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실험실 죽순이가 될 수밖에 - 하루하루 실패 속에서 나만의 중심을 잡는 법
도영실 지음 / 미래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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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죽순이라는 말도 흥미로운데

표지의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하루하루 실패 속에서 나만의 중심을 잡는 법"

"실패는 없다, 되어가는 과정만 있을 뿐!"

학부 연구생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음도 다잡을 겸

또 요즘 해이해져서 의욕을 충전하기에 좋은 책 같아서 읽게 되었다.






"어떻게 해서든 그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다."

파이팅 넘치는 다짐.




비바람이 불어도 꿋꿋이 나아가는 모습 같아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감정에 파묻혀서 못 나가겠다고 주저앉아 있는 시간들은 되짚어보면

항상 후회뿐이다.

뭐라도 했으면 나을 텐데, 하고 시간을 아쉬워한다.

시간을 돌릴 수 없으니 최선은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나아가는 방법뿐이다.


속상해하는 걸 빠르게 끊고 다시 파악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원래 이런 성격이었는데 너무 많은 실패와 후회로 요즘 고여있는 경우가 많았다.

다시금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일러준다고 느꼈다.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자고 단호하게 말한다고 느껴져서 더 의욕이 생겼다.


저자가 대학원 생활을 하며 만난 사람들이 해 주는 말들은

현재의 나에게도 적용되는 말들이었다.

나의 경우, 당장 포트폴리오만 생각해도

의미 없는 결과물들보다는 왜, 어떻게 그리고 오류 해결 과정이 더 중요하다.

이걸 모르기 전에 일단 뭐라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우선순위를 두어, 더 중요한 걸 알아가고 있다.

잔뜩 움츠린 상태에서, 의기소침한 상태에서는 시야가 좁아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힘들다.

연구원들의 태도를 보며 공부를 어떻게 해 갈 것인지,

일을 어떻게 배울 것인지 되새겼다.


속상해하는 걸 빠르게 끊고 다시 파악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패 속에서 중심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실감 나게 풀어나간다.

그런 모습을 보고 공감도 하고 안타까워도 하고 대단해 하기도 하다가

나도 이렇게 행동하고 생각하면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지 어쩌지 하면서 생각만 하고 있느니,

차라리 실패를 하더라도 결과를 하나 얻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연구 과정 속에서 맛있는 음식과 얘기 나눌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저번 조별 과제 하던 생각이 나 공감이 되었다.



몇 번 실패하고 주저한 경험이 있다면

저 10가지 실험이 몽땅 실패하더라도 내일 다시 10가ㅣ지 실험을 건다는 말이

쉽지 않다는 걸 알 것이다.

당장 눈앞에 실패가 가득하고 하는 것마다 안 되는 것 같으면 머리가 뜨거워지곤 한다.

눈물이 울컥 치밀어 오르고 나만 안 되는 것 같다고 주저앉아 있느니,

안되면 되는 걸 하자는 마음으로 실패한 결과물도 모두 모아놔야지.

앉아서 흘려보낸 시간은 많아질수록 의미 없어지지만,

실패는 많아질수록 유의미한 결과로 다가가니까.



1년 차부터 논문이 승인될 때까지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미 다 끝난 일임을 저자 소개를 보고 알 수 있었지만

응원하게 된다.

읽으면서 나 자신을 투영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학원생들만 일을 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 속에서 실패를 경험한다.

주저앉을지, 나아갈지는 개개인에 달렸지만,

그만큼 결과도 다양하다.

무조건 버티라는 말이 아니고,

고민 상담을 하다가

나는 이러했고, 이런 생각을 했고, 이런 조언을 들었다.

그러니 한 번 더 시도해보는 게 어떻냐고

격려 받는 책이었다.





많이 넘어진 만큼 더 나아갈 것이다.

주저앉아 있어봐야 모두 다 미지수지만,

나아가 실패를 하면, 적어도 하나쯤 확실한 게 생긴다.

실패하며 나아가는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덤덤히 파도를 타는 중임을 인정해야지.

저자는 자신이 눈치 없다고 말을 하는데,

눈치가 있는 사람이더라도 공감 갈 내용이 많았고, 술술 읽힌다.

