서 직원들이 마음으로부터 따르는 리더가 되려면 리더자신이 차별화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조직의 계층 구조의 상위에서 군림하듯 접근한다면 진심으로 따를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을 한마디로 정리해 보자면 '상황 리더십'이란 말이 적당하게 느껴진다. 리더십이란 상황에 따라 '그 때 그 때 달라요'가 정답인 것 같다. 책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딱 맞는 리더십 비책은 없다. 단지 상황과 관계에 따라 자기만의 리더십 스타일을 찾아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효과가 검증된 리더십이라도 다른 상황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리더에게 상황 감지 능력이 상당히 중요해 지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이 상황 감지 능력이 부족해서 팀원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일격을 받았는지 모른다. 물론 관계맺기에도 부족한 점이 많았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가장 유익했던 점은 여러가지 리더십 책을 읽으며 다른 누군가가 되기 위해 애쓰기 보다 나 자신을 더 잘 알고 차별화 된 장점을 찾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리고 다른 관리의 기술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리더십의 기술적인 요소들을 배우는데도 게으름을 피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팀원들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은 보여줘야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팀장이란 믿음을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다. 내가 리더로서 그들의 마음을 제대로 훔치고 있는지 평가를 받는 날이 곧 다시 있으리라. 

 결국 리더가 어떤 사람인지 결정하는 주체는 바로 팔로워들이다. 현대 조직의 리더들은 때때로 팔로워들의 입장을 훤히 꿰뚫어볼 줄 알아야 한다. 사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훌륭한 리더는 따르는 법부터 먼저 배워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본문 2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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