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스톡스 - 3년에 10배 상승하는 대박 주식을 찾아라
켄 피셔 지음, 이건.김홍식 옮김, 신진오 감수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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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 켄 피셔
역자: 이건, 김홍식
출판사: 중앙북스
출간일: 2019.09.03

중고시장에서 10배 가격까지 거래됐다는 슈퍼스톡스 입니다. 개정판이 나온 기념으로 리뷰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의 최대 차별점은 기업의 가치 평가에 있어, 전통적으로 쓰는 지표인 PER이나 PBR 대신 PSR (주가 대비 매출액 비율)을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제시한 슈퍼스톡스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체 자금 조달을 통해서 약 15~20%의 장기평균성장률을 창출한다.

2. 5%가 넘는 장기 평균 세후순이익률을 창출한다.

3. PSR 0.75 이하에서 매수한다.


1번 조건은 '부채비율이 적고, ROE가 높은 기업'이라고 볼 수 있으니 이미 다른 책에서도 많이 강조된 부분이지요. 2번 조건은 세율이 나라마다 다른 만큼 그대로 받아들일 조건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 책을 다른 책과 구별짓는 핵심 조건은 3번, PSR 0.75 이하에서 매수가 되겠군요. 이런 조건을 따르면 슈퍼스톡의 후보, 즉 적게는 5년에 3배, 크게는 3년에 10배 성장하는 주식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5년에 3배나 3년에 10배 같은 단서는 큰 의미는 없는것 같습니다. 우리가 숫자체계로 10진법을 쓰니까 3년에 10배라고 했지, 만약 9진법을 썼다면 3년에 9배라고 했겠죠. 그냥 상징적인 목표를 적어놓은 것 같습니다. 다만 달성되는데 걸리는 기간을 3년 ~ 5년의 긴 기간으로 잡은 것을 보면, 모멘텀 투자가 아닌 가치투자에 가까운 방식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네요.

책에도 나오지만, PSR이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이 개념은 이미 음식점 등 가게를 거래할 때 쓰이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그럼 왜 PER이나 PBR보다 PSR을 강조했을까요. 나름 이해한 내용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장사가 잘 되는 삼겹살집이 있습니다. 이 집의 BM (비즈니스모델)은 벌집삼겹살입니다. 주인장의 칼솜씨가 좋아서 삼겹살에 벌집을 기가막히게 내거든요. 이 집은 연매출이 10억 정도 나옵니다. 그중 돼지고기 원가가 3억원, 종업원 임금이 3억원, 임대료 3억원 해서 남는 돈이 1억원이라고 합시다. 이 집이 10억에 매물이 나왔습니다. 그럼 이 집은 현재 PSR 1 (10억/10억), PER 10 (10억/1억) 입니다. 준수한 PER이죠.

그런데 이런.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터졌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아프니까 (오 라임...) 돼지고기 원가가 막 올라가요. 돼지고기가 3억 5천만원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 이 집은 남는돈이 5천만원 밖에 안됩니다. 만약 이 집이 여전히 10억에 매물이 나와있다면, PSR은 여전히 1이지만, PER은 20 (10억/5천만원)이 되었습니다. PER 20은 너무 비싸지 않습니까? 비싸니까 매물의 가격이 떨어집니다. 이 집 매물이 7억 5천만원까지 떨어졌다고 합시다. PER로는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지만 (7억5천만/5천만 = 15), PSR로는 0.75가 되었습니다. 슈퍼스톡의 조건입니다. 이제 이 집에 투자하면 되는겁니다. 

위 얘기의 첫번째 핵심은 이겁니다. PER은 이익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변수에 영향을 받습니다. 최저시급이 올라서 갑자기 임금이 올라도, 건물주가 갑자기 자기 꼴리는대로 임대료를 올려도, PER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BM 자체가 흔들리지 않는 한 유지됩니다. 돼지들이 아프든 임대료가 오르든 주인장은 삼겹살에 칼집을 낼 수 있거든요. 하지만 매출과 무관하게 PER이 낮아지니, 회사의 주가는 떨어지게 됩니다. 

위 얘기의 두번째 핵심은 이겁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문제였다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겁니다. 임금이 문제라면 종업원을 줄이든 아님 두명몫을 하는 종업원을 키우든 하겠죠 (다른 가게 종업원들도 임금이 올라갔을 테니, 가게 매출자체가 늘지도 모르죠). 임대료가 비상식적으로 올랐다면 옆의 상식적인 건물로 이사가면 됩니다. 물론 실제 기업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어폐가 있는 예시들이지만,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출을 올리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매출은 유지되는데 이익이 박살났다면, 박살난 이익의 회복은 어떻게든 매출올리기보다는 쉽게 이뤄집니다. 우리가 할 일은 PER 때문에 주가가 박살난 기업을 싸게 사서 기업이 다시 이익구조를 개선할때까지 기다리면 되는겁니다.

책에는 PRR(주당 연구비 지출 비율)이라는 다른 재밌는 지표도 나옵니다. 책에서는 PRR이 5~10의 범위내에 있는 주식을 고르라고 되어 있습니다. 보통 지표는 종류에 따라 (PER이나 PBR처럼) 낮으면 낮을수록, 혹은 (ROE나 ROA처럼)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고 여기는데, 무슨 지표이길래 특정 범위내에 들어가는 기업을 고르라는 걸까요. 배경은 이렇습니다. '어차피 연구개발비는 너무 많이써도 의미없다'라는 겁니다. 기업 연구라는게 사실 거기서 거기라는 거죠. 하지만 너무 안쓰면 미래성장동력이 약하겠죠. 저자의 판단에 PRR 5~10은 '적정수준의 성장을 달성하기에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수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PRR이라는 지표가 기업의 소속된 산업분야, 최근 경쟁기업의 환경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 5~10이라는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조심스럽네요.

그럼 결론입니다.

'좋은 책이다. 사서 보시라'

이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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