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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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사회적 이슈를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주면서 많은 이들에게 논란이 되었던 프로그램인데요. 한 번쯤은 보셨거나 들어보시지 않으셨나요? 바로 이 프로그램들을 연출했던 이동원 PD가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고 마주했던 이야기들을..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목격한 인간의 내면과 사고방식, 그리고 관계를 단편소설에 담았다고 하더라고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인간이란 존재의 다양한 면을 관찰했던 PD는 인간이란 존재를 어떻게 묘사하고 있을까요? 그의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더욱더 리얼하게 치열하고 복잡한 삶이 담긴.. 하지만 몰리고 몰려버린 모퉁이에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서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게다가 제목처럼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니 더욱더.. 아니, 남의 불행을 담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먹고살았던 그가 마주했던 한국단편소설이라고 해서 더 읽어보고 싶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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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처음이다. 와이프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게.

p.38 / 3일 전 와이프가 사라졌을 뿐


44세, 회사원, 남자, 와이프 실종 상태.. 간단한 주인공 프로필로 시작하는 첫 번째 작품은 제목 그대로 3일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 와이프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남편이란 사람은 조금 이상하네요. 아내가 사라진 것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오히려 편해졌다고 합니다. 경찰서 협조 요청에 지금 당장이 아닌 오후 반차를 내고 가겠다고 하고, 수사가 늦어져서 미안하다는 경찰에게 천천히 해도 된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하지만,, 이 남자는 도대체 뭐죠? 혹시 범인???


​하지만, 의심되는 용의자는 아내의 내연남..! 공감 제로인 남편이 어렵게 경찰에 흘린 정보였는데요. DNA 검사 결과 자신과 딸의 친자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결과에 미소를.. 의심스러운 내연남의 DNA를 얻기 위해 술집에서 싸움을.. 하지만 결국 사건은 실종으로 처리됩니다. 그런데,, 실종 사건보다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사람, 하지만 우리와 너무나도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남편 때문에 소름이 돋네요. 이 소설의 마지막 한 문장처럼 말이죠. 이 단편소설집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가장 놀라웠던 바로 그 한 문장 때문에 잠시 숨을 돌리고 다음 이야기를 읽어야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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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를 찾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이것이 인디 음악계 20년 차 뮤지션인, 나의 유일한 개똥철학이었다.

p.91 / 무대라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또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은 유튜브 구독자가 157명인 45세 인디 뮤지션인데요. 가수의 꿈을 꾸고 있지만, 현실은 얼마 안 되는 sns 조회수를 가진 땜방 가수였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런 그에게 반전이 찾아옵니다. 어느 날 비참한 자신의 모습을 닮은 사마귀 한 마리가 자동차 앞 유리에서 버티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은 자작곡 하나 덕분에 여기저기에서 무대 요청을 받거든요.


그런데,, 조금 헷갈리네요. 이 노래로 유명해진 거 맞는 거겠죠? 어디든지 달려가는 것이 유일한 개똥철학이라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전국농민 총궐기투쟁본부에서,, 애국보수 용사들의 총궐기 집회에서,, 산업재해 노동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 집회에서,, 미군 기지 철거를 외치는 대학생들 앞에서,, 지방 대기업 노조 집회에서까지.. 그런데,, 그런데,, 열심히 달려가지만 그들은 노래 제목도 제대로 알지 못하네요. 예산 부족하다고 하면서 이들의 저녁 회식 안주는 뮤지션의 행사비보다 무려.. 비싼 술과 안주를 먹고 먹고 또 먹어서 자신의 몸값을 올려봅니다. 올리고 올리다가 결국 포기합니다. 은퇴를 결심한 순간... 띵동! 과연 그의 미래는?? 그의 선택은?? 비참하고 구질구질하지만 아이러니한 상황이 너무나 웃기네요. 시트콤보다 더 웃깁니다. 그런데 너무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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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응변에 능한 프로파일러, 정직원이 되기 위해 한방이 필요한 인턴 기자, 1000명 중에서 999등이라는 변호사, 지역 균형선발 후보인 고등학생, 대치동 아파트에 사는 정부 비밀조직의 문지기 공무원... 에피소드 하나하나, 단편소설 한편한편이 너무나도 매력적입니다. 다양한 인물들이 들려주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인간이란 존재가 이렇게나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되네요. 서로를 속이고, 누군가에게 속고, 말만 번지르르하고, 자신을 속이고, 발버둥 치고, 우연이 기회가 되고, 기회가 파멸이 되고,,, 인생은 역시 알 수가 없는 건가요? 인생은 이런 걸까요? 그런데,, 이것이 바로 인생인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불현듯 해봅니다.​


