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 주식 - 최고의 주식을 고르는 단 하나의 길
크리스토퍼 마이어 지음, 송선재 옮김 / 워터베어프레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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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크리스토퍼 메이어

역자: 송선재 (와이민)
출간일: 2019.07.02.
출판사: 워터베어프레스

이번에 소개드릴 책은 100배 주식입니다. 서평이다보니, 내용의 요약보다는 전체적으로 책에서 전달하고 싶은 바를 나름의 사견을 더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100배 주식에 관한 책이니, 당연히 책은 100배 주식 고르는 법을 여러가지 각도로 접근합니다. 사실 많은 주식 책들이 종목 선정에 관련된 내용이 주가 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주식을 고른 후의 행동도 알려줍니다. 고른 후의 행동은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먼저 주식을 골라봅시다.

첫째, 100배 주식 고르기 입니다. 이건 상당히 상식적인 선에서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이해하기 쉬워 보입니다. 어떤 주식이 100배씩 오르려면, 지금은 싸고 나중엔 아주 많이 비싸져야 합니다. 이를 주식시장의 용어로 풀면, 'PER이 낮고 (지금은 싸고)' 'ROE가 장기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나중에 많이 비싸질)' 종목을 가려야 합니다. 

PER가 낮은거야 수치로 보이니 바로 알 수 있지만, ROE가 장기적으로 높을 것인가는 사실 예측이 힘듭니다. 이것은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 가능합니다. 첫째는 비즈니스 모델(BM)입니다. 하지만 지금 BM이 좋더라도 앞으로도 몇년씩이나 좋을 것을 예상하기는 힘들죠. 그러니 지금의 BM이 성장동력이 떨어지기 전에 신사업을 꾸준히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둘째로 중요한 것은 BM을 결정하는 사람, 즉 훌륭한 지도자 (경영자)입니다. 100배씩 성장하는 것은 시간이 (대개는) 아주아주 오래 걸리는 일이므로, 회사의 먼 미래를 함께 하려는 지도자, 즉 대주주가 경영을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건 우리나라의 사례를 봐도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100배 주식 하면 많이들 떠올릴 수 있는 기업들, 즉 삼성전자 / 현대자동차 / 롯데칠성 등등은 다 전문경영인이 아닌 총수일가가 지배합니다. 기업의 장기적 플랜을 짜기 위해선 때로 단기 이익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을텐데,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는 이게 힘들겠죠. 

하지만 주의할 것은, 그렇다고 대주주가 경영을 하는 체제가 꼭 좋다고는 볼수 없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예로, 대주주 경영은 개인의 독단적 결정이 회사의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로 따지면 독재국가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1970~1980년대 우리나라와 북한은 같은 독재체제였지만,우리나라는 산업발전의 기틀을 닦은 반면 북한은 거지꼴로 가는 초석을 닦았죠. 게다가 만약 대주주 경영자가 능력이 있더라도, 회사의 성장보다 자신의 뒷주머니를 우선하면 그 뛰어난 능력으로 회사의 자산을 빼먹을수도 있습니다. 심심찮게 터지는 자회사로의 일감 몰아주기 등이 그런 예시죠. 그래서 책에서는 대주주의 경영뿐 아니라, 그 대주주가 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것을 강조합니다. 특히나 책에서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강조합니다. (다만,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사주 소각은 주가가 회사의 내재가치 이하일 때만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일이지만, 미국의 경우 자사주 소각이 스톡옵션을 받기로 예정되어 있는 전문경영인에 의해 자신이 수령할 주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이 때는 주식이 내재가치 이하가 아님에도 매입 후 소각을 하게 되니 원래 주주의 이익을 오히려 훼손하죠. 하지만 대주주가 경영을 하는 회사에서는 이런 걱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여튼 여차저차 해서 이런 주식 후보를 찾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책에서 말하는 정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분산해서 삽니다. 그리곤 안 팔면 됩니다. 되게 쉽죠. 하지만 주식을 해본 분은 다들 알겁니다. 안파는게 얼마나 어려운건지.