힘들 때 곁에 두고 읽으며 머리 식히기 좋은 책이라고 느껴졌다.

단편영화 같은 책이어서.

취준생, 대학원생을 포함하여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는 새내기들이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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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물거품 안전가옥 쇼-트 8
김청귤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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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에서 헤엄도 치고, 때로는 태풍도 맞는다. 원 앤 온리, 대체 불가능하고 서로가 서로를 의미하던 두 사람이 기억을 잊고 사랑하며 서로를 태우는 사랑을 한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 주위를 맴돌며 제멋대로 평가하고 휘두르려 든다. 그들이 사랑에 빠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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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물거품 안전가옥 쇼-트 8
김청귤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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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속 인어는 물거품으로 사라진다. 왕자를 사랑하는 게 삶의 이유였던 것처럼 물거품만 남기고 사라진다. 왕자는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어가 마녀를 사랑한다면? 왕자에게 숱한 선택지 중 하나였던 인어가 아닌 마녀에게도 인어에게도 서로가 유일한 존재가 된다면 어떨까.

김청귤 작가의 재와 물거품은 인어와 무녀의 사랑이 주된 줄거리였다. 사랑 이야기 말고도 이렇게 현실적일 수가 있나 했던 점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익숙한 아저씨들의 진상, 무례하고 당연한 사람들의 요구, 넌더리 나는 욕망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게 하는 친절이 녹아 있었다.


마리는 마을에서 제사를 지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낳아 무녀로 다시 길러야 한다. 요구는 많고 자신도 의아한 기원을 한다. 사람들이 해를 입으면 무녀의 탓이고 별일 없으면 마리의 덕이다가 쓸모없는 존재로 잊힌다. 그러다가 또 사람들의 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마을의 무녀다. 마리는 제를 지내다 수아를 만난다. 말이나 신체가 다른게 생긴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의 유일함이 되었다.

요괴를 만나느라 태풍을 막지 못했다며 마리는 화형에 처해진다. 저주를 내릴까 봐 무서워하고 축복해 주지 않을까 봐 굽실거리다 아이를 낳아야 하지 않겠냐며 치근덕대고 기분 나쁜 소리를 하던 마을 사람들은, 마리의 모든 시, 분을 자신들을 위해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리의 눈앞에서 수아는 작살에 위협을 당했고, 마리는 화형에 처해졌고, 마리와 수아는 다시 살아났다.


수아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마리 곁에서 영원을 맹세한다. 마리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닿을 때 울컥 치솟는 질투에도 마리 곁에 머무른다. 기억을 잊고 자신을 두고 한참 나가서 돌아오지 않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 그런 마리의 곁에 머무르는 수아는 외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마리를 생각하면서 곁에 머무를 수 있어 행복했겠지. 그렇다면 마리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자신은 모르지만 자신을 아는 사람을 곁에 두고, 음식을 해 먹이고, 영원을 말하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기시감이 차오르지 않았을까?


수아가 영원을 맹세한 마리는 바다 밖에서 살았다. 수아는 마리의 곁에 머무르기 위해 말라가며 바다를 그리워했다. 마리는 영원에 의구심을 품다가 곁에 있길 바라며 약을 먹였다. 그들이 서로를 알지 못하면 서로 서로를 바라고, 후회하고 다시 돌아와 사랑을 한다. 두렵지 않았을까.

자신과 함께 있어서 계속해서 서로가 아픈 것 같아서.

마리가 수아를 잃었을 때 느낀 절망이 글 너머로 절절하게 느껴졌다.


뭐가 이렇게 사실적인지. 인어와 무녀가 나오고, 알지 못할 약이 나오고, 불을 다루고 물을 다루는 주인공이 나온다고 해서 사람이 변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변하고, 마리와 수아의 기억이 변했을 때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도와주는 수아와 마리를 자신들의 몸종이나, 품평해도 되는 것쯤으로 생각하고, 새끼치는 물건쯤으로 안다. 알지 못하는 게 근처에 달라붙으면 매도하고, 손가락질하면서 곁에 두는 수아를 생각도 제대로 못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다 마리의 부유함을 알고 나면 마리의 돈으로 자신들의 삶이 더 호화롭길 바란다. 자신 가족 중 누군가와 결혼하면 그 돈이 다 제 것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젊은 남성이었으면 저렇게 치근덕 거렸을까? 세상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자신들이 알려줘야만 하고, 알려준 대로 하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라고 굳게 믿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몇 번 말 붙이다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저 도시 사람들은, 더 많이 배운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했겠지.



