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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 2017 개정신판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평점 :
국가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유시민의 답
국가에 대해 의미있는 질문을 했던 사상가와 그 사상들에 대해 정리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 국가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분석했다.
1장: 합법적 폭력
먼저 국가의 특징을 살펴보자. 국가란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폭력을 동원할 수 있는 단체이다. 국가의 방향은 이 힘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장에서는 국가주의 국가관에 대해 설명한다. 국가의 존재목적은 내부의 혼란과 외부의 위협을 막는 것이며, 그러므로 국가의 힘은 이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에게 강제로 물리력을 사용하는 일도 허용된다. 통치권자의 힘은 시민 모두의 힘의 합보다 강하다. 나치 독일을 비롯한 독재국가, 우리나라의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등이 추구했던 국가 이념이며, 실제 현재 우리나라 보수정당의 사상의 기반이다. 우리나라는 외부의 위협을 북한으로, 내부의 혼란은 이를 추종하는 것으로 규정하며, 이를 위한 법으로 국가보안법이 있다.
2장: 공공재 공급자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최대화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인간사회에서는 누구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 뿐이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는 법으로 각 개인이나 집단의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한다. 예를 들어 도둑질이나 살인은 개인의 자유로운 행동으로 보장받지 못하는데, 이들은 타인의 자유 (재산권과 생명권)를 침해하기 때문이다. 법치주의는 흔히 법을 우선하는 주의로 잘못 알고 있지만, 사실 권력자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사상의 기반이다.
나아가서, 국가는 공공재 제공의 의무를 갖는다. 공공재란 개인의 자유에만 맡기면 만들어지지 않지만 사회에 필수적인 재화, 예를 들어 가로등, 등대, 고속도로 등이다.
3장: 계급지배의 도구
마르크스 이론의 설명. 마르크스는 국가가 지배계급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보고, 마지막에는 피지배계급인 노동자 (플로레타리아)가 단결하여 지배계급을 몰아내고 권력을 차지할 것으로 보았다. 역사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갈등의 역사인데, 피지배계급이 지배계급이 되니 여기에서 역사는 끝난다. 하지만 이념체계일 뿐 구체적인 실천방안등이 나와있지 않아 현실감이 없다.
4장: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
지배자의 덕목에 대한 논쟁. 플라톤은 민주주의때문에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잃었고, 이때문에 민주주의는 중우정치 (우매한 군중들의 정치)로 흐르게 되므로 철학적으로 완성된 철인이 국가를 지배해야된다고 보았다. 맹자는 덕을 갖춘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보았다. 트라시마코스는 정의는 결국 강자의 이익이라고 보았다. 현재의 민주주의는 중우정치로 흐를 확률을 늘 내포하고 있지만, 우매한 결정을 우리가 다시 뒤집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는 최대 선을 추구하는 정치체제가 아니라 최대 악을 막는 정치체제이다.
5장: 애국심은 고귀한 감정인가
애국심에 대한 3가지 관점. 피히테는 각 개인은 죽지만 민족은 영원하고, 그러므로 애국심은 필수적이며, 국가가 이를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애국신민을 길러내야한다고 보았다. 이는 독일 나치정권, 우리나라 박정희 정권 등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다. 톨스토이는 애국심은 결국 자기 나라만을 사랑하고 다른 나라를 배척하는 감정이므로 사악하며, 인간은 모두가 형제라는 것을 인식해야만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종교에 귀의해야 한다고 보았다. 르낭은 집단에 귀속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보편 감정이므로, 이를 배척하지 말고 다만 집단이 공공의 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보았다.
거칠게 요약하면, 만약 피히테와 톨스토이와 르낭이 우리나라에 태어났다면, 피히테는 한국인으로, 톨스토이는 지구인으로, 르낭은 아시아인 (혹은 어떤 사상을 추구하는 평화적 집단. 예를 들면 환경운동가) 등으로 살아갔을 것이다.
6장: 혁명이냐 개량이냐
국가는 이상적일 수만은 없으므로,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싶어한다. 그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혁명, 하나는 점진적 개량이다.
사상가들이 이 두가지를 나누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혁명은 점진적 개량이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에서만 발생하므로 이를 칼로 자르듯 나누는 것은 온당치 않다. 또한 혁명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도 않았다. 인간은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7장: 진보정치란 무엇인가
베블런은 인간은 모두 보수적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진보라는 것은 현재 나를 지배하고 있는 생각이나 사상을 떨쳐내는 것인데, 이는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며, 이는 상당히 피로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나 보수는 최상류층과 최하층, 진보는 중산층이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최상류층은 지금 나라가 당연히 맘에 들기 때문에 보수가 된다. 반면 최하층은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보수가 된다. 진보라는건 뭔가 바뀐다는 건데, 바뀐 나라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중산층은 살만하고, 그래서 정신적 여유도 있기 때문에 진보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진보는 매우 좁게 보면 자본주의의 극복이다. 하지만 진보라는 용어 자체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유시민은 현재 가장 진보한 국가체제로 복지국가를 든다. 국가를 4단계로 나누면, 내부의 혼란과 외부의 위협에 대항하는 안보국가, 경제적 빈곤을 해결해주는 발전국가,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국가, 예측할 수 있거나 없는 각종 위협으로부터 개인을 지켜주는 복지국가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민주국가와 복지국가의 사이에 있다고 본다.
8장: 국가의 도덕적 이상은 무엇인가
개인은 도덕적 이상을 추구할 수 있지만, 국가는 그러기 쉽지 않다. 국가가 추구해야 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는 확실한 정의를 내릴 수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사회와 시민의 발전을 국가가 수용하기 위해, 국가는 전체주의를 막고 각 개인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할 것이다.
9장: 정치인은 어떤 도덕법을 따라야 하는가
개인의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정치인을 빼면, 정치인은 두 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정치인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이 만드는 결과에 책임을 지는 정치인이다. 이는 정치에 대한 두 가지 태도로 나뉜다.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정치는 정치로서 최대 선을 행하려고 한다. 반면 결과에 책임을 지는 정치는 최대 악을 막는 방향으로 움직이려 한다.
노태우 정부는 두 진보세력, 김대중과 김영삼이 분열하여 만들어졌다. 이는 신념에 따라 행동하여 최악의 결과를 불러온 사례이다. 직업 정치인이 아니라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아가도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무릇 직업 정치인은 신념을 고집했을 때 불러오는 최악의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