100배 주식은 달성되는 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립니다. 10년 안에 되면 짧은 편이고, 대개는 10년을 훌쩍 넘겨 100배 주식이 되곤 합니다. 만약 2004년 11월에서 2019년 11월까지 15년 정도 걸려 100배가 된 주식이 우리나라에 있다고 합시다 (실제 책에서 뒷장에 우리나라의 100배주식 목록을 보여줍니다. 깜짝 놀랄 정도로 많습니다.). 이 주식이 연 36%의 성장을 보여줘야 되는 것을 감안하면 15년도 결코 짧다고 볼 수 없습니다. 2004년 11월에 이 주식을 샀다고 가정합니다. 이제 이 투자자는 2008년 금융위기, 10년간의 박스피, 두 번의 대선, 한 번의 탄핵, 그리고 최근의 미중무역갈등과 한일무역갈등 을 무시하고 15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쯤 되면 안 파는건 아무것도 안하는것보다는 굉장히 애를 써야 되는 일에 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한 10개 샀다면, 그중에 한두 개만 100배가 되도 됩니다. 그러니 100배 주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단 사고 잊어버려야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100배 주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치상황과 경제상황을 무시해야 된다고 얘기합니다.

마무리입니다. 마무리로 요약을 해보려 합니다만, 이 책의 요약본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버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높은 ROE와 해자를 가지며 (현재 BM이 좋으며) 경영자가 회사와 주주가치를 내 몸처럼 생각하는 (장래 BM도 좋은) 회사를 적당히 작은 시총에 (저PER에) 사라. 그리고는 뉴스를 보지 말고 생업에 종사하라.'

그리고 두 번째 버전입니다.
'어떤 규칙이나 공식이 생각하는 것을 돕기보다 그것을 대체하면 매우 위험하다. 그럴 경우, 그 규칙이나 공식을 버려라 - 토머스 펠프스'

100배 주식을 사는 법칙이 있다면 다들 그 법칙을 따를 테고, 그 법칙에 해당하는 주식은 가격이 올라가 버리겠죠. 그럼 더 이상 법칙은 효과가 없어질 겁니다. 100배 주식 찾기는 어쩌면, 100배 주식에는 공식따위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이건 100배 주식뿐이 아닌, 소위 주식의 미래를 맞춘다고 주장하는 모두에게 해당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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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수익 20% - 불확실한 시대의 가장 확실한 주식투자 전략
이재웅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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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절대수익 20%

저자: 이재웅
출간일: 2019.10.28
출판사: 한빛비즈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절대수익 20%입니다. 저자는 이재웅 씨입니다. 

한국인 저자라는게 우선 반갑네요. 주식하려면 꼭 읽어야하는 소위 '필독서'들을 보면 외국 저자가 많습니다. 피터린치 라던지, 앙드레 코스톨라니 라던지, 워런 버핏이라던지... 물론 그분들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투자사례를 보면 기업명이 익숙하지 않다보니 체감이 덜 되기도 합니다. 반면에 국내 저자가 쓴 책들은 사례가 친숙하다보니 더 잘 와닿습니다. 이 책에도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간접광고를 진행해서 주가가 크게 상승한 기업이 나옵니다. 해당 드라마가 얼마나 이슈가 됐는지 아는 입장에서 봐야만 느낄 수 있는 사례죠. 덕분에 외국 저작물에 비해 전체적으로 책이 친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저자분의 수익률을 체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저자는 5년간 연수익 25.6%를 달성했습니다. 절대수익 20%라더니, 겸손이었군요. 실제로는 25.6%입니다.

전 이 책이 다른책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크게 두가지 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수익을 타게팅하는 기간이 중기 (수개월~1년)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례가 굉장히 구체적이라, 바로 써먹을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먼저 기간의 이슈입니다. 저도 들은 얘기지만, 주식투자는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가치투자입니다. 이들은 주식을 사는 것을 실제 회사의 일부를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회사가 시장에 내재가치보다 싸게 나오면 사고, 가격이 내재가치에 수렴할때까지 기다립니다.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믿음은 '주식의 가격은 언젠가 그 회사의 내재가치에 수렴한다'입니다. 반대쪽에 있는 방식은 모멘텀투자 입니다. 이들은 주식을 사봤자 내가 경영권에 참여할 것도 아니니, 주식은 회사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주식이 어떠한 이유로든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면 그 방향에 편승해서 수익을 내면 되는 것이죠. 각 방식의 특징을 본다면, 가치투자자는 기업의 내재가치에 주목하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거래량 등)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이게 됩니다. 심지어 기업과 관련된 뉴스도 내재가치를 크게 변동시킬만한 뉴스가 아니면 관심을 안 가지죠. 반면 모멘텀 투자자는 기업보다는 다른 투자자들의 심리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도와 그 관심도를 결정하는 기업관련 뉴스에 크게 반응합니다. 