마리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도 익숙하다. 그렇다고 해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부당하다는걸 안다. 하지만 수아는 어찌할 줄 모른다. 인어는 그런 거니까. 인어는 사람을 돕는 게 당연하니까. 그런 수아를 변화시키는 건 마리였다.



알아도 도와주지 않는 각박한 섬. 도움을 받아도 고마워하지 않는 섬이라고 생각했다. 그 마을 사람들에게 질려 하다가 현실에 어디 비춰봤을 때, 뭔가 빠진 점이 있었다. 그나마 호의를 계속 되게 하고, 살아가게 하는 선량한 사람들이었다. 대신 사과하고 용돈을 쥐어주시던 할머니, 편견이 없던 아이들, 나중에라도 사과하고 집을 같이 정리하는 아주머니들.

원 앤 온리, 대체 불가능하고 서로가 서로를 의미하던 두 사람이 기억을 잊고 사랑하며 서로를 태우는 사랑을 한다. 끝끝내 돌아와 일방적인 사랑이 양 방향의 사랑이 되기까지 금방이다. 생각해 보면, 마리가 다른 여자를 데려왔을 때, 남자를 데려왔을 때, 그때도 사랑은 사랑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가능했을까? 같은 집,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는 게.

세상 사람들은 그들 주위를 맴돌며 제멋대로 평가하고 휘두른다. 그들이 서로 사랑에 빠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사람이 바람과 사랑을 할 수 있나? 사람이 음식물 쓰레기와 정서적 교감을 할 수 있나? 아니란 걸 모두가 안다.

항상 수아와 마리가 가진 것들을 휘두르기 위해 머무른다. 마리의 재력을 모를 때엔 수아라는 일손을, 사람을, 여성을. 마리의 재력을 알고 난 후엔 친분에서 나올 어떤 것들을.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유일한 영원이 된다.

평화로운 마리와 수아의 일상도, 수아가 변해가고 그걸 안 마리가 수아의 유일한 사랑이 되었단 걸 알고 기쁘다가 다시 잘못된 것을 느끼다가 결국 돌아오는 게 기억에 남는다. 서로를 원하기에 서로를 아프게만 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발전을 돕는 관계라고 느껴져서.

그리고 아주 나쁜 사람들만 있던 게 아니라 다정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그들의 입으로 말해줘서 더 좋았다. 그들을 위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삶에서 만난 모두가 악인 같지만 되짚어 보면 스쳐간 좋은 사람 몇몇 정도는 기억할 수 있는 것 같아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개인과 개인의 사랑을 볼 수 있어서 그리고 현실을 비춰주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좋은 소설을 알게 되어서. 퐁당 쇼콜라, 수국, 파도를 보면 마리가, 수아가 생각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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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 -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들려주는 현대인을 위한 마음 처방전
김민경 지음 / SISO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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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행동을 이해하고, 나도 나를 이해할 수 없을 때 내가 어디가 힘든지, 왜 그러는지 진단을 내려주는 책.
내가 내 고삐를 붙들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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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 -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들려주는 현대인을 위한 마음 처방전
김민경 지음 / SISO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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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이라는 제목에 맞게

온갖 답답한 상황에서 나는 왜,

그 사람은 왜 그러나 하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게 쉽게 읽히고,

읽을수록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신제품이 끊임없이 나올 때, 왜 저렇게 기능들을 세세히 분류시켰을까 했는데,

한 가지에 반짝 환호하다가도 금세 식는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서였나 보다.

지켜지지 않는 약속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나는 시간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이 싫다.

어떤 대상에 대해서는 기대는커녕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먼저 염두에 두고 일을 하곤 한다.

그래서 제대로 일 처리가 되었을 때 훨씬 놀라곤 한다.