오랜만에 속도감 있는 전개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푹 빠져서 책을 읽었답니다. 어쩌다 보니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는데요. 전혀 다른 인물들이, 전혀 다른 사건들로, 전혀 다른 재미를 주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우리들의 모습도 보이네요. 여러분은 어떠실까 궁금합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 한국 단편소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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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의 밤
김나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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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믿으세요? 죽음 이후의 세계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억울하게 죽은 이의 혼이 세상을 떠나지 못하고 맴돌고 있다는 이야기는 많은 작품들의 단골 소재인데요. 삶과 죽음.. 누군가 그 사이에 존재한다면 어떨까요? 유체 이탈 능력자.. 자신의 몸을 잠시 벗어나서 우리가 볼 수 없는 이들을 마주할 수 있다면..? 누군가 몸에 잠시 들어가서 조정할 수 있다면..?? 신기하고 재미난 능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너무나도 놀라운 일에 사용합니다. 그건 바로...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 그런 초능력,, 유체 이탈이라는 능력으로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네요. 다양한 스릴러 소설로 독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김나영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는 더욱더 긴장감이 넘칩니다. 그날 밤에 벌어진 일들은.. 그녀에게 벌어진 일들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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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아닌 타인의 몸에 들어갈 수 있다.

내 몸이 아닌 타인의 몸에 들어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어쩌면 이건 기회인지도 몰라.

p.34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어떤 고통도 없는 자유.. 유체 이탈을 3년 전에 처음 경험했던 원영이 느꼈던 감정이라고 하는데요.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자유로운 시간은 그녀는 중독되어 버립니다.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으로 갇혀지내던 그녀에게 회복제와 같은 능력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정신을 잃거나 잠에 든 누군가의 몸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그렇다면,,!!!! 세상의 나쁜 인간들을 내 손으로,,,!!! 참으로 무서운 생각이군요. 하지만, 그녀에게 이 일은 사명이자 운명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누가 봐도 자살로 볼 수밖에 없는 완벽한 살인을 시작합니다. 사회를 활보하는 악당들을.. 정의 구현의 용사가 되어봅니다.


​건너편 맨션에 살고 있는 아동 성범죄를,, 음주운전 사고로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도 풀려난 살인범을,, 옆집 아동을 성추행하고도 화려한 변호사의 능력으로 풀려난 정신병자까지.. 열세 번의 살인. 그리고 열네 번째 타깃은 바로 집에 불을 질러 할머니를 죽인 패륜아라고 하네요. 또다시 세상을 정화할 시간인가 봅니다. 오늘 밤에는 그를 만나러, 아니 그의 몸에 들어가기 위해 유체 이탈을 해야 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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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몸을 비워둔 30분 사이. 누군가 내 몸을 훔쳐 갔다.

p.75


그런데,, 사고가 발생합니다. 새로운 목표물을 처단하기 위해 잠시 몸을 비운 30분 사이에 누군가 내 몸을 훔쳐가 버렸다고 합니다. 영혼이 잠시 빠져나간 누군가... 도대체 누가 이런 일을? 그리고 어떤 이유로?? 바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던,, 죽은 이유를 알고 싶었던,, 왜 그 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알고 싶었던 한 영혼이라고 하는데요.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밝히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과연 알아낼 수 있을까요? 몸을 되찾기 위해 도운의 몸에 들어간 원영이 쫓아옵니다. 살인사건에 연루되면서 경찰도 추격해오는데요. 주인 없는 몸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사악한 영혼들도 따라붙습니다. 


