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한 명이 퇴직하는 날이었다. 사무실에 모든 직원들에게 돌아가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난 후 사무실을 나선 그 직원을 배웅하기 위해 모든 직원들이 엘리베이터 앞에 함께 모여 섰다. 직원이 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직원들이 모두 돌아서는데 그 순간 한 여직원이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이다. "부럽다~".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가끔 입버릇처럼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표현을 해 왔던 직원이었기에 직원들은 대수롭지 않게 들었을지 모르지만 그 때는 상황이 달랐다. 회사 임원이 그 자리에 계셨던 것이다. 억지로 보수를 위해 일하는 직원을 회사에서 곱게 볼리 없다. 이런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직원이 이 직원 혼자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표현을 하지 않는다. 그런 표현을 해서 자신에게 이로울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생각없이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무심히 내뱉는 직원들이 있다. 이처럼 회사를 다니는 목적이 단순한 금전적인 필요 때문이라면 회사를 나오는 것과 맡은 일은 그냥 고역이 될 수 밖에 없다. 의욕이 없으니 열정이 생길 리도 만무하다. 회사입장에서도 당연히 이런 직원이 달가울 리 없다. 직장에서 경력은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이 된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태도가 적극적이지 않거나 부정적일 때 경력이 곧 실력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직급은 높으면서 하는 일이나 실력은 부하직원들과 차이가 없는 직원이 있으니 말이다. 신입사원시절 그나마 열심히 배운 실력으로 버티는 것이다. 실력은 늘지않고 요령만 늘어 이런 직원들이 직급이 올라 관리자가 되면 요령만 피우는 사람이 된다. 행동으로 보여주기보다는 말이 앞서는 것이다. 그래서 직장에 몸담고 있는 시간을 소중한 경험과 경력을 만들어 실력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삼아야한다. 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임하지 않으면 그런 소중한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그런데도 실제 직장에서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직원들을 만나기 힘든 것 같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수동적으로 해낼 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경력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직장에서 제대로 된 멘토를 만날 행운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조직생활에 대한 지혜와 방법을 경험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고 배워간다. 그래서일까. 직장생활을 합리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이 중심이 되어 좋고 싫음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직장에서 10년 이상을 근무하다보니 직장후배들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할 일들이 많이 생긴다. 그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들이 가장 많고 때로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건 책에서 이런 내용을 봤다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인용해 주기도 한다. 어쩔 땐 내가 해 주는 이 말이 당사자에게도 공감을 일으켜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인지 확신이 안 설 때도 있다. 《10년차 선배가 5년차 후배에게》 이 책은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선배로서의 의무감과 나는 과연 이 책이 말하는 직장생활 10년차의 위치에 있는건지 점검 해보고 부족한 점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서 였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책 내용 대부분이 평소 경험하고 고민했던 문제들이라 이거 다 중요한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의 모든 페이지에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댔다. 딱 정해진 직장생활에 대한 메뉴얼이 없다. 그래서 두고 두고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 리더십, 똑똑하게 일하는 방법까지 직장인이라면 알아두어야할 핵심을 다 담아놓은 듯한 책이다. 10년 차가 넘은 관리자들이라면 자신들의 경험을 상기 해 대입해 보며 배우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책이란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 선배와 대화를 하다보면 때로는 내용보다 방법에 상처받는다. 선배가 하려는 말이 좋은 말인 건 알겠지만, 전개하는 방법이나 들어주는 예시, 혹은 말투가 기분 나빠서 반박하고 귀를 닫게 된다. 때로는 내용의 진부함도 문제이지만 형식의 윽박지름 때문에 오해하게 된다. (P.254) 최근 직원하나가 상사로부터 이런 경우를 당한 적이 있다. 상사에게 매몰차게 야단을 맞고 울음을 터뜨린 직원을 내가 불러 저 분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단지 말하는 스타일이 그런 것 뿐이니 이해를 해라는 말로 다독였던 기억이 난다. 부하직원은 다독였지만 고집불통 상사는 어찌해야 할까? 윗 물이 맑아야 아랫 물이 맑아지지 않겠는가. 조직의 변화는 위에서부터 적극적일 때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닐테니. 많이 알고 솔선수범해야하는 관리자급 직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