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 나는 나의 현실을 그린다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29
크리스티나 버루스 지음, 김희진 옮김 / 시공사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세 군데의 척추 골절, 쇄골 골절, 세 번째와 네 번째 갈비뼈 골절, 왼쪽 어깨 탈골, 세 군데의 골반 골절, 복부와 질 천공, 오른쪽 다리 열한 군데 골절, 오른발탈구...프리다의 몸은 산산조각이 났다. (P.26)

 

1925년 9월 17일 프리다칼로는 타고가던 버스가 전차와 충돌하여 끔찍한 사고를 당하게 된다. 멕시코 적십자병원 의사들은 믿을 수 없어하면서 뼈를 접합하면서도 프리다가 분명히 수술대 위에서 죽거나 다음 수술대 위에서 죽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녀는 살아나게 된다. 1907년 7월 6일, 멕시코 코요아칸에서 태어난 프리다는 16살에  끔찍한 사고를 당하게 되어 평생을 이 사고로 인한 고통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평생동안 서른두 번의 외과수술을 받았고, 수차례 임신했으나 모두 유산했으며 그녀와 결혼한 평생의 연인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디에고 리베라는 그녀 외에 다른 연인을 두었고 심지어 그녀의 여동생과도 사랑에 빠지기도하며 그녀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게된다.

 

이 책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과 작품세계를 다루고 있다. 그녀의 극적인 삶을 구체적으로 담아내어 그녀의 이런 삶의 고통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컬러판인 이 책에는 그녀의 많은 작품들이 소개되어있는데 주목할 만한 것은 그녀의 끔찍하리만큼 고통스러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작품에 그대로 그려낸 것들이다. <몇 번 찔렀을 뿐>(1935),<부러진 척추>(1944),<도로시 헤일의 자살>(1939),<희망을 잃고>(1945) 등의 작품들은 공포영화의 한장면을 연상시키는 끔찍한 것들이다. 남자의 칼에 온몸을 난도질 당해 피투성이가 된 여성의 시체, 온몸에 못이 박힌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 건물에서 추락해 자살한 여인의 피가 액자에까지 흘러있는 작품 등은 삶의 고통과 잔인함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이를 통해 그녀의 작품들이 그녀의 삶의 전반에 흐르는 고통을 통해 창조 되었고 이러한 고통이 계기가 되어 그녀의 예술적 재능이 발굴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초현실주의 작품이라는 주위의 평가에 그녀는"나는 결코 꿈을 그린 것이 아니다. 나는 내 현실을 그렸다."라고 말한다.

 

평생을 신체적 고통을 안고 살아야했다는 프리다 칼로. 한번 뿐인 인생을 피할 수 없는 고통과 함께 죽을 때까지 살아가야 한다면 절망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런 그녀의 삶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우연히 접한 후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그녀의 삶을 기록한 책을 만나보고 싶었고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이 책을 통해 파란만장했던 그녀의 삶과 예술 그리고 사랑에 대해 접할 수 있었다. 사고 이후 잠시도 편안할 수 없었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그녀는 그림을 통해 예술로 승화시킨다. 무언가 위대한 일을 성취해 내는 데는 그만한 고통이 뒤따르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녀는 반대로 사고로 인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그녀의 예술성을 깨운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그녀가 그린 자화상들은 고통으로 상처받은 모습들이지만 그녀는 절망을 극복한 강한 여인의 모습을 그대로 책에서 보여준다. 고통으로 일관한 삶을 열정적으로 이겨낸 그녀의 이야기는 고통없이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헛된 꿈을 꾸는 나의 내면의 게으름뱅이에게 가차없는 채찍질을 가해준다.     

 

앞으로 전진해야할 때 우리는 작은 고통이라도 이를 감수하고 노력하게 된다. 때론 강도높은 고통으로 인해 수반되는 스트레스와 피로도 불사하고 창조적이고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때도 있다. 아마도 산다는 것은 이런 고통의 과정을 이겨내며 한발 한발 내달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고, 고통이 없고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가끔은 살면서 아무 고통과 스트레스가 없는 마냥 편안한 삶을 원하게 되는 경우도 경험하게 된다. 삶에 지쳐 오직 편안한 휴식같은 시간들만 계속되었으면 하는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을 꿈꾸어 본다. 하지만 아무런 고통과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기만 한 생활을 죽을 때까지 하고 살아야한다면 그 또한 대단한 고통일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고통과 스트레스를 항상 겪으며 인내하며 살고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활동위주로 노력하고 자신이 원할 때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 이것이 최선의 만족을 주는 삶이란 생각을 한다. 미약하나마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나를 이겨냈다는 만족감을 주는 활동 위주로 오늘의 계획을 짜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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