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걷다

꿈을 걷다 - 2009 경계문학 베스트 컬렉션 ㅣ Nobless Club 11
김정률 외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3월

경계문학 솔직히 한번도 들어 본적이 없는 생소한 장르였고, 무엇보다 너무 궁금해서 더욱더 눈길을 갖고 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13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꿈을 걷다.
사실 이 책을 통해 경계문학을 검새해 보았고, 많은 설명은 찾지 못했지만 경계문학은 판타지와 무협소설이다. 사실 무협소설쪽 많이 읽어보지 못했지만 판타지라면 굉장히 즐겨 읽는 장르라서 매우 좋았다.

소설 하나하나가 굉장히 색다른 소재로 흥미를 주어, 아주 재미있게 읽어 내렸던 책이다.
베스트 컬렉션이라는 타이틀이 말해주듯이 12명의 작가 모두의 글이 색달라 너무 좋았고, 난 작가의 고유 스타일을 조금은 지루해하는 편인데 이렇게 한권의 책에서 12명의 각기 다른 작가을 만날 수 있어 기쁨이 2배가 되는 책이었다.

사실 처음 책을 받고,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매일 출퇴근 시간 전철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할애하는 편인데...
책이 너무 두꺼워 가방에 넣어 다니기에는 조금 부담이었다. 그래서 매일 한편씩 저녁시간을 활용해 읽어가기 시작했는데, 매일 다른 책을 읽어가는 느낌이어서 단편집만의 독특한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12명의 작가 쓴 13편의 소설 모두 재미있었지만 그중에서 몇편 소개하자면

첫 번째 작품은 진산작가의 <두왕자와 시인이야기>

한나라에 쌍둥이 왕자가 태어납니다. 첫 번째 왕자의 이름은 커스, 둘째는 블레스
첫째 커스는 세상의 모든 불행을 다 가지고 태어난 아들이고, 둘째는 세상의 모든 축복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 아들 이둘이 15세가 되어 성인식을 위해 떠나는 여행길에서 첫째 커스의 암살을 사주받은 음류시인과 함께 동행하여 겪는 일들과 왜 나라의 왕권을 누리는 사람이 모두가 부러워하고, 왕의 계승자로 뽑는 블레스가 아닌 누가봐도 볼품없는 커스를 암살해 달라 청탁했는지의 이유를 찾아가는 여행길의 이야기이다.

“축복은 홀로 축복받은 것이 아니고, 저주는 홀로 저주받은 것이 아니었지요? 저주가 있기에 축복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두 왕자에게 이런 운명을 준 것이 바로 커스와 늘 함께 있었던 네 번째 여행자, 인간이 아니라 불멸의 용인 당신이었지요?”
- 그렇다. 시인이여, 영리하구나.
“어째서 축복과 저주를 한 쌍으로 만드신 것입니까?”
- 나는 균형을 사랑한다. 시인이여, 왕은 왕자의 탄생을 앞두고 지나치게 많은 신에게 축복을 간구했다. 블레스는 흘러넘친 축복으로 인해 오히려 병들 운명이었다. 나는 커스를 통해 그 균형을 잡아주었다.
p.355

 

두 번째 작품은 하지은 작가의 <앵무새는 단지 배가 고팠을 뿐이다>

왕이 애지중지하던 진주를 삼켜버린 앵무새... 그러나 여지껏 아무도 진주의 숨겨진 마법을 몰랐으나 앵무새가 삼켜버림으로써 비로서 그 마법을 알게 된다. 그 마법은 바로 사람을 영원히 행복한 꿈을 꾸게 만들어주는 마법... 왕은 소중한 진주를 되찾기 위해 가진 수를 다 쓰지만 앵무새를 보기도 전에 마법에 걸려 본인 닭, 개, 소로 변해버린다. 특명을 가지고 재무대신이 그 진주를 되찾기위해 벌이는 헤프닝...
앵무새는 단지 배가 고파서 진주를 먹었을 뿐 그 외 아무런 이유도 없었다.
굉장히 재미있었지만, 그 내용 또한 많은 의미를 줘서 짧은 단편이지만 매우 집중해서 읽었다.

  

“여기 있습니다. 폐하. 그러나 충언으로서 고하건대 이 사악한 보물은 폐기하소서.”
“음? 어째서? 비록 이처럼 큰 곤란을 겪었으나 덕분에 보물의 힘을 알게 되었지 아니한가. 거대한 환상과 꿈이라니.”
재무대신의 손에서 진주는 분노한 듯 부르르 떨었다. 그것을 내려다보며 재무대신은 나직이 대답했다.“소인의 얕은 생각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폐하, 꿈이란 사람 스스로 꾸는 것입니다. 결코 다른 것이 대신 꾸어 주지도, 이루어 주지도 못합니다.”

이 외에도 확률을 앞당겨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모래시계의 이야기 <인카운터> 등 다양한 소재와 재미있는 글로 한권의 책으로 무려 내게 13권의 책을 선물해준 책이다.

제목처럼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나는 꿈을 걷고 있는듯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