서로 얽히고 얽힌 인물들의 사연이 하나씩 밝혀지는데요. 살아있는 이들도,, 죽은 이들도,, 모두 아프고 슬프고 억울하고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거든요. 누군가를 원망하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누군가를 비난해야만 하는 그런.. 하지만, 이들이 마지막에 마주한 것은 이런 감정이 아니었네요. 원망과 복수와 미움이 아닌,,, 용서와 용기와 위로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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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요,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역겨운 거예요.

p.232


세상에는 너무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곳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욕심과 질투와 좌절로 얼룩진 우리의 삶이기에 너무나도 안타깝네요. 억울한 죽음과 불공평한 관계와 용서받을 수 없는 후회까지.. 우리 삶의 아픈 폐부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기에 더욱더 몰입해서 읽었던 스릴러 소설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


혹시라도 유체 이탈 능력이 생긴다면 어떻게 사용할까요? 이들처럼 악당에게 복수를..? 그것보다는 억울함을 풀어주는 존재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진짜 영웅이 아닐까 싶네요. 이렇게 한국을 대표하는 케이 스릴러 시리즈에 또 한 번 반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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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행복 ㅣ 톤 텔레헨의 어른을 위한 철학 동화
톤 텔레헨 지음, 김고둥 그림, 유동익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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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철학 동화책,, 네덜란드에서 국민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톤 텔레헨의 예쁜 책 한 권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고슴도치가 주인공인가 보더라고요. 뽀족뽀족한 가시가 하나 가득인 고슴도치.. 그리고 그의 숲속 친구들, 개미와 코끼리와 다람쥐.. 이들의 하루를 통해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듯한데요. 작고 사소한 이야기 안에 세상에서 가장 심오한 진리를 담았다는 동화책에서 동물 친구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합니다. 어른아이들 함께 모여서 읽어볼까요?





어쩌면 나는 행복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결코 알 수 없다.

p.113


고슴도치는 매일 아침 '어쩌면'으로 시작되는 문장을 종이에 적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저녁이면 자신이 쓴 것들을 다시 읽으면서 문장들을 살펴본다고 하네요. 어쩌면..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운 단어라고 하는데요. 하나의 가정이지만, 그 수많은 가정들은 진짜일 수도 있을 테니까 그렇지 않을까요? 아니면 그 가정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희망이 사라져 버릴 수도 있기에.. 결코 알 수 없지만 행복할 수도 있을 지도 모른다는 저 문장처럼 말이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오늘 하루가 행복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가시가 너무 많아서 고민이기도 하고, 경험이 없어 부끄럽기도 하고, 잊힐까 봐 두려워하기도 하면서 오늘도 고슴도치는 하루를 보내고 있더라고요. 모르는 것이 없는 개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머나먼 바다에서 놀러 온 날치를 만나면서, 다람쥐와 차 한 잔을 함께 마시면서 또 다른 하루를 이야기해 주고 있네요. 이렇게 고슴도치는 자기 자신과 친구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날 하루에 대해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는데요. 신기합니다.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 이야기 안에 담긴 무게는 너무나도 묵직하네요. 우리의 하루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가 던지는 말 한마디에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고슴도치에게 말해주고 싶더라고요. 오늘 하루도 괜찮았다고.. 우리의 하루는 행복하다고 말이죠. 





한동안 푹 빠져 있었던 4컷 만화가 하나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바로 보노보노라는 만화인데요. 뭔가 소심하면서도 할 말 다 하는 주인공이 툭 던지는 한마디가 너무나도 웃기면서도 굉장히 심오해서 너무 좋아했었답니다. 지금도 책장 어딘가에 있는 단행본을 발견할 때마다 살짝 꺼내서 읽어보면 슬그머니 미소를 지으면서 힐링이 되는 도서인데요. 


