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전경일 지음 / 예담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에서 아버지로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언젠가 어떤 프로에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강의을 하던 내용이 생각났다. 60년대에는 아버지란 존재는 가장으로 돈을 벌어오는 일이 가장 우선순위였고, 돈을 벌어오는 일이 가장 큰 목적이었기에 그것만으로 아버지라는 권위가 있었다. 하지만 21세기 현재에는 아버지가 단순히 돈을 벌어 가족을 먹어살리는 시대는 끝이 났다. 여자 또한 금전적으로 자유로워 졌기에 남성은 이제 좀 더 많은 것을 해주어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가부장적인 제도에서 자란 남성들은 아직 그 방법을 배우지 못해 가정에서 왕따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이 말에 나는 어느정도 동감을 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는 나에게도 남자가 경제적으로만 편안함을 준다는 것은 그다지 큰 매력이 없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여가를 보내야하고 내 아이에게는 다정해야 하며 많이 놀아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서 아버지로 산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이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아버지라는 이름에 무게를 실어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라는 이름 때문에 아버지들에게는 희망이 새로 생겨나고 또 힘이 생 길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작가의 자서전 같은 책이다. 작가의 경험을 통해 바라본 아버지의 마음이다. 그리 평탄하지 않은 작가의 삶 속에서 대한민국 아버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 아버지란 이젠 볼 수 없는 분이시다. 그렇기에 이 책이 더욱더 끌렸는지 모르겠다. 내 아버지의 마음은 어떤 마음이셨을까. 분명 내 아버지 또한 병마와 싸우면서 절대 아버지란 이름을 걸고 포기하고 싶지 않으셨을 거다. 그러나 결국 죽음 앞에서는 지고 마셨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또한 이 책을 보면서 아버지란 이름과 어머니란 이름이 매 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또한 어머니의 마음을 가지고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비록 작가의 경험담 이지만 그 속에서 대한민국의 아버지의 마음을 엿 볼 수 있었고, 어머니의 마음 또한 읽을 수 있는 계기 된 것 같다.

아버지의 눈물은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김승현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 중에서
p.27


책속에서 인용된 김승현 시인의 시이다. 작가 또한 같은 마음이었기에 인용한 시일 것이다. 비록 책속에 짧게 소개된 글이지만 가슴이 짠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한민국 모든 아버지에게 ‘화이팅’이라는 말을 건네주고 싶었다. 아버지 또한 가족에게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랑한다는 말이지만 어쩌면 자식 또한 이 사랑한다는 말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모든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듯이 자식 또한 아버지를 사랑한다. 오랜만에 아주 행복한 책을 읽게 되어 매우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