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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인문학 - 산책길에서 만난 역사, 2022 올해의 청소년교양도서 ㅣ 길 위의 인문학 1
김정남 지음 / 스마트북스 / 2022년 6월
평점 :
#독서노트
#길위의인문학

산책길에서 만난 역사
이야기와 시가 있어 더 좋은 16개 산책길
서둘지 않으니 주위의 풀과 나무, 꽃들도 보이고 새소리, 물소리도 들린다.
모르는 꽃이나 나무에는 구글 렌즈를 들이댔다.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다.
느린 걸음으로 즐기는,
이야기(역사) 가 있어 더 좋은 산책길
나는 가끔 자연 속으로 조용히 걸어들어가
바람 소리, 새소리, 나뭇잎 소리, 물소리
자연이 주는 소리를 따라 걸을 때 온전한 행복을 느낀다.
내 발걸음이 가는 방향으로, 내 맘대로 산책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이야기를 따라 걸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계기는
지난 5월 작은 아버지와 함께 한 해인사 암자 투어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고장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수없이 와 본 장소인 해인사.
전 세계에서 여행객이 찾아올 볼 만큼 대단한 곳이고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내가 이곳을 좋아하는 만큼 잘 알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다.
작은 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나니
절이 달리 보이고, 탑이 더 근사해 보이고
오래된 나무 한 그루, 계단 하나하나가 새롭게 보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되는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가 있는 걷기에 마음이 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느린 산책 + 이야기(역사)를 담은 책 #길위의인문학 을 만나게 됐다.
이 책은 이야기와 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16개의 산책길을 소개하고 있다.
16개의 산책길
골목길 (북촌한옥마을·하회마을·감천문화마을)
강변길 (유교문화길·다산길2코스·백마강길),
한적한 숲길 (백담로·가야산소리길·대흥사십리숲길)
바다 산책길 (강화나들길2코스·한산도역사길·송악산둘레길)
운치 있는 호수길 (경포호수길·내장호수변길)
정원 산책길 (창덕궁·후원)
팔만대장경을 찾아 떠나는 가야산 소리길



소리길에서 소는 '쉬다, 되돌아오다, 소생하다'
리는 '화합하다. 통하다'라는 뜻이다.
'쉬면서 통하다'라는 말로 생각해 보면
자연 일상을 멈추고 혹은 자연과, 혹은 자기 내면과 소통하라는 의미를 띠고 있는 길이다.
한국전쟁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문화콘텐츠 감천문화마을 골목길



"별을 떠나 지구로 온 어린 왕자와 사막 여우가 감천문화마을에도 들렀다. 둘이 난간에 걸터앉아 감천문화마을과 앞바다를 바라보며 그 풍광에 빠져 일어설 줄을 모른다. 감천문화마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장소가 이곳이 아닐까 한다. 이곳에서는 마을이나 앞바다까지 훤히 보인다. 주말에는 물론 주중에도 인증샷 한 장을 위해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어린 왕자와 사막 여우는 낮에는 사람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 포즈를 취해 준다. 더구나 어린 왕자는 어깨에 기대는 것을 허락하며 기꺼이 카메라의 모델이 되어 준다. 밤에는 아마 둘만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서로 어떤 주제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진다."
허난설헌의 시를 음미하며 걷는 경포호수길


하늘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곳이 경포 호수라고 한다.
얼마나 아름답고 운치 있는 곳일까
여기는 올해 꼭 가고 싶은 곳으로 마음에 담아둔다.
그리고 책에 소개한 경포 호수와 함께 허난설헌의 시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데
여자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삶과 그녀가 남긴 시들을 읽으며 마음이 절절했다.
哭子(곡자)/ 허난설헌
去年喪愛女 今年喪愛子 거년상애녀 금년상애자
哀哀廣陵土 雙墳相對起 애애광릉토 쌍분상대기
蕭蕭白楊風 鬼火明松楸 소소백양풍 귀화명송추
紙錢招汝魂 玄酒存汝丘 지전초여혼 현주존여구
應知第兄魂 夜夜相追遊 응지제형혼 야야상추유
縱有服中孩 安可糞長成 종유복중해 안가분장성
浪吟黃坮詞 血泣悲呑聲 낭음황대사 혈읍비탄성
지난 해 사랑하는 딸을 잃었고
올해에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네.
슬프고 슬픈 광릉 땅이여.
두 무덤이 마주 보고 있구나.
백양나무에는 으스스 바람이 일어나고
도깨비불은 숲속에서 번쩍인다.
지전으로 너의 혼을 부르고,
너희 무덤에 술잔을 따르네.
아아, 너희들 남매의 혼은
밤마다 정겹게 어울려 놀으리.
비록 뱃속에 아기가 있다 한들
어찌 그것이 자라기를 바라리오.
황대 노래를 부질없이 부르며
피눈물로 울다가 목이 메이도다.
선선한 바람이 불면 감천 문화마을을 다녀올까 한다.
어린왕자와 사진을 찍는 여행가의 발걸음이 아니라
그 안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러 가봐야겠다.
주말이 아닌 평일에
내가 책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따라
느린 걸음으로 걸어봐야겠다.
그리고 1박2일의 시간이 생기면 꼭 강릉에 가고 싶다.
허난설헌의 생가를 방문하고,
경포호수를 따라 천천히 한바퀴 돌고
마지막으로 테라로사에서 커피 한잔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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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