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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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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작가님의 글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게 무해한 사람'. '쇼코의 미소'의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서점에서 책을 들었다 놓기를 수번. 심지어 독서광인 친구의 추천이 있었는데도 이상하게 아무 이유 없이 어려웠다. 인간이 가진 일종의 방어기제였을까. 본능적으로 그의 글을 읽는다면 꼭꼭 감싸 여며둔 내면이 여과없이 드러날 것만 같았다. 

늦은 밤, 작은 방의 문을 닫고 완전히 혼자만의 시간이 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책을 펼쳤다. 밝은 밤의 첫줄을 읽고, 열페이지를 넘길 무렵이 되자 예상했던대로 발가벗은 기분이 들었다.

친절한 화법은 어렵다. 온화하고 섬세한 문장은 낮은 온도의 불 같아서 읽고나면 꼭 따끔한 열상을 남기고는 했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엄마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 우리가 보는 별이 과거의 시간을 담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 또한 과거이면서도 현재와 같이 흘러갔다. 

왜 이걸 읽는 내내 물속에 잠긴 느낌이 들었을까. 할머니 냉장고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산 통닭 냄새를 맡으며 할머니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추억을 꺼내는 건 우리가 별을 보는 것과 비슷한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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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개의 폭력 - 학교폭력 피해와 그 흔적의 나날들
이은혜 외 5명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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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별점 세개를 줄만큼 조악한 책이 아님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맺음말만 아니었다면 분명 더 높은 평점을 주었을 것이다. 단 몇 페이지 뿐이었으나 책에 내내 몰입했던 내게 탄식을 선사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냥 여섯개의 챕터만 있었다면 폭력이라는 담론을 어떻게 부수어 나갈지 모색하도록 독자들을 각성시켰을 것이다.


왜 출판사에서 이 글을 맺음말로 선택했을까? 폭력의 피해자를 다양하게 열거하나, 지리한 폭력의 역사에서 숨은 그림자가 된 존재는 여기서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나 모하사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 하면서 '여성스럽다'는 단어를 함께 쓴 것 또한 아이러니하다.


꼬투리를 잡는다고 뭐라해도 상관없다. 그나마 문학동네 책이라 이렇게라도 신호를 주고 싶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지는 알겠는데...더이상은 말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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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une4 2023-03-1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구호에 대한 반격으로 흔히 들을 수 있는 “모든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다.”(all lives matter)라는 구호에도 저들의 망상이 암묵적으로 내재해있다. “모든 사람”(all)은 포용적이라기보다는 방벽을 둘러친 대명사, 즉 “그것을 인종 문제로 만들지 못하도록 해” 눈에 보이지 않는 백인성의 헤게모니가 도전받지 않고 지속되게끔 하는 방어 장치이다. -마이너 필링스, 캐시 박 홍
 
여우 8
조지 손더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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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높은 지능을 가진 동물이지만 또한 동시에 가장 잔혹한 성정을 지니고 있다. 여우 8의 편지를 읽으면서 수치심을 전혀 못 느꼈다면 당신은 아직도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환상에 빠져있다고 보면 된다.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 아니다. 이 땅은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잠시 빌려 쓰다 가는 공간일 뿐이다. 우리가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지능을 가지고 도구를 쓰는 종족이라는 점이 아니라, 그저 중력을 거스르고 두발로 걷는 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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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홈카페 솜솜이의 홈카페
솜솜이(박성미)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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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레시피북!
홈베이킹 초보부터 익숙하신 분들까지 커버할 수 있어요.
설명글이 짧고 간결하고 사진은 비교적 더 역동적인 동작을 담고 있어요. 이해하기가 쉽게 구성한 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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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탄생 - 50인의 증언으로 새롭게 밝히는 박원순 사건의 진상
손병관 지음 / 왕의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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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적극적으로 얘기하는 것에 의문을 품은 것 자체가 글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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