이 책에서 지향하는 투자는 그 가운데쯤이 아닌가 합니다. 저자는 먼저 바닥을 기는 종목, 즉 온갖 악재가 반영되어 더이상 떨어질래야 떨어질수 없는 종목에 우선 관심을 가집니다 (가치투자식 접근법). 그리고 다음으로, 해당 기업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업황이라던지 이슈 등에 관심을 가집니다 (모멘텀투자식 접근법). 우선 저자가 LG전자에 투자한 경험이 나오는데, 이때 근거는 '핸드폰 사업의 적자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본 사업인 TV와 가전쪽은 꾸준히 선방하고 있다. 최근 인력 구조조정이 있었으니, 핸드폰 사업의 적자가 흑자로 돌아서기만 하면 재평가를 받을 것이다'가 그 근거였습니다. 한편 제이에스티 같은 경우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간접광고를 한 회사였는데,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송중기/송혜교 를 주연으로 썼고 작가도 김은숙이라는 스타작가라는 것을 들어 투자합니다. LG전자와 제이에스티 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먼저 이 회사가 현재 저평가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고 (가치투자식 접근), 이후 이 회사에 호재가 될 모멘텀이 무엇이 있는지 살피는 것입니다 (모멘텀투자식 접근). 또한 명확한 손절매의 기준도 있습니다. LG전자는 '핸드폰 사업부의 흑자전환과 인력 구조조정의 비용반영'입니다. 제이에스티 는 저자가 '시청률 8%'를 타깃했다고 나옵니다. 모멘텀 투자 방식을 일정 차용했지만, 주식의 방향을 보기보다는 확인될 수 있는 수치를 바탕으로 손절을 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이 책은 사례가 굉장히 구체적이라 써먹기 좋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텍 입니다. 해당 회사는 에어컨 관련 영업을 하는 회사라, 여름에는 주가가 오르고 겨울에는 주가가 빠지는 것이 수년간 반복되고 있습니다. 즉 겨울에 사서 여름에 팔면 수익이 납니다. 실제로 저자는 여름에 사서 겨울에 팔아 수익을 냈습니다. 그러고보니, 슬슬 겨울이군요.

재밌는 것은, 책에서 다른 블로그나 유튜브, 투자자 등을 많이 언급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블로그나 유튜브 추천이 차지하는 비중도 제법 됩니다. '가장 궁극의 지의 경지는 무지의 지다'라고 했던가요. 자신의 무지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배운다는 것, 그리고 그걸 넘어서 자신의 책에서도 다른 투자자들을 홍보한다는 것은, 선의의 의도를 넘어선저자의 일종의 철학, 즉 우리는 늘 배울 것이 있다는 태도를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만에 와닿는 실증사례가 많은 좋은 책을 보았습니다. 저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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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국의 미래 - 삼성전자, 인텔 그리고 새로운 승자들이 온다
정인성 지음 / 이레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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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코스피의 2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이닉스가 5%죠. 둘이 합치면 25% 입니다. 그러니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지수라 불리는 것이, 다소의 과장을 포함할지언정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니 반도체에 대한 이해는 대한민국의 투자자로서 직접 투자의 여부를 떠나 필수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를 보유한 투자자들도 반도체에 대한 이해도는 대게 낮은것이 현실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공부하기에 만만한 분야가 결코 아닙니다. 일단 용어가 생소하죠. 트랜지스터니 D램이니 낸드니 하는 용어들이, 해당 분야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상당한 진입장벽이 됩니다. 반면 주식 사기는 너무 쉽죠. HTS에서 클릭 한번이면 살 수 있으니까요. 아마 투자하신 많은 분들이 조금은 희미한 이유를 바탕으로 (잘은 모르지만 일단 4차 산업 혁명하면 반도체가 필수라고도 하고, 어쨌든 얘네 우리나라 대표회사고, 망할것 같지는 않고...) 많이들 투자하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부가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를 하면 어떤 사건이나 뉴스를 해석할 능력이 떨어지게 되죠. 예를 들어서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차이를 모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는 인텔에 크게 밀려...'등의 기사를 본다면, '뭐야 삼성이 메모리 최강 아니었어? 괜찮은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좀 더 피부에 와닿는 예로, 최근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습니다. 10년간 160조원을 투자한다고 합니다. 덜컥 겁이 납니다. 하지만 그 선언의 영향력을 정량적으로 판단하기가 좀 힘듭니다. 이 뉴스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과연 10년간 160조원을 투자하면 중국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이길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자면 삼성전자가 어떻게 해서 세계 메모리 시장을 지배하는 위치에 올라섰는지를 알아야 하며, 그 기술을 왜 다른 기업은 극복하지 못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모든 정보가 공유되면서, 정보 자체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반면 이 책에 있는 정보는 공개되었더라도 모두가 활용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아무래도 내용이 쉽지 않다보니 정보를 소화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죠. 이 책은 친절하진 않습니다. 저는 학부때 재료공학을 전공했는데, 그럼에도 읽으면서 쉽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소화한다면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집중해서 읽으면 결코 이해가 안 가는 수준은 아닙니다. 저자분이 나름의 비유를 통해서 최대한 전공자가 아닌 보통 사람의 언어로 풀어내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사실 이 책이 어렵게 느껴졌다면 서술방식의 문제라기보다는 책이 다루는 내용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오히려 저는 '어려운 내용인건 사실이지만 이보다 쉽게 쓰는건 불가능할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책의 1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어떻게 지금처럼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최강자가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2장에서는 인텔이 어떻게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정복했는지 나옵니다. 3장은 최근 반도체업계에서 발생한 독특한 사업형태인 펩리스와 파운드리를 설명합니다. 4장과 5장은 각 기업들의 직면한 과제를 설명하고, 6장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가능성에 대해 알려줍니다.