내 입장에서 작은 약속일지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큰 약속일 지 모른다.

작은 약속이라도 꼭꼭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지.

쌓아온 깨진 약속들이 내 평판과 인간관계를 좀먹기 전에.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들리면 위험으로 인지하고,

어떤 법칙이나 습관으로 정의한 것들에 대해 놀라고,

꺼려 하는 걸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다.

왠지 모를 이유 없는 불쾌함, 껄끄러움이 모두 위험을 피하려는 본능에서 나왔다는 걸 알고 나면

좀 더 똑똑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문제가 없는 것들이

괜히 찝찝하고 싫다면 왜 내가 이 법칙을 세웠을까를 생각해 보면

어느새 무섭던 것들은 그저 시시한 것들이 되어서

뛰어넘을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는 악순환이 생기는 걸 보고 알아차릴 수 있다.

괜히 말이 날카롭게 나가고,

내게 하는 인사말이나, 눈길 모두가 적의가 가득한 것 같고,

또 마음이 조급해지니 일처리에 문제가 생긴다.

그럴 때 나는 전원을 끈다는 생각을 하고

한 세 시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난다.

제시간에 맞춰 식사를 하고,

입은 잘 열지 않고 일단 웃으며 상대방 말에 동의하려고 한다.

그렇게 피로를 빠르게 해소시키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입고 나면

좀 더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대부분 내가 걱정하는 것만큼 내가 형편없는 사람이 아니고,

오히려 더 괜찮을 사람이 때가 훨씬 많았다.

이제는 몇 번 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입지 않아도 나를 다독일 수 있다.

나만큼은 나를 위한 내 편이어야 한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누군가는 막상 떠올리려니 생각나지 않는다.

친하게 지내는 사람 몇몇을 생각해 봐도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

부모님을 부른다고 일이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

막상 닥치면 당사자만 곪는 일들 속에서 사람은 하염없이 약해진다.

누군가 그들을 붙잡아주고, 다독여줄 사람이 있었다면

내일과 미래가 두렵다 못해 끔찍한 것이 아니라

한 번쯤 더 겪어도 될 일 정도로 느껴지진 않았을까?





이 부분을 읽으면서 녹은 그 쇠를 먹는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감정은 쉽게 전염되고 부정적인 감정일수록 더 그렇다.

불안감은 물론이고, 틱틱 거리는 말투만으로도 금방 불쾌함이 번진다.

그렇다고 불쾌함을 서로에게 한껏 드러내고 나면

해소되는 종류의 감정도 아니라서

결국 남는 건 후회와 상처뿐이다.

그냥 쉽게 화가 나고, 건강하게 흘려보내지 못하는 그 사람을

한껏 안타까워해야지.

화를 사방팔방에 표출하지 못해 안달 난 그 사람은

결국 주위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테니까.








고삼 증후군.

그렇게 대단할 정도로 공부를 하진 않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많았고,

원망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어서 좌절감과 절망감이 심했다.

당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지금 다시 회고를 해봐도 도움 되지 않았다.

더욱 불쾌하기만 했고,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누가 신경이나 쓸 것 같냐고 말하던 사람들을 여전히 기억한다.

낮밤이 바뀌는 생활을 했고,

일 년 내내 수능 시험을 새로 보는 꿈,

재수하는 꿈, 수험 표를 받는 꿈이며 악몽이라곤 꿔 본적도 없는데

평범했던 일상을 꿈속에서 되풀이하며 잠에서 깨곤 했다.

무기력감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곁에 적어도

생체리듬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주위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금 곱씹어 보게 된다.





목차를 보면 어디서 들어봤던 병명들과

공감되는 문구들이 눈에 띈다.

책은 대개 앞부터 읽는 편인데

궁금한 부분들을 먼저 읽고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

문답하는 대화 형식으로 풀어쓰여서 주위의 사람들이 생각나고,

공감이 되던 책이었다.

단지 공감에서 그치지 않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지도 일러줘서

답답할 때 읽고, 마음을 가다듬고, 책에서 나온 것처럼 병원을 찾는 게 좋겠다.

또 주위를 좀 더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준다.

요즘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거나, 저 사람 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을 때.

그렇게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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