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밌게 읽었던 글 <버리지 못한 책들>
생각해보면 나도 꽤 오랬동안 책들을 모아왔고 이사할 때마다 이고지고 다녔다.
다른 살림들은 몇 년 지나면 고장이 나서 버리거나 처분할 구실이 생기는데
책은 도저히 '구실'도 '이유'도 생겨나지 않았다. 조금 모순적인 것은, 근 5년 안에 산 책들은 잘도 정리하는데 시간이 오래된 것일 수록 읽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고 그냥 모셔만 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방에 책이 500권이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어떤 책들이 있을지 설레였던 문장이다.

"단 한 문장으로도 그 사람이 보인다고 했다. 글에 나를 담고, 나를 닮은 글을 쓰며, 세상을 나의 언어로 표현하는 일이 나는 좋다."
설레는 문장이고 무서운 문장이기도 했다.
한 문장에 내가 보인다면,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보고 있을까?
나다운 글을 잘 쓰고 있을까? 글 속에 내가 너무나 많이 묻어 있지만 정작 본인은 알아차리기 힘든 것 같다.
문득 내 글의 온도는 어떨지 궁금했다.
<좋았던 문장들>
*삶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비워내야 어디선가 흐르는 물소리가 비로소 들리는 그런 좋은 순간이 분명히 있다. 내가 보이고 나는 나를 만나 격하게 반가운 순간이다.
*연주곡을 들을 때 어떤 음악은 혈관을 타고 흐르다가 마음에 새겨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깊은 여운의 음악이 마음을 건드리면 위로를 받는다. (중략) 음악을 듣다가 좀 울고 나면 하늘빛과 풀빛, 강물 흐름까지도 달라져 있다.
*나는 먼 훗날 누군가를 위해, 내가 편견 없이 다른 세상의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수어라는 언어를 우연히 배우기 시작한 것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수어도 배우며, 좋은 환경을 찾았고, 좋은 사람들을 얻었고 그 이유로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의미를 부여한다는 건 가치 있는 일이다. 의미가 있다는 건 뜻을 품었다는 뜻이다. 뜻은 방향을 잡았다는 의미이며 작업을 한다는 건 그 뜻의 방향으로 걸어 나가는 일이다.

오랜만에 집에서 보내는 주간이라 여유롭게 책을 읽게 되었다. 마침 밖에는 세찬 비가 내려서 책에 몰입하기 딱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다.
한 권의 책이 아니라 10권 의 책을 읽은 느낌이 드는, 여러 작가님과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는데 무엇보다 책을 읽다보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몰려왔다. 언젠가 나도 내 이야기를 책으로 내보고픈 작은 소망이 몽글몽글
책 표지도 정말 마음에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즐거운 마음으로 서평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