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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사과
기무라 아키노리, 이시카와 다쿠지 지음, 이영미 옮김, NHK '프로페셔널-프로의 방식' / 김영사 / 2009년 7월
평점 :
이 책에 궁금증을 가지게 된 것은 한 문장 때문이었다. ‘세계 최초 썩지 않는 사과를 생산’이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썩지 않는 사과도 있단 말이야하면서 호기심을 읽어내렸던 책은 그야말로 한 인간의 지극한 정성이 들어간 감동의 휴먼스토리이었다.
“..... 으음. 어쨌거나 마음을 고쳐먹어서 다행이라고 했던가? 그러고 나서 바보가 되면 좋다고 말해 줬지. 겪어 보면 알겠지만, 바보가 되는 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거든, 하지만 죽을 마음을 먹을 정도라면 그전에 한번 바보가 되어 보는 것도 좋아. 똑같은 생각을 품어 본 선배로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어. 한 가지에 미치면 언젠가는 반드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거지.”
한 가지에 미치면 언젠가는 반드시 답을 찾는다.
그 말은 기무라 씨의 인생 그 자체였다.
기무라 씨가 말했듯이 그는 정말 자신의 인생을 버리고 바보 같은 인생을 9년 동안 살았다. 7년을 죽어가는 사과나무를 보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았고, 그의 본가에서는 아에 발걸음도 못하게 하였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무농약 사과재배를 하면서 그는 정말 사과나무만을 바라본 바보가 맞았을지도 모른다. 꽤 많은 사과농장을 물러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궁핍한 생활을 해야만 했던 기무라 씨의 가족들 그러나 어느새 기무라 씨의 꿈이 그의 장인, 장모의 꿈이 되었고, 그의 부인의 꿈이 되었으며, 그의 딸들의 꿈이 되어 버렸다. 분명 세계 최초로 재배 되었을 무농약 사과재배 성공스트로리가 아닌 이 이야기는 기무라 씨의 사과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한 한 인간의 휴먼 스토리 인 것이다.
소년 시절 형과 함께 사과나무를 심은 곳, 네 군데 사과 밭 중에서 맨 처음 무농약을 시작한 곳, 산속에서 모든 걸 끝내기로 결심하고 밧줄을 엮은 곳, 꽃 일곱 송이가 피어난 곳, 그리고 9년 만에 만개한 사과 꽃을 본 곳, 모든 일이 그 밭에서 일어났다.
기무라 씨는 20대에 사과농장을 시작해서 40대에 이르러서야 사과의 맛을 볼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곳 10년 동안을 사과 밭에서 사과를 수학 할 수 없다는 뜻이다. 6년 동안을 사과나무에 꽃을 핀 적을 본 적이 없었다. 사과에 꽃이 피지 않는다는 것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과나무를 살리기 위해 안 해 본 것이 없었다. 밥을 먹다가도 사과나무에 좋을 것 같이 올라오면 바로 실험을 해 봤고, 농약을 치지 않기 때문에 새볔부터 밭에 나가 벌레를 잡았으며, 매일 같이 식초를 나무에 뿌려주기도 했다. 겨울이면 일용직 아르바이트도 했고, 생활이 극도로 어려워지면서 부터는 술집에 취직을 해 일을 하기도 했다. 당시 싸움에 휘말려 이가 빠지게 되었는데 기무라 씨는 그 사건을 계기로 일자리를 놓쳤으며 당시 빠진 이는 기무라 씨의 사과농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대가로 일부러 치아를 해 넣지 않았다고 했다. 어느 해에는 모든 것이 절망적이어서 모든 걸 포기하려고 올라간 산에서 도토리나무를 보고 생각해 냈다. 농약을 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맹렬하게 자라고 있는 도토리나무를 거기서부터 기무라 씨는 희망을 새롭게 얻어냈다. 문제는 사과나무가 아닌 토양이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기무라 씨는 토양에 더 신경을 썻고 일부러 잡초를 제거 하지 않았으며 곤충과 벌레도 그냥 두었다. 모든 것은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나무에게 부탁했던 그때부터 사과나무는 기무라 씨를 보았을 것이다. 처음 사과나무에 일곱 송이의 꽃을 보았을 때 기무라 씨의 표정이 궁금해 졌다. 그리고 다음해에 사과밭에 만개한 사과 꽃을 보았을 때에 기무라 씨는 분명 책에서 표현해 준 것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흐렸을 것이다. 그렇게 수확하게 된 사과는 일반 경로가 아닌 100% 엽서나 팩스 등을 이용하여 판매를 한다고 하니 나 또한 이 사과를 기회가 된다면 꼭 먹어보고 싶다.
이 책을 읽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는 표현 밖에는 못하겠다. 기무라 씨를 알게 되어 너무 기쁘고 그가 무농약 사과재배를 성공한 것이 너무 기쁘고 기무라 씨의 말처럼 유통과정에서 너무 비싸서 많은 사람이 먹지 못한 다면 무농약 사과재배는 실패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그의 말처럼 그가 상상하는 것들이 현실로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