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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놓다 - 길 위의 러브 레터
전여옥 지음 / 독서광 / 2017년 6월
평점 :
이 책의 저자인 전여옥님을 생각하면 TV에서 자주 뵈었던 분으로, 동경 특파원을 비롯하여 정치에도 입문해서 대변인, 국회의원을 지낸 분이라고 먼저 떠오른다. 그 분이 이번에는 ‘길 위의 러브 레터’라는 글로 독자들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권력의 민낯을 보았다고 고백하면서 여행을 통해 사사로운 세상의 고정관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여행할 때 필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니라 걷기 위해 필요한 ‘편한 신발’ 한 켤레면 족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여러 나라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본 도쿄, 중국 리장, 홍콩, 방콕,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미국, 터키, 프랑스에 이르는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도쿄의 아카사카에서 만난 술집 여주인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 긴자 레스토랑에서 만난 프랑스 남자에게 작업당한 이야기, 홍콩 취재를 할 때 만난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비즈니스 맨의 저녁대접 등등... 그녀가 만난 각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저자는 여행자로 사는 순간이야말로 익명성이 보장된 절정의 순간이며, 낯선 곳에 있는 순간이야말로 나 자신조차도 내려놓을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사람들 마다 여행을 하는 이유가 다르겠지만, 나 역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낯선 곳에서 오롯이 자유로울 수 있는 여유...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은 여행이었고, 그 여행은 길을 떠난 여행이기도 했고 삶 자체의 긴 여행이기도 했다고 말한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꼭 맞는 신발 한 켤레라고 말하는 그녀의 말이 책을 읽고 난 후에도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