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토닌하라! - 사람은 감정에 따라 움직이고, 감정은 뇌에 따라 움직인다 세로토닌하라!
이시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새해가 시작되면 누구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결심을 한다. 그리고 올해엔 기필코 이루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연중 중간 점검을 해 봤을 때 계획대로 실행하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되던가? 연말까지 끈기있게 실행하는 일은 얼마나 될까? 재미있는 통계를 책에서 읽은 적 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10년 동안 매년 같은 결심을 하며, 이 가운데 25%는 15주가 지나면 결심했던 계획 자체를 포기하고 그 다음 해에 또 같은 결심을 한다고 한다. 10년 동안 매년 같은 결심을 한다는 건 좀 과장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평소 새로운 습관, 새로운 행동 방식을 만들어가는 것이 힘들었던 이에게는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이야기다.   
 

 회사에서 야유회겸 등산을 할 때가 있다. 평소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만 건강관리를 하지 않던 이들은 정상까지 고되게 올라가서는 서로 같은 결심을 한다. '앞으로 운동 좀 해야지'.  그리고 하산하여 세속의 생활로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전과 같은 일상이 반복된다. 가끔 회사 간 친선 축구경기를 할 때도 그랬다. 넓은 운동장을 축구공을 따라 누비며 죽어라 뛰어 다니다 보면 금방 녹초가 된다. 그 때도 새처럼 날아다니는 선수들을 보며 평소 체력관리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그 때도 마찬가지다. 생각 뿐이다. 최근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오늘저녁부터 다이어트해요'란 말이다. 그것도 지금부터가 아니고 꼭 저녁부터다.

 

 자기계발서에서 실행력을 강조하는 내용들을 만나면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며 반성을 하게 된다. 보통은 끌까지 밀고 나갈 실행력의 부재, 끈기의 부족이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기 때문에 결국 나자신의 의지문제가 도마에 오른다. 이런 경험들이 반복되면 의기소침해 질 수밖에 없고 나는 왜 제대로 하는 일이 없지하고 자신의 의지박약을 탓하는 경우가 대부분일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책에서 비법처럼 제시하는 방법대로 계획도 체계적으로 세워보고 중간 점검도 해보며 열심히 따라해 보려고 하지만 중도포기해버린 기억이 더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인터넷 서점을 통해 사람들의 자기조절력의 기술을 담았다는 책《세로토닌 하라!》를 만났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감정이지만 그 감정을 움직이는 것은 뇌라는 것. 그 뇌를 잘 안다면 충동과 우울함을 다스리고 결단력과 업무효율성까지 좋아진다는 소개 글을 보고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뭔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에 즉시 구입을 해서 읽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좋은 정보를 알게 됐다. 왜 우리는 변하지 못하는 가에 대한 답을 저자가 내놓았기 때문이다.   

 

 마음이 왜 안 따라 주는가? 우선 '해야한다'는 전두전야와 '싫다'는 편도체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성을 관장하는 전두전야는 '이제는 변해야 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편도체는 '싫어, 두려워!'라며 반발합니다. 갑작스런 변화를 위험으로 간주하는 거지요. .... 딱하게도 이 싸움은 대부분 전두엽의 패배로 끝납니다. (P.8)

 

  비밀은 바로 우리의 뇌 속에 있었다. 이성에 해당하는 전두엽에서 아무리 하자고 졸라대도 본능에 해당하는 편도체가 반발하면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성적 판단이 본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 결론은 났다. 저자가 복잡한 뇌의 비밀을 통해 전하고자하는 이야기도 그것이다. '해야한다'는 이성에 해당하는 전두엽을 강화하여 변하기 싫어하는 본능의 편도체를 이기자는 것이다. 그것의 답이 바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자 이 책의 주인공이다. 문제는 세로토닌이 워낙 예민하고 귀한 물질이어서 분비량이나 지속시간이 넉넉지 않다느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세로토닌을 활성화하고 전두엽 강화를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눈에 꽂힌 방법이 있다.

 

 뇌를 자극하는 가장 추천할 만한 방법은 단연 워킹이다. 세로토닌 신경은 생명 유지를 위한 리듬 운동 중추에 분포되어 있으므로, 리듬감 있는 운동을 통해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P.195)

 

 도심의 사무실은 음이온이 제로 상태다. 그러나 사무실 밖의 가로수, 작은 미니 공원에선 음이온과 함께 피톤치드, 테르펜이 넘쳐난다. 이 물질들이 대뇌를 신선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P.201)

 

  단, 5분이라도 걸으라는 얘기다. 요즘은 걷기운동이 보편화되었지만 일상생활에서 5분이상 꾸준히 걷는 시간이 별로 없이 사무실에 근무하는 시간이 대부분인 내게는 운동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일으킨 대목이다. 지하철역에서도 에스컬레이트 긴 줄 뒤에 설 것이 아니라 계단을 오르라고 한다. 사무실, 아파트에서도 엘리베이터를 타지말고 계단을 오르고, 마트에 가서도 차를 주차할 때 매장 입구자리를 찾아 빙글빙글 돌지말고 제일 먼 곳에 대고 걸어가라고 한다. 평소 걷기 싫어했던 나의 게으름을 지적한 거 같아 깊이 반성했다. 그래서 앞으론 아파트(13층)도 사무실(10층)도 걸어다니기로 했다. 날씨가 시원해지면... 

 

 결국 다른 건 몰라도 걷기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실천해서 나의 두뇌를 활성화해보자는 또 하나의 결심을 이끌어 낸 책이지만 우리 일상에 미치는 뇌의 영향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 책이다. 올해도 내년에도 똑같은 결심을 하며 자신의 의지와 끈기 부족을 탓하는 독자라면 나처럼 아주 반가워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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