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치핀 -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달에 한번 직원들이 돌아가며 참가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직원 한사람이 사정이 생겨 못나가게 됐다며 혹시 대신 좀 가줄 수 있냐는 요청이 들어오면 먼저 어떻게 반응을 할까? 그것도 황금같은 주말에 가야한다. 당신이 관리자급이라면 특히 고민이 될 것이다. 개인시간을 희생해가며 선행에 참가한 직원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머뭇거림없이 기꺼이 함께 하겠노라고 답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썩 내키지 않을 경우 이리 핑계 저리 핑계대며 빠질 궁리를 할 수도 있고 선뜻 결정을 못해 머뭇거릴 수도 있다.

 

 조직에서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없다. 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사람은 누군가가 대신하기 힘들다. 그들이 빠져나가는 순간 조직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결국 기업은 린치핀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각각 흩어진 개별 직원들을 하나로 붙잡아주는 역할를 하는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이다. (P.77)

 

 저자 세스 고딘의 저서《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보랏빛 소가 리마커블한 제품에 대한 비유였다면 이 책의 '린치핀'은 가치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린치핀은 원래 자동차의 두 바퀴를 연결하는 쇠막대기를 고정하는 핀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존재, 조직의 핵심인재, 누구나 찾아서 곁에 두고 싶어하는 꼭 필요한 사람을 일컬어 린치핀이라고 부르고 있다. 차이를 만들고, 대중과 다른 생각을 하며 시장이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 인재들을 린치핀에 비유하고 있다.    

 

 반면에 '출근'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바로 대체 가능한 인력이다. 출근만 하면 보수를 지급받는 시스템을 쏜튼 메이라는 사람은 출근기반보상(ABC:attendance-based compensation)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출근해서 내가 하는 일이 누구든 대신해도 되는 일이라면 그는 ABC시스템에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이런 일은 보수가 낮고 성취감을 주지 못하며 이직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안정적인 직장에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하는 일이 손쉽게 인력 대체가 가능한 일이라면 그 또한 ABC시스템 속에 있는 것이다.

 

 만일 자신이 평범한 직장인에서 리마커블한 린치핀이 되기를 원한다면 자신의 일에 대한 태도부터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업무에 따라 자기가 내키지 않은 일을 해야할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감정노동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사회학자 앨리 혹실드는 감정노동을 '공공의 눈에 보이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감정을 관리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몸이 아닌 감정으로 일한다는 뜻이다. 이런 감정노동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맡은 임무, 하고싶은 임무만 한다면 그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감정노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피한다. 사람들은 업무에 필요한 기술을 완벽하게 익히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하지만 대인 기술이나 상호작용을 개선하는 일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조직에서 자신을 중요한 인물로 만들어주고 경쟁에서도 우위에 서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이런 감정노동이다. (P.97)

 

 자신이 익숙하지않고 불편한 일을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편안함을 추구하고 힘든 일을 기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고객의 불만에 진지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정해진 메뉴얼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잠재고객을 힘들여 설득하기보다는 사지 않을테면 가라는 듯 무심한 종업원들도 많다. 직원들 사기를 높이기 위해 수고하기보다 무관심을 택하는 상사들도 많다. 회사행사에 꼭 참여해야하겠지만 순간의 편안함을 위해 이 핑계 저 핑계대고 빠지려는 동료들도 많다.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길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그런 상황에서 진정한 편안함을 찾기란 매우 힘들다. 역설적으로 차이를 만들고 자신만의 발판을 찾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일부러 찾는 사람들이다. (P.172)

 

 불편함은 참여와 변화를 이끌어낸다. 불편함은 다른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편안한 곳으로 숨기 바쁘다. 불편한 행동이 성공으로 이끌 때, 조직은 그에 걸맞는 보상을 할 것이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P.173)

 

 직장인이 아니고 직업인이 되라, one of them이 아니라 only one이 되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바로 대체불가능한 유일한 핵심인재가 되라는 말이다. 평범한 직장인이 차이를 만드는 가장 좋은 길은 남들이 힘들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다. 그것도 불평불만을 하면서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가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도 느꼈지만 편하게 린치핀이 되는 길은 없다. 오히려 불편함을 찾아 힘든 감정노동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린치핀이다. 하루 편하자고 핑계를 대고 자원봉사활동에 빠지려하기보다 기왕 해야할 일이라면 기꺼이 가겠노라고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린치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범한 톱니바퀴가 되어 돌아갈 때 톱니바퀴에서 벗어나 린치핀이 되는 길은 조금씩 스스로 차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다. 세스고딘은 이것이 기술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여느 기술과 마찬가지로 반복하다보면 누구나 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평범한 직장인이 차이를 만드는 것은 훨씬 더 쉽다고 생각한다. 직장이라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조차 없는 사람들과 비교한다면 얼마나 행운인가. 눈에 띄지 않는 일을 자발적으로 하며 고객들에게 더 친절하고 자신의 일을 선물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힘든 감정노동도 마다하지 않는다면 누구든 직장인 린치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 그 일은 평범하고 단순한 일이 아닌 창의력을 발휘하는 '예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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