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미친 청춘 - 천권의 책에 인생을 묻다
김애리 지음 / 미다스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내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읽기에 관한 책이 어떤 책들이 있나 궁금해서 한번 모아봤다. 「책을 읽는 방법」「전략적 책읽기」「읽어야 이긴다」「하이힐신고 독서하기」「생존독서력」「나를 천재로 만드는 독서법」「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책을 제대로 읽는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해서 골랐던 책들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책에 대한 관심이 이런 독서법에 대한 책들에 끌렸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목적을 두고 책을 읽은 것 같지만 그간 골라 읽었던 책들과 책을 읽는 습관을 가만 돌아보니 그냥 읽는 것이 좋아서였지 어떤 목적을 두고 책을 골라 읽었던 건 아니었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한다. 게다가 책제목에 '책'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도 내 눈길을 일단 끈다는 것도 알게됐다. 「책에 미친 청춘」. 이 책도 먼저 제목이 내 눈길을 끌었다. '책에 미친'이란 표현에 홀딱 빠진 것 같다. 그래, 나도 책에 미쳐있지. 책사모으기에...
 

'천권의 책에 인생을 묻다'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독서법에 대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아까운 청춘의 시기를 방황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책들 펼치라고 저자는 외치고 있다. 삶의 진정한 승리자가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토익 점수를 올리는 것보다 독서를 통해 나를 경영하라고 말한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치열하게 성취해야할  목표들로부터 잠시 한 걸음을 물러나 자신의 가슴이 가리키는 방향을 짚어내는 책 한 권을 읽어보라고 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생에서 모든 불행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피난처를 만드는 것이란 서머싯 모옴의 말을 인용하며.

 

누군가는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죄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바꾸어 말하고 싶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배반이라고. 무한한 가능성의 날개를 스스로 꺾어버리는 격이기 때문이다. (P.7)     

 

책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책을 직접 읽다보면 스스로 느낄 수 있다. '어떤 슬픔도 한 시간의 독서로 풀리지 않았던 적은 내 생에 한 번도 없었다.'라고 한 몽테스키외의 말을 책을 읽으며 그 속에 빠져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상에서 체험하지 못하는 세계를 책에 집중해 있는 동안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책에 미친 청춘」은 그런 체험의 기록이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는 어쩌면 이렇게 한 권 한 권의 책을 정성스레 읽고 곱씹을 수 있을까 감탄을 하는 한편 시간에 쫓겨 설렁설렁 읽어내기 바쁜 나의 독서 스타일을 반성하기도 했다. 그간 저자가 읽었던 책에서 느낀 감동과 교훈을 일관성있게 정리하여 책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더욱 북돋아준다.   

 

저자가 전하고 싶은 인생의 지혜를 주제로 다섯 장으로 나뉘어있고 각 장에는 주제와 관련있으면서 저자가 감명깊게 읽었던 책의 내용을 인용해가며 내용을 정리했다. 글을 읽는 동안 느껴지는 저자의 책과 인생에 대한 사랑이 온전히 내게 전달되어 여기 소개된 책 중 어느 것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느낌이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특히 애정을 표현한 책 몇 권을 먼저 주문부터 해 놓고 볼 정도였으니 저자의 메시지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다. 여행길에 오르기 전, 여권보다 먼저 챙겨 넣는 책이라 소개한 책도 있고, 솜사탕같은 글이라 표현한 책, 정말 공부하고 싶게 만들어 주는 책, 책을 읽다보면 문득 문득 목이 메어 책장을 덮고 한참을 눈을 감은 채로 있었다는 책, 결코 죽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책, 불면의 밤을 때우기 위해 읽다 동이 터올 때까지 울었다는 책, 소설가 공지영이 정수리가 깨지는 충격으로 읽었다던 책이며 저자의인생을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다는 책, 이 사랑을 읽지 않고서 사랑의 열정을 논하지 마라고 한 책. 어느 책욕심많은 독자가 이렇게 소개한 책들을 주문리스트에 올려놓지 않을 자제심을 발휘할 수있을까.

 

책으로 풀어놓은 인생의 지혜들 역시 저자의 열정이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 저자의 책은 올해로 단지 두번 째 만났지만 20대인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치고 대단한 내공이 느껴지는 책들이다. 그만큼 다양한 경험과 독서의 힘이 축적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나의 책 선택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 같고 책과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도 갖게끔 한 책이다. 특히 일생 동안 수없이 넘어지며 우리의 무릎이 가장 많이 깨지는 젊은 시절, 이 방황하는 시기를 지혜롭게 헤쳐나가고 싶은 20대의 젊은 독자들과 직장인들에게 독서와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끔 해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천여 권의 책을 만나고 인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인생의 모든 길에서 답을 물을 수 있는 위대한 친구를 발견한 것이다. 책은 내게 멘토가 되어 주었고, 에너지가 되어 주었고, 꿈이 되어 주었다. 슬픈 날 조용히 다가와 어깨를 두드려 주었고, 가슴 터질 듯 생생한 꿈에 젖어 있는 날 그 꿈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나는 단지 몇 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종잇조각에 불과한 '책'이 한 사람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수도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P.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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