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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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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한 침묵과 자멸적 용기의 갈림길
그 앞에 움츠러든 한 소시민을 둘러싼 세계
불운의 출입구를 지나봅 이는 안다.
안락과 몰락을 가르는 것은 더없이 연약한 경계임을...
클레이키건작가를 처음 만났다. 아름답고 명료하며 실리적인 소설의 매력이 느껴진다. 그리고 작가의 다른 작품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눈을 감고 살고 있는지, 용기 없게 살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펄롱은 생각했다.“(p29)
“어쨋든 간에,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우리 딸들은 건강하게 잘 크고 있잖아?”
“사람이 살아가려면 모른척해야 하는 일도 있는거야. 그래야 계속 살지.”(p55)
“주고받는 것을 적절하게 맞추어 균형 잡을 줄 알아야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사람들하고 잘 지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특권임을 알았고...”(p102)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p120)의 이야기이다.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있는 무언가의 존재를 바라보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라고 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다. 우리가 사소하게 느끼는 모든 것이 진정한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우리의 삶은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나만 잘살면 된다고 나 외의 것을 모른척하며 산다는 것은 큰 오류이지 않을까? 어쩌면 나도 그 모른척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을까? 좋은게 좋은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모두에게 그럴 수 있다면 좋은거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좋은게 좋은거라 될 수 없다면 분명 잘못 된 것이라 생각한다. 펄롱의 용기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내가 그 용기있는 한사람이 되었음 다짐한다.
“이 책은 아버지와 함께 석탄을 배달하러 간 소년이 기숙학교의 석탄 창고에 갇혀 있는 또래 소년을 발견하는 이야기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그저 문을 잠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다음 배달을 계속했지요. 어느 순간부터 저는 석탄 배달부의 관점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그에게 집중했습니다. 아버지인 그가 이 사실을 지닌 채 어떻게 배달을 마치고, 하루를 보내고, 인생을 살아갈지 그리고 그가 여전히 자신을 좋은 아버지라고 여길 수 있는지 탐구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저는 펄롱이라는 남자가 이 소설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자신을 좋은 아버지라고 여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딸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할 수도, 사업을 잃고 가족을 부양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우리 마음속에 갇혀 있는 것을 어떻게 안고 살아가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여성 혐오나 가톨릭 아일랜드, 경제적 어려움, 부성 또는 보편적인 것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소녀와 여성이 수감되어 강제로 노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의 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싶었습니다.”
_클레어 키건, 2022년 부커상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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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스티아(@hestia_hotforever)가 모집한 문장들 서평단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