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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 김소월×천경자 시그림집
김소월 지음, 천경자 그림, 정재찬 해제 / 문예출판사 / 2023년 5월
평점 :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밝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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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의 시를 읽으며
문장의 의미를 가늠해본다.
연인이 떠난다며 그 길에 진달래꽃을 뿌리겠다는 말은
실은 절대 떠나지 말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요즘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가수의 노래로 알려졌지만, 이 시는 김소월의 시다.
단어 하나하나를 더듬거리며 읽다보면
그 깊은 의미를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진한 정서와 서글픔이 느껴지는 걸 보면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담은 글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읽다보면 오랜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감히 어설프게 다가가려고 하면
결코 받아들 일 수 없는 영역의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국민시인 김소월의 시 150편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의 그림 34점이 수록된
아름다운 시화전, <진달래꽃>
경이로운 만남이다.
이 만남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사실 꼭 그 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무조건 소장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내 품에 안아버렸다.



이전에도 그렇지만, 시와 그림이 만난 시화집은 그 존재로도 참 근사하다
나에게는 이미 몇 권의 책이 있는데
작년에는 나태주 시인과 임동식 화가가 함께 낸 책
<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를 읽으며 느낀
잔잔한 감동을 이번에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진달래꽃>에는 조금 다른 감동과 더 강한 에너지를 느꼈다.
시와 그림이 묘하게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강하여, 따로 감상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 또한 하나의 조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의 정서를 담은 시와
색감 그리고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을 담은 그림들
두 예술가의 작품세계에 푹 빠져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