1장에서 5장은 책을 직접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업의 역사와 기술 등을 다루기 때문에 서평으로 정리하기에는 적절치가 않습니다. 하지만 6장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해서는 간단히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저자는 반도체 굴기에 상당히 회의적이고, 저도 책을 읽고나니 반도체 굴기에 대한 걱정은 많이 되지 않습니다. 10년간 160조라고 했는데, 삼성이 이미 1년에 10조 정도는 재투자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이야 이득이 나니 재투자가 되지만, 중국은 이득도 나지 않는 상황에서 그런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닐 겁니다. 게다가 중국과 삼성의 기술격차를 생각해보면 원가경쟁력이 최소 4~5배는 밀리는 것으로 나오는데다가,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만들어도 삼성전자보다 더 효율이 떨어지는 반도체를 만들게 됩니다. 물론 효율 떨어지는 반도체도 상관없는 IoT들이 있긴 있겠지만, 걔네는 마진도 떨어지고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도 매우 작죠. 모든게 예상대로 잘 풀려도 겨우 삼성전자에 비벼볼까 말까 한데, 심지어 요새 중국 자체의 사정도 지속적으로 그런 큰 투자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물음표가 따라옵니다. 책에 따르면,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굴기보다 더 무서운 건, 구글 등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기들이 쓸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 같습니다.

한줄 총평을 해보겠습니다.

'반도체에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필독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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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스톡스 - 3년에 10배 상승하는 대박 주식을 찾아라
켄 피셔 지음, 이건.김홍식 옮김, 신진오 감수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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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 켄 피셔
역자: 이건, 김홍식
출판사: 중앙북스
출간일: 2019.09.03

중고시장에서 10배 가격까지 거래됐다는 슈퍼스톡스 입니다. 개정판이 나온 기념으로 리뷰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의 최대 차별점은 기업의 가치 평가에 있어, 전통적으로 쓰는 지표인 PER이나 PBR 대신 PSR (주가 대비 매출액 비율)을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제시한 슈퍼스톡스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체 자금 조달을 통해서 약 15~20%의 장기평균성장률을 창출한다.

2. 5%가 넘는 장기 평균 세후순이익률을 창출한다.

3. PSR 0.75 이하에서 매수한다.


1번 조건은 '부채비율이 적고, ROE가 높은 기업'이라고 볼 수 있으니 이미 다른 책에서도 많이 강조된 부분이지요. 2번 조건은 세율이 나라마다 다른 만큼 그대로 받아들일 조건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 책을 다른 책과 구별짓는 핵심 조건은 3번, PSR 0.75 이하에서 매수가 되겠군요. 이런 조건을 따르면 슈퍼스톡의 후보, 즉 적게는 5년에 3배, 크게는 3년에 10배 성장하는 주식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5년에 3배나 3년에 10배 같은 단서는 큰 의미는 없는것 같습니다. 우리가 숫자체계로 10진법을 쓰니까 3년에 10배라고 했지, 만약 9진법을 썼다면 3년에 9배라고 했겠죠. 그냥 상징적인 목표를 적어놓은 것 같습니다. 다만 달성되는데 걸리는 기간을 3년 ~ 5년의 긴 기간으로 잡은 것을 보면, 모멘텀 투자가 아닌 가치투자에 가까운 방식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네요.

