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첫 만남과 같다면 - 중국 고전 시와 사의 아름다움과 애수
안이루 지음, 심규호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장한가(長恨歌)가의 한 대목인 ‘인생이 첫 만남과 같다면’이다. 책을 읽는 내내 중국고사를 보는듯하여 색다른 경험을 한듯하다. 어려운 중국의 고전시를 작가의 띄어난 문장력으로 재미있고 애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읽는 내내 흥미를 읽지 않게 해준 책이다. 책 소개에서 중국의 천재작가 안이루라고 했는데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는 해석이 어려워 잘 소화해야지만 그 참 맛을 알수 있다고 했는데 중국의 고전 시를 쉽게 역사와 함께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책속의 시는 사랑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중국의 현실과 그 시대의 남녀의 애절함이 가득 담겨있다. 수많은 남녀의 사랑은 시대가 틀려도 순수하기도하고 욕심도 담겨있으며, 애절하기도 하면서 그 속에 말로 할 수 없는 깊은 애정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는 바로 왕명을 받고 한나라의 사신으로 가기 전 그의 아내에게 받치는 시이다.
 

머리카락이 함께 매듭져 부부가 되니 
두 사람의 사랑 의심치 않는다.
오늘 저녁도 기쁨에 겨워
서로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출정하는 이의 원행을 생각하며
때로 일어나 밤이 샜는지 살핀다.
샛별이 이미 사라지고 없으니
총총 떠나야 할 몸 이별을 고해야 하리.
이번 원행은 싸움터처럼 힘든 일이어서
언제 서로 만날지 기약이 없네.
오래 그대 손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쁨인데
이 세상과의 이별일지 몰라 절로 눈물나네.
아름다운 이 모습 자애하시길 바라니
우리 즐거웠던 시절을 잊지 맙시다.
살면 당연히 다시 그대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고
죽더라도 오랫동안 그대 그리워하리.
p.77 

소무의 시 유별처라는 시인데 남편이 아내에게 받치는 살아서 돌아올지 아니면 한줌의 주검으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내에 받치는 이 시는 두 부부의 깊은 사랑과 애절함이 있다. 특히 마지막 구절인 ‘살면 당연히 다시 그대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고 죽더라도 오랫동안 그대 그리워하리.’ 아내에게 부탁하는 듯한 이 마지막 구절에서 소무의 아내는 전장으로 떠나는 남편이지만 깊은 사랑을 느꼈을 것이다. 이 밖에도 많은 안타까운 시구절 많았으며 시샘이 날 정도로 행복한 시의 구절도 많았던 책이다. 

처음 책을 받고 보면서 책이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이엇다. 그러나 이처럼 어려웠던 책을 끝까지 읽어 갈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고사와 함께 아름다운 시들로 가득 담겨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작가의 아름다운 문장실력물들에게 흥미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전 시의 역사를 새롭게 쓰며 중국에 고전 읽기 열풍을 가지고 왔다고 하는데 동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인물들에게 호감이 갔던 것도 사실이었다. 
모르는 고전과 그 속에 감춰진 사랑이야기 그리고 사랑을 하기 위해서 남녀가 서로에게 불러주었던 아름다운 시가 있어 행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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