어른아이를 위한 동화책 <고슴도치의 행복>을 읽으면서 보노보노가 떠오르더라고요. 깜짝 놀랄 일은 하나도 없어 보이는 평온한 숲속에 살고 있는 고슴도치의 수많은 생각들은 이리저리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거든요. 우리도 어느 날인가 문득 떠올릴 수 있는 그럼 질문들이었길에 더욱더...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도 하나하나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고슴도치가 보낸 하루가 우리의 하루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욱더.. 그래서 왠지 어느 날 문득 떠올라서 다시 꺼내 읽어보지 않을까 싶네요. 책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둬야 할 듯합니다. 그날을 위해서.. 철학 동화책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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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가와 아리스에게 바치는 일곱 가지 수수께끼
아오사키 유고 외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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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엘러리 퀸, 헤이세이의 엘러리 퀸.. 이렇게나 어마어마한 별명을 가진 작가가 있다고 하는데요.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 본격 미스터리 소설의 전설인 아리스가와 아리스..!! 그가 데뷔한 지 벌써 35년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35주년 기념으로 일본에서 잘나가는 작가 일곱 명이 존경을 담아 헌정 작품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그가 만들어놓은 아리스가와 월드를 마음껏 활용해서,, 그의 작품에 담겼던 세계관, 캐릭터, 설정을 그들 나름의 이야기로 만들어서 말이죠. 작가 입장에서는 정말 뿌듯하지 않을까 싶네요. 독자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반가운 일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재미나게 읽고 추천하는 작품을 쓴 작가들도 참여했거든요. 무해한 미스터리로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던 <지뢰클리코>의 작가 아오사키 유고, 너무나도 복잡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뇌세포를 자극했던 <엘리펀트 헤드>의 작가 시라이 도모유키.. 그리고 흥미로운 작품들로 즐겁게 했던 작가들까지.. 이러면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안심해, 일본어의 표현은 다양하니까. 순서대로 끈, 밧줄, 로프로 하면 어때?

p.23 / 끈, 밧줄, 로프


바닷가에 위치한 신도시에서 강도 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바다로 시체 유기까지 시도했다고 하는데요. 사인은 이마에 있는 커다란 타박으로 인한 뇌타박상,, 특이한 점은 손목부터 허리까지 선형으로 멍이 들어 있다고 하네요. 로프 같은 물체로 묶여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바로 이 물체를 찾아내는 것이 사건 해결의 핵심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추리작가인 아리스가와, 임상범죄학자이면서 대학 부교수인 히무라,, 이들이 필요한 이유라고 합니다.


현장에는 찌그러진 안경이 떨어져 있고, 핏자국이 있는 모아이 도자기상은 협탁 아래 쓰러져 있고, 지갑 속에 있던 <몬스터 나이츠> 게임 카드가 사라졌다고 하네요. 범인은 아파트 주민..!! 쓰레기 수거함 cctv에 찍힌 용의자들, 그들이 버린 물건은 다용도 끈, 안전용 구명줄, 텐트 로프... 과연 범인은 누구? 어두운 밤중에 cctv 하나로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들의 방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을까요? 이들 콤비의 활약이 시작됩니다.






아니, 읽을 필요 없어. 진짜.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정말 읽을 가치가 없어.

p.282 / 아리스가와 아리스 안티의 수수께끼


또 다른 단편소설도 흥미롭네요. 아니,, 흥미롭기도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혹평을 해도 되는 건가요? 분명 특별한 헌정 작품집이라고 했는데 말이죠. 등장인물이 대놓고 이야기하네요. 그의 작품은 재미없다고,, 읽은 시간이 아깝다고, 수명이 줄어들 정도라고,, 엄청 대충 떠드는 거라고 말이죠. 그런데 더 재미난 건, 이렇게 혹평을 하면서 사촌에게 절대 읽지 말라고 하는 그는 아리스가와 작품을 전부 다 읽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거죠? 재미없다면서 왜 다 읽은 걸까요? 뭔가 비밀이 숨어있을 듯합니다.


신작 아이디어를 얻겠다는 핑계로 출판사 관계자와 떠난 여행지에서 만난 수수께끼인데요. 쉽게 알아채기 힘든 트릭.. 아니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네요. 질문과 답변, 추측과 추리, 가능성과 불가능성.. 이게 바로 미스터리 소설의 재미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일곱 명의 작가들의 일곱 편의 미스터리 소설, 아리스가와 아리스 월드를 마음껏 활용해서 헌정한 단편소설들은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누군가를 향한 존경을 담았고, 누군가 만들어놓은 세상을 담았고, 누군가의 역사를 빛내주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들이 이렇게나 멋진 이야기를 바친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도대체 누구죠? 무려 35주년이라고 하던데,, 일본 추리 소설의 대가라고 하던데,, 저에게는 무척이나 생소한 작가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기회로 알게 되었으니 만나봐야겠죠? 탐정 콤비의 활약도 궁금했고, 그만의 트릭도 궁금했거든요. 이렇게 인연이 되어 더 많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마중물이 되었던 미스터리 소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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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빡침과 기쁨
오이웍스 지음 / 아무프레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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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잘 하고 계시나요? 아니면 열심히 근무 중에 잠깐 휴식 시간이실까요? 퇴근하는 중이거나 집에 도착해서 쉬는 중이실 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희노애락이 함께 한 하루였나요? 오늘도 열심히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신 모든 직장인들께... 필도서 하나를 추천드리려고 합니다. 공감 백배.. 아니 모든 에피소드가 바로 내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공감 에세이인데요. 편안한 마음으로 힐링하면서 읽을 수 있는,, 아니 함께 분노하고 소리치면서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만화책이랍니다. 오늘도 열심히 출근하는 물렁이와 함께 말이죠.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바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데, 그보다 더 힘든 것들이 기다리고 있군요. 지옥의 출근길을 지나서 도착한 회사..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가장 행복한 점심시간은 왜 이리도 빠른지,, 오후만 되면 왜 이리도 졸린지,, 기다리고 기다리던 퇴근 시간이 가까워오는데 일은 왜 더 쌓이는지,, 모든 것이 미스터리 소설보다 더 어렵네요. 주인공 물렁이의 하루하루, 아니 매순간이 빡침과 기쁨의 연속입니다.


