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 - 옛길박물관이 추천하는 걷고 싶은 우리 길
김산환 글 사진 / 실천문학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사실 책의 제목을 보고서는 건강관련 책 인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을 받고나서 다 읽고 나니 건강관련 책보다 더 많은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책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기 전에 꼭 걸어봐야 하는 길을 좋은 풍경사진과 함께 그 곳의 명소와 자연의 풍경을 눈에 보이는 것처럼 세세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풍경과 소개뿐만이 아니라 간단한 지도와 함께 그곳의 명소, 맛집, 걸어야 하는 걸이, 그리고 시간에 교통편까지 너무 잘 알려주고 있어 책 한권을 손들고 떠나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가지 않으면 길은 사라지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길이 사라지면 그 길에 스민 숱한 이야기와 삶의 애환도 함께 지원진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길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나니 길속에 스민 모든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떠나고 싶었다.

제주도 올레길?
제주도 사람들도 잊고 있던 올레를 부활시킨 이는 지금 제주올레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명숙 씨다. 그는 화려한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자발적 백수를 선언하고 돌연 산티아고 순례에 나선다. 성 야고보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걸었다는 800킬로미터의 순례길을 걸으며 그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제주를 떠올렸다. 그리고 순례길에서 만난 영국인 여자에게서 화두를 받는다.

“우리가 받은 이 행복을 모두에게 돌려줘야 한다. 나는 영국으로 돌아가 나만의 까미노(길)를 만들테니, 당신도 돌아가서 당신의 까미노를 만들어라.”
p.68

이 말을 듣고 서명숙씨는 뜻을 같이한 사람들과 제주의 올레길을 부활시켰고 이제는 제주도여행중에 이 올레길은 한 코스쯤은 다 걸어보는 관광명소가 된 걸로 알고 있다. 얼마전 이 제주 올레길을 소개되는 여행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는데 내가 다시 제주도를 가게 된다면 꼭 걸어보고 싶은 길중에 한 코스이다.

순천 조계산 굴목이재 꽃절을 찾아서
신록이 깊어지는 오월에도 선암사의 꽃물결은 끝나지 않는다. 철쭉은 녹음 속에 핏빛으로 빛나고 대웅보전 뒤에는 불심처럼 영산홍이 붉다. 수국은 선방 담장에 기대어 연둣빛 꽃망울을 수북하게 터뜨린다. 선암사에는 진즉에 진 벚꽃도 때늦게 함박눈처럼 쏟아지곤 한다. 그래서 선암사는 ‘꽃절’이다.
p252


순천의 조계산은 여행길에 잠깐 들렸던 곳인데 이토록 아름다운 길을 찾지 못하고 절만 덜렁 구경하고 왔는지 모르겠다. 책에서 소개되는 이 길을 보고 꼭 다시 찾아가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뿐 아니라 소개되는 23개의 모든 길을 찾아가 걸어보고 싶다.

평소에도 걷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좋은 길을 보면 꼭 다시 걸어보곤 하기도 했다. 서울 곳곳에서도 사실 좋은 길을 너무 많아 좋았는데 이 책을 보고선 병이 날 것처럼 떠나고 싶어졌다. 그리고 책속에 소개되는 이 많은 길들을 걸어보고 싶었다.
길은 아무도 걸어가지 않으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점점 길을 찾지도 않고 찾을 이유도 없어 언제가는 이 아름다운 길들이 사라질까 두려워서 지금 당장에라도 찾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새롭고 목표가 생겨났다. 죽기 전에 이 책에 소개되는 모든 길들을 걸어보고 죽는 것이다. 목표가 생겨날 만큼 아름다운 한국의 길이 소개가 되어있다. 이 책을 보지 못했다면 정말 꼭 추천을 해 주고 싶다. 외국의 좋은 곳과 명소도 많으며 유명한 관광지도 많고 좋겠지만 멀리 알려지지 않고 소소한 한국의 길이지만 운치가 있고 조상의 애환이 담겨있으며, 우리의 어머니가 그리고 아버지가 걸어다녔던 한국의 길을 먼저 걸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