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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권의 책을 읽고 백 권의 책을 쓰다 - 책을 통해 마부작침을 실천한 흙수저 남자의 인생역전 스토리
김병완 지음 / 니어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을 때마다 '좀비' 이 단어를 떠올린다. 아무 생각 없이 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스스로를 감지하고 나서부터다. 스마트폰이 사람을 얼마나 좀비스럽게 만드는지 이야기할 때마다 동료들도 한 마디씩 거든다. '나도 그래요. 나도 그래요.' 이러면서. 가볍게 나눈 대화 속 상황은 사실 심각하다. 안 해도 되는 행위를 하며 소중한 인생을 헛되이 버리고 있다. 그걸 알고 있어도 스마트폰은 깊은 늪으로 사람의 의식을 끌어들여 좀비 상태로 손쉽게 되돌려 놓는다. '나도 그래, 나도 그래, 그리고 계속 그래. 언제 멈출지 몰라.' 이 상태가 정상일까?
주위를 둘러보면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사람들이 모두 이런 상황이다. 알고 보면 나도 그런 순간에 빠져 있다. 단지 '좀비!' 이러면서 깨어날 뿐이다. 그것도 가끔. 무심하게 일상을 보낼 때 손은 슬그머니 스마트폰을 연다. 완전 자동이다. 정식 진단을 받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은 의식이 없는 좀비 상태로 상당한 시간을 보내며 병들고 있는 건지 모른다. 안타깝지만 그런 사태를 벗어날 길은 요원해 보인다. 그러면 그냥 이대로 남들을 따라서 나도 그렇게 사는 방법밖에 없을까? 정상이 아닌데도? 다행히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 구원투수가 있다. 바로 책이다. 독서다.
스마트폰이 없을 때도 우리는 책을 멀리했다. 이제는 책과는 더 멀어졌다. 빽빽한 글밥으로 채워진 종잇장은 더 이상 들여다 보기 힘든 대상이 됐다. 독서 한번 해볼까? 하고 시도했다가도 금세 피곤해진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이전에도 책없이 잘도 살아왔으니. 이제는 정말 책을 우리를 구원해줄 존재라고 여겨야 할 때다. 스마트폰이 우리 삶을 더 이상 갉아먹지 않도록 하기 위해. 폰을 놓고 책을 집자. 책을 드는 사소한 습관이 인생을 바꿀 기회다. 책을 펼치기까지 하면 완전 다른 차원에 발을 디디는 것이다.
독서가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만 권의 책을 읽고 백 권의 책을 쓰다> 이 책을 쓴 김병완 작가의 일화들을 읽으면서 독서가 갖는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두 권의 책을 읽어도 인생의 방향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는데, 만 권이라니.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작가의 삶의 격차가 얼마일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책을 가까이 하기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단순 비교한다면 그 차이는 무시 못할 정도로 크리라 생각된다. 김병완 작가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일상을 좀비 상태에서 탈출시키고, 읽고 쓰는 삶으로 바꿔주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