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음모 - 부자 아빠 기요사키가 말하는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윤영삼 옮김 / 흐름출판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집에 쌓아 둔 재테크 관련 책들을 한 번 점검해 본 적 있다. 주식투자관련 책들 포함해서 그냥 셀 수없이 많다. 월급쟁이 생활하면서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을 잘 굴려서 종잣돈이라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 저 책 사서 본 것이 책장에 상당한 공간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간 읽은 책으로 봐서는 난 분명 주식투자 전문가나 재테크 전문가가 되어있어야 하는데 아직 평범한 월급쟁이 생활을 수년 전과 똑같이 하고 있다. 분명히 책을 읽고 있을 때는 재테크에 대해 상당한 관심이 생겼었다. 주식 책을 읽을 때는 대박 날 주식을 발견해 벼락부자가 될 것 같은 기분에 들떠 열심히 투자에 몰두 했고, 부동산에 대한 책을 볼 땐 부동산으로 잘하면 큰 돈을 벌 수도 있겠다는 착각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흥분하며 본 책들이 가득 책장에 쌓여 있다. 그런데 난 여전히 변함없는 월급쟁이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사회에 나와서 이토록 돈 모으기에 혈안이 될 줄 알았다면 학교에서부터 돈에 대한 지식을 미리 배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물론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나서 진작 배우지 못해 아쉬운 것들을 나열하라고 하면 개인에 따라 다양한 것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공통적으로 와 닿는 문제 중 하나가 돈에 대한 지식, 곧 금융지식일 것이다. 졸업할 때만 해도 잘 나가는 회사에 취직해서 남들같이 월급쟁이 생활을 하려고만 했지 금융지식을 배워 큰 부자가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가진 사람들은 내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결국 뒤늦게 부자되는 방법 배우느라 열심히 사 모은 책 때문에 미약하나마 출판사와 책을 쓴 저자들이 부를 쌓는 데에는 기여했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처음 읽을 때만 해도 내가 돈을 위해 일하기 보다는 돈이 나를 위해 일하도록 부의 시스템을 만들어 부자의 삶을 영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 책이 대단한 의욕과 영감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에게 익숙한 평범한 아빠들의 모습이 가난한 아빠의 전형이고 평생을 돈을 위해 사는 노예와 같은 삶으로 비춰진 것 때문에 무척 신선한 자극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책에 등장하는 가난한 아빠의 모습으로 살고 있다. 아니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부족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부자아빠가 되기엔 그 때 받은 자극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이다. 돈을 벌 수 있는 구체적인 금융지식을 배우는 데도 소홀했을 뿐 아니라 아는 지식을 제대로 실행해보지 않은 탓도 있었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이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 저자의 책 《부자들의 음모》는 내가 여전히 부자아빠가 되지 못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꼬집고 있다. 한마디로 금융지식의 부재다.
 
 저자는 오늘날 학교 교육이 일반적으로 학문 교육과 직업 교육 측면에서는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금융 교육 측면에서는 엉터리라고 얘기하고 있다. 정보화시대에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금융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정보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자신의 의미로 번역하지 못해 부를 쌓을 기회를 놓치고 만다. 금융에 대한 지식이 없을 때, 경제적 경험이 없을 때, 나쁜 재테크 전문가의 조언에 휘둘리게 된다. 금융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돈 없이도 돈을 벌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평생 모은 돈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돈에 대한 규칙 첫 번째가 ‘돈은 지식이다’라는 것이다. 거꾸로 ‘금융지식이 곧 돈’이라는 말이다.
 
 사람들에게 금융지식과 경제 관념을 심어주기 위해서 학교에서 돈에 대해 가르칠 수 있다면, 무엇을 가르치겟는가 하는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역사를 먼저 가르치겠다. 과거라는 렌즈를 통해 미래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P.162)
 
 책의 1부 ‘부자들의 계략’에서 저자는 미국 금융의 역사와 그 역사가 오늘날 어떻게 반복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부자와 권력자들이 그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서민들의 삶을 어떻게 조작하는지를 파헤치고 있다. 여기서 저자는 현재 미국의 금융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현재와 미래의 미국경제를 분석 전망하고 있는데 세계경제에 대한 미국경제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 부분은 향 후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일 뿐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세계적 불황의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될 무척 유익한 내용이란 생각이 든다.
 
 “빚을 빨리 갚아라”, “ 난 부자가 되지 못할 팔자인가 봐”,”투자는 위험하다.”,”뮤추얼펀드에 골고루 분산해서 장기간 투자하라.”와 같은 말은 잊어버려라. 이런 말은 당신을 빈곤층으로 끌어내린다. 그 대신 ‘파생상품’, ‘현금흐름’, ‘투자수익률’,’세제완화’와 같은 부자들이 쓰는 말을 이해하고 쓸 줄 알아야 한다. (P.241)
 
 책을 읽는 내내 강조되는 것이 탄탄한 금융지식을 가지라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투자로 돈을 잃는 것은 기초적인 금융지식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융지식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정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들의 음모’를 무찌르는 방법 역시 탄탄한 금융지식으로 무장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아주 탄탄한 금융지식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열심히 금융에 대해 공부하고 공부한 것을 실패를 무릅쓰고 실천해 보는 방법 밖에 없다. 배우고 실천하는데 게으른 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회학자 벤저민 바버(Benjamin Barber)는 ‘나는 세상은 강자와 약자,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로 나눈다.”고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우리에게 필요한 금융지식에 대해서만 다룬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담은 책이다. 경제적 풍요를 꿈꾸면서도 버는 한도 내에서 살고자 아등바등하는 나 같은 월급쟁이들에게 더 나은 경제적 풍요를 누리기 위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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