책에도 나오지만, PSR이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이 개념은 이미 음식점 등 가게를 거래할 때 쓰이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그럼 왜 PER이나 PBR보다 PSR을 강조했을까요. 나름 이해한 내용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장사가 잘 되는 삼겹살집이 있습니다. 이 집의 BM (비즈니스모델)은 벌집삼겹살입니다. 주인장의 칼솜씨가 좋아서 삼겹살에 벌집을 기가막히게 내거든요. 이 집은 연매출이 10억 정도 나옵니다. 그중 돼지고기 원가가 3억원, 종업원 임금이 3억원, 임대료 3억원 해서 남는 돈이 1억원이라고 합시다. 이 집이 10억에 매물이 나왔습니다. 그럼 이 집은 현재 PSR 1 (10억/10억), PER 10 (10억/1억) 입니다. 준수한 PER이죠.

그런데 이런.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터졌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아프니까 (오 라임...) 돼지고기 원가가 막 올라가요. 돼지고기가 3억 5천만원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 이 집은 남는돈이 5천만원 밖에 안됩니다. 만약 이 집이 여전히 10억에 매물이 나와있다면, PSR은 여전히 1이지만, PER은 20 (10억/5천만원)이 되었습니다. PER 20은 너무 비싸지 않습니까? 비싸니까 매물의 가격이 떨어집니다. 이 집 매물이 7억 5천만원까지 떨어졌다고 합시다. PER로는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지만 (7억5천만/5천만 = 15), PSR로는 0.75가 되었습니다. 슈퍼스톡의 조건입니다. 이제 이 집에 투자하면 되는겁니다. 

위 얘기의 첫번째 핵심은 이겁니다. PER은 이익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변수에 영향을 받습니다. 최저시급이 올라서 갑자기 임금이 올라도, 건물주가 갑자기 자기 꼴리는대로 임대료를 올려도, PER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BM 자체가 흔들리지 않는 한 유지됩니다. 돼지들이 아프든 임대료가 오르든 주인장은 삼겹살에 칼집을 낼 수 있거든요. 하지만 매출과 무관하게 PER이 낮아지니, 회사의 주가는 떨어지게 됩니다. 

위 얘기의 두번째 핵심은 이겁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문제였다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겁니다. 임금이 문제라면 종업원을 줄이든 아님 두명몫을 하는 종업원을 키우든 하겠죠 (다른 가게 종업원들도 임금이 올라갔을 테니, 가게 매출자체가 늘지도 모르죠). 임대료가 비상식적으로 올랐다면 옆의 상식적인 건물로 이사가면 됩니다. 물론 실제 기업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어폐가 있는 예시들이지만,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출을 올리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매출은 유지되는데 이익이 박살났다면, 박살난 이익의 회복은 어떻게든 매출올리기보다는 쉽게 이뤄집니다. 우리가 할 일은 PER 때문에 주가가 박살난 기업을 싸게 사서 기업이 다시 이익구조를 개선할때까지 기다리면 되는겁니다.

책에는 PRR(주당 연구비 지출 비율)이라는 다른 재밌는 지표도 나옵니다. 책에서는 PRR이 5~10의 범위내에 있는 주식을 고르라고 되어 있습니다. 보통 지표는 종류에 따라 (PER이나 PBR처럼) 낮으면 낮을수록, 혹은 (ROE나 ROA처럼)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고 여기는데, 무슨 지표이길래 특정 범위내에 들어가는 기업을 고르라는 걸까요. 배경은 이렇습니다. '어차피 연구개발비는 너무 많이써도 의미없다'라는 겁니다. 기업 연구라는게 사실 거기서 거기라는 거죠. 하지만 너무 안쓰면 미래성장동력이 약하겠죠. 저자의 판단에 PRR 5~10은 '적정수준의 성장을 달성하기에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수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PRR이라는 지표가 기업의 소속된 산업분야, 최근 경쟁기업의 환경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 5~10이라는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조심스럽네요.

그럼 결론입니다.

'좋은 책이다. 사서 보시라'

이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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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에서는 대선이 있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일관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도날드 트럼프'의 손을 들어주었다. 여론조사는 왜 틀렸을까? 미국인들은 왜 여론조사에 클린턴이라고 답변해 놓고서는 트럼프를 찍었을까? 

