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 앉은 오후 네시
권오영 지음 / 소동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작가의 순수한 이야기만 담긴 책을 읽는게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작가의 소소한 일상을 말해주는 이 책이 느릿느릿한 느낌도 있다. 그래서 더욱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책 제목 돌아와 앉은 오후 네시... 왠지 책 제목만 봐도 느릿느릿한 느낌이 든다. 나는 이 느릿느릿한 느낌이 좋았고, 후반에 저자의 그림이야기를 해주기 전까지 전반부의 작가의 이야기는 읽는내내 참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가 말해주는 그리움... 이 그리움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그리움 하나만으로도 사람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라고 생각할 만큼 저자는 이 그리움을 통해 때로는 행복해하고 때로는 차분해주며 또 때로는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저자 권오영은 그림을 그리던 화가였다. 그러나 화재로 인해 한순간에 모아두었던 그림들이 소멸되면서 저자는 방황하며 오랜시간을 보냈다. 분명 저자가 처음 시작한 방황에는 절망과 슬픔이 있었겠지만 후반에는 이 방황의 시간속에서 저자의 행복한 시간을 천천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참 느긋하고 자연을 볼줄 알고 느낄줄 알며 사람들을 천천히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듯하다. 절망만 남아있었을 듯한 시간이 오히려 뒤돌아보니 저자에게 행복한 시간들을 주는 것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참 좋다. 오랜시 간 함께 생활하던 텔레비전이 예고도 없이 사물한테 운명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저자는 정말 오랜 친구가 떠난것처럼 아쉬워 한다. 다시 텔레비전을 구입하게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다고 하지만 그 시간을 저자는 참 담담하게 이야기 해준다. 누구나 본인이 구입해 오랜시간을 함께 하던 물건이 고장이 나 버릴일이 생길 때 한번쯤은 생각할 법한 그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어 아 정말 그렇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다. 후반부 그림에 대한 이야기들은 사실 조금은 지루하긴 했지만 그래도 저자가 말해주는 그림의 이야기에서 저자가 그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그림을 얼마나 그리고 싶어하는지를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의 기가막힌 글솜씨도 좋지만 다음에는 저자가 사랑하는 그림과 저자의 그림이야기도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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