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티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살면서 알게모르게 저지르는 경범죄...
어느날엔 내가 저지른것이 범죄인지 아닌지도 인식도 못한 채 그냥 조금 부끄러운 실수쯤으로 치부하고 넘겨버리는 수많은 일들...
나 또한 초등학교 시절 작가처럼 슈퍼마켓에서 초콜릿을 훔친적이 있다. 이건 분명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어린시절 무용담처럼 친구들에게 얘기하는 그런 무의식속의 경범죄를 너무 잘 다뤄준 열편의 단편소설들 묶어놓은 책이다.

<백년사랑>

자신도 지하철 부정승차를 하면서 애인의 뇨상방뇨를 보고 실망하는 여자의 이야기...
백년의 사랑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흔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내가 쉽게 저지르는 경범죄는 사소한 실수에 비롯된 결과이지만 남이 길거리에 휴지를 버린다든가? 대중이 많은 곳에서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뭐 저런 몰상식한 인가이 있냐며 흉을 본다. 정작 본인 또한 똑같은 실수와 무수히 많은 경범죄를 저지르면서 말이다.

너와 나의 백년의 사랑, 운명의 사랑 말이다.
나는 네가 내 앞에서 코를 풀고 이를 간다고 해도 네가 싫어지거나 하지는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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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순진하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못하고, 선량하지도 않다. 다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학 있을 뿐이다.
있는 힘껏 하고 있을 뿐이다.


<마마돈크라이>

엄마가 연예인에 빠져 딸아이가 아르바이트해서 모아놓은 돈을 가지고 외빅을 했다. 그러더니 어느날에는 집안에 있는 값비싼 물건을 전당포에 맡겨버리고 엄마가 가출을 해버렸다.
이 모든게 요즘 엄마가 빠져있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가위해 한일...

“저기, 미키.”
“응?”
“엄마가 왜 이렇게 우메사마의 팬이 되었는지 알아?”
“글세”
“그게 말이지. 악수하고 싶어서야.”
“뭐라고?”
“남자가 내 손을 잡아준게, 거의 10년 만이었거든.”


어처구니 없는 말같지만... 외롭움 그렇다.
가정속에서의 외로움...
가끔씩 어머니가 방에 혼자 코미디프로를 보면서도 웃지 않고 우두커니 앉아있기만 할때가 있다. 외로워 보이는 등을 보면서도 무심코 그냥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가 벌릴때가 많았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하고, 따스한 손길이 어머니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종종 잊어버리는 것이다.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한 것이다.
 

소재가 너무 사소한 것들로 이루워져 있지만 누구나 한번씩은 저지른 범죄의 소재를 가지고 있으며, 내 주변에서 한 번쯤은 모두가 경험해 보았을 주제들로 구성되어있다.
나는 되지만, 남들이 하면 안되는 사소한 실수들과 자그마한 범죄...
이 일상적인 소재가 가져다준 충격...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을 따뜻하게 하기도 하고, 나를 부끄럽게 만들기도 했으며, 내 얼굴에 작은 미소를 만들어 주기도 했으며, 가슴이 뭉쿨해져 내 주변을 되돌아 보기도 했다.
이 책으로 인해 내 주변의 가족을 다시한번 보게 되었고, 친구들을 다시 둘러봤으며, 내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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