사회과학자들은 인간을 알아내기 위해 긴 세월에 걸쳐 노력해왔다. 그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설문조사'였다. 하지만 설문조사를 통해 인간을 알아내려면 한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그건 답변자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간이 설문조사에서 (물론 일상에서도)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설문조사 속 인간은 실제 인간보다 인종차별적이지 않고, 투표에 적극적이며, 모교에 기부를 하는 경향이 있다. 여론조사가 트럼프를 지목하지 않았던 이유는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말에 '내심' 환호했으나, 그 환호는 철저하게 자신만 알고 끝났다. 심지어 익명으로 진행되는 여론조사에서마저도 말이다. 이런 설문조사의 오류는 그 조사가 사적인 영역일수록 더 심하다. 대부분 설문조사의 목적은 사적인 영역의 탐구임을 고려하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설문조사로 낸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여성들은 1년간 콘돔을 11억개 사용한다. 반면 미국의 남성은 1년간 콘돔을 16억개 사용한다. 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 정답은 둘 다다. 실제 미국의 콘돔 사용량은 1년에 6억개다. 즉, 여성은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섹스를 실제보다 2배 부풀렸다. 남자는 3배다. 어떤 남자가 술자리에서 자기가 했던 섹스에 대해 말하고 있는가? 그냥 무시하면 된다. 어차피 거짓말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인간이 유일하게 솔직해지는 공간이 있다. 그건 바로 '인터넷'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역사적인 날, 구글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보다 더 높은 검색빈도를 보인 것은 '깜둥이 대통령 (negro president)'였다. 그리고 그 날은 백인 우월주의 사이트의 가입자수가 평소의 10배를 기록한 날이기도 하다. TV에서 '오바마의 당선과 인종차별의 종식'을 외치던 그 순간, 구글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상의 진실은 TV보다는 구글에 가까웠다. 그 진실은 8년의 세월을 기다려 트럼프를 당선시켰다.

구글 검색은 우리의 통념과 반대되는 몇몇 진실들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SNS에서 남편과 연결되는 키워드는 '일'과 '요리'이다. SNS로 세상을 들여다본다면, 세상의 남편은 죄다 '일'을 열심히 하고, 남는 시간에는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해준다. 반면, 구글에서 '제 남편이 ...에요'에서 ...를 완성하는 자동 검색어 완성은 1위가 '섹스를 안 해요'이다. 2위는 '바람난 것 같아요'이다. SNS는 달콤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인터넷은 남자 중 게이의 비율에 관해서도 실마리를 제공한다. 사실 게이의 비율은 많은 성의학자의 관심사였다. 이들은 각종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비율이 약 2%가 아닐까 하는 추정을 해왔다. 하지만 인터넷이 알려주는 정답은 보다 수많은 사람을 바탕으로 하며, 심지어 더 직관적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포르노 사이트 접속자인 남자 중 게이 포르노를 검색하는 사람의 비율을 확인해보면 된다. 결과는 게이가 약 5% 정도로 추정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물론 이는 양성애자나 이성애자 중 취미로 게이 포르노를 보는 사람을 걸러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게이의 비율이 5%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또 다른 단서는 페이스북이다. 통계에 따르면, 어떤 도시에서 남자이면서도 남자를 좋아한다고 표시한 비율은 그 도시의 동성애 찬성자 비율이 20% 늘 때마다 1.5배 증가한다 (실제 게이가 증가한다기보다는, 그만큼 자신의 성 정체성을 더 솔직히 드러낸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만약 도시의 동성애 찬성자 비율이 100%인 가상의 도시를 생각해보면, 남자이면서 남자를 좋아한다고 표시하는 비율은 5%가 된다. 

구글 트렌드로서 대표되는 빅 데이터는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보다 때로는 참혹하고 때로는 직관에 어긋나는 결과들을 알려준다. ...를 죽이고 싶은데 정상인가요 에서 빈칸을 채우는 가장 높은 빈도는 '가족'이다. 인기있는 폭력적인 영화가 개봉하면 오히려 범죄율이 줄어든다 (추정컨데, 그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느라 술자리를 가지지 않게 되고, 줄어든 음주 비율로 인해 폭력사태가 적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원인이 맞든 맞지 않든, 확실한 건 폭력적인 영화는 오히려 범죄를 줄인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 통념이 얼마나 불확실한가에 대한 실마리를 잡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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