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왈 曰曰 - 하성란 산문집
하성란 지음 / 아우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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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책을 통해 여성작가 하성란을 처음 만났다. 나름 책을 많이 읽는 축이라고 생각해왔던 나는 이 책의 표지를 여는 순간부터 절망했다. 하성란 작가는 어늘 날 우연히 나타난 작가가 아니라 무려 15년 동안 끈임없이 활동을 해온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작가중의 한명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산문집을 읽는 것을 참으로 좋아한다. 아무리 창조력이 뛰어난 작가라도 산문집에는 작가가 쓴 소설과는 또다른 참된 진실이 숨겨져있고 작가의 일상과 깊은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왈왈]이라는 하성란 작가의 산문집도 이런 의미에서 무척이나 읽고 싶었고, 책을 읽는 내내 정말 지루함이란 없었다. 산문집은 자칫 잘못하면 굉장히 지루한 면을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작가의 650자 본능 때문이었는지 짧으면서도 유쾌한 이야기들로 담겨져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것은 마치 큰 언니와 쉴새없이 대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해 준것이다. 작가라서 너무나 특별한 경험담을 담아놓은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또한 나이가 든 여자로서의 삶을 언니가 동생에게 우스게소리처럼 들려주지만 결코 쉽게 지나칠수 없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듣는 감정이었다.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슬프지만 결코 절망할 수 없게 만드는 마치 세레라자드의 천일야화 처럼 지루하지 않고 너무나 재미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었다. 작가가 2009년 한해 동안 하루하루 썼던 것처럼 하루 하루 이야기를 읽었다.

 



처음 접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언니를 만나것 같은 기분이 드는것은 그만큼 책속에 솔직한 작가의 감정과 일상이 표현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속에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가족이기에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도 못하는 사는 우리들처럼 작가 또한 그런 이야기들을 묵묵히 말해주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릴정도로 언니와 수다를 떨고 난 느낌이다. 그래서 왠지 더욱더 기운이 셈솟는 그런 책이다. 650자 속에 담겨져 있는 따뜻한 이야기는 작가가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어하는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내가 읽어본 650자중에 가장 의미있는 650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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