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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 - 엄윤숙 아포리즘
엄윤숙 지음 / 책구경 / 2018년 6월
평점 :
축구와 이동국 선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에 더욱 관심이 생겼다. 이동국 선수는 TV에서 대박이 아빠로 자상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축구장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과는 달리 가정에서도 다정다감한 가장으로서의 모습이 좋게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축구에 관심이 있고 자연스럽게 이동국 선수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그의 삶의 궤적을 오랫동안 관찰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를 생각하면 ‘최연소 월드컵 출전’ 기록을 가진 선수이자 이제는 나이가 들어 마흔의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현역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시절부터 혹사당하고 불운의 아이콘, 비운의 스타였다. 그래서 이동국이 안타까웠지만 그는 쓰러지지 않고 성공과 실패라는 단순한 틀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다. 성공 후에도 삶은 이어진다는 것, 실패 후에도 기필코 써내려가야만 한다는 것을 삶으로 몸소 보여준 선수였다.
이 책은 이동국에 대한 오마주이고 그의 삶을 읽어 내려가는 아포리즘 형식의 글이다.
책에는 "젊음, 패기, 가능성, 천재, 롱런, 존중, 상처, 믿음, 관계, 거절, 설렘, 아쉬움, 흔들림, 가족, 기억, 자기관리, 체력, 실력, 슈퍼맨, 외로움, 팬, 노장, 성장, 겸손..."등의 33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긴 이야기가 아니라 짧은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새겨들을 좋은 말들이 많았다.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그의 발자취를 보여주면서 33가지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젊음은 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미리 실망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 다 다 해보지도 않았는데 미리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p.18)
“가능성은 남이 나에게 더 빨리 더 많이 해 보이라는 다그침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함부로 한계를 긋지도 말고 함부로 욕심 부리지도 말라고 당부하는 다잡음의 말이다.(p.25)
“상처는 다쳐 터진 곳에 다시 돋아난 살점이다. 때문에 상처는 누구보다 열렬히 살아냈다는 불멸의 증거이다.”(p.47)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서 본받을 점이 많았다고 느꼈다. 치열함과 처절함 속에서 당당함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던 대한민국의 축구선수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천재는 많고 많았다. 그러나 찬란한 성공 뒤에도 비참한 실패 뒤에도 기필코 ‘자신의 삶’을 살아낸 천재는 드물었다.”는 구절이 이동국 선수를 잘 대변해주는 말이라고 생각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