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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언젠가 아는 언니가 말했었다. 인생책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싯다르타'라고.
처음 싯다르타를 검색했을 때는 도무지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깨달음'에 대한 책이기에 종교적인 내용이 많을 것 같은 혼자만의 추측이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흘러 주변에서 '싯다르타'에 대한 내용을 종종 들었고
흘러 흘러 결국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왜 많은 이들이 인생 책이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일찍 읽었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이 책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로 유명한 작가 헤르만 헤세의 작품인 '싯다르타'는 책의 주인공 이름으로, 싯다르타가 브라만(카스트 제도의 사제 계층)에서 벗아나 사마나로서의 고행을 시작하면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브라만 계급이라면 상위 계층으로 그에게는 안락과 명예로운 삶이 보장되어 있지만 그는 주어진 삶이 아닌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하다 결국 친구 고빈다와 함께 집을 떠나서 고행자 무리인 사마나들을 따라간다.
힌두교와 불교라는 두 종교와 깨달음이라는 철학적인 내용이 함께 나오는데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어느 정도 종교, 철학에 대한 내공이 있어야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지금 읽으면서 너무 내용이 좋았고 생각보다 오래 붙잡고 있었는데, 한 번 더 읽어야 더 많이 깨닫게 될 것 같다. 솔직히 과거의 내가 아니라 지금이 책을 읽은 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읽었다면 난 이 책을 몇 장 읽다가 덮었을 것 같다. 이 깨달음의 과정을 동행할 수 없다면 정말 재미없는 책이 될 것 같다.
싯다르타의 깨달음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함께 사유하게 되고 그 안에서 영감을 얻게 된다.
" 내가 배우고자 했던 것은 바로 '자아'였다.
내가 내려놓고자 했던 것, 내가 극복하려 했던 것도 바로 이 '자아'였다. 나는 단지 자아를 속이거나, 자아로부터 도망치거나, 자아로부터 숨을 수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는 없었다. 이 세상에서 나의 생각을 이토록 사로잡은 것은 나의 자아, 이 신비로움이었다. 내가 존재하고, 다른 모든 이들과 불리되어 있으며, 내가 싯다르타라는 이 수수께끼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나는 나 자신, 싯다르타에 대해 가장 모른다."
나는 이 부분에서 감동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 " 내가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유, 싯다르타가 내게 이토록 낯설고 미지의 존재로 남아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나는 나 자신을 두려워했고, 나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나를 두려워하기에 나를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사실 가장 알고 싶은 존재도, 극복하고 싶은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
수많은 나와 대화를 하면서도 늘 극복하고 싶고 변하고 싶을 때가 많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금씩 나이와 함께 나를 알아가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 싯다르타는 길을 걸으며 매 순간 새로운 것을 배웠다. 세상이 변한 듯했고, 그의 마음은 마법에 걸린 것처럼 매혹되었다. "
깨달음을 얻기 전의 싯다르타는 눈에 보이는 것을 모두 의심했지만, 고행의 길을 걸으며 '깨달음'을 얻은 후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졌다.
책에는 이런 표현으로 말했다.
"이 모든 것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만, 그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그는 그 순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그곳에 있었고, 그 일부가 되었다. 그의 눈에는 빛과 그림자가 비쳤고, 그의 마음에는 별과 달이 빛났다."
싯다르타가 길을 걸으며 얻은 깨달음은 바로, '진리'는 말이 아닌 마음속 깊은 곳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 마음속 말을 들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나와 만나게 된다는 것. 그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것.
나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살아가는 이유라는 생각이 든다. 평생에 걸쳐서라도 '나'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존재의 이유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며 한번은 꼭 해야 할 스스로에 대한 탐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알려주는 책이다.
그냥 천천히 싯다르타를 따라가다 보면 진짜 나를 만날 수 있게 된다.
한 번으로는 힘들겠지만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는 분명 나를 만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정말 좋은 책이고, 두 번 세 번은 읽어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