취업 준비생을 거쳐서 드디어 첫 출근에는 드디어 어른이 된 것만 같고, 신입사원으로 사무실에 출근하니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 멀뚱멀뚱 앉아만 있고, 선배가 시킨 일은 어렵기만 하고, 상사의 지시사항은 숨겨진 의미를 찾아야 하고, 메일에는 첨부를 빼먹는 실수는 기본이고, 퇴근하라면서 팀장님은 계속 자리에 앉아있고,, 뭐 이런 회사가 있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왜 이렇게 익숙할까요? 왜 이렇게 웃기면서도 슬픈 걸까요? 왜..??? 왜???? 



이렇게까지 빨리 안 하셔도 됐는데..

p.123


정말 이건 아니지 않나요? ASAP라는 부탁은 도대체 언제까지 해달라는 건지 매번 헷갈리지 않나요? 가능한 빨리..? 그렇다면 오늘 안에는 아니고, 퇴근 시간 안에도 아닌 듯하고, 1시간 뒤에도 아닐 겁니다. 지금 당장...!! 이거 아닌가요? 그런데 점심시간도 줄이고 화장실도 참으면서 열심히 작업해서 완료하면.. 이렇게 빨리 할 필요 없었다고 합니다. 그냥 너무 고맙다고 해주면 안될까요? 아니면 정확히 기한을 이야기해 주면.. 요즘 비슷한 상황이 너무 많아서 함께 분노하면서 읽었던..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를 깨알같은 유머에 담아놓아서 키득키득 웃을 수밖에 없었네요.


​그렇지만 마냥 맞장구치면서 신나게 읽기만 하는 에세이는 아니더라고요. 중간중간에 훅 치고 들어오는 질문들이 있었거든요. 에피소드가 끝나면 나타나는 질문 하나.. 내일 아침 출근길에 먹고픈 카페 메뉴 같은 가벼운 것부터 오늘 회사에서 당신을 행복하게 한 즐거움 같은 조금은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까지.. 물렁이의 솔직한 이야기에 내 하루를 더하게 만듭니다. 답변을 고민하게 만들더라고요. 아주 조용히 마음속으로 오늘 하루를 돌아보게 만들더라고요. 그리고 내일 하루를..



그래 맞아..!! 나도 그런데..!! 정말 이건 아니잖아..!! 직장인이라면 정말로 공감할 수밖에 없는 진솔한 이야기를 너무나도 맛깔나게 담은 에세이였답니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솔직한 이야기들이라서 너무나도 속이 시원한 만화책이었는데요. 물론 수많은 빌런과 험난한 업무 이야기에 우울해지고 슬퍼질 수도 있겠지만, 너무나도 재미나게 풀어놓아서 낄낄거리면서 읽었거든요. 그리고 그 안에서 이기적인 안심도 하게 됩니다. 이건 우리 회사가 더 좋구나 하면서 말이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누가 한 말인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완벽한 문장이 아닐까 싶네요. 물렁이의 직장 생활처럼 우리도 고된 하루를 오늘도 보내고 왔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지낸 오늘의 나를 칭찬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귀여운 몰랑이가 들려주는 재미난 만화책을 보면서 말이죠. 동료에게 함께 읽어보자며 공감 에세이 추천도 하면서 말이죠. 그라면 아주 조금